• “여당보다 더 여당스러운 야당” 자기 비판
        2006년 11월 15일 12:0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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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나라당이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인준안 처리 저지에 사활을 건 한편으로 한나라당 일각의 내년 대선후보 경선 방식 논란이 타오르게 하기 위한 군불 때기가 계속되고 있다. 이재오 최고위원, 공성진 의원이 개방형 예비경선제(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을 주장한 데 이어 소장파 진수희 의원도 “선거에서 상대의 전략을 고려하는 것은 상식이 아니냐”며 경선 방식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주장하고 나섰다.

    한나라당 소장파그룹인 ‘새정치수요모임’ 소속 진수희 의원은 15일 당 홈페이지에 ‘경선방식을 바꾸어야 하는 몇 가지 이유’라는 글을 올리고 이같이 주장했다. 진 의원은 “정치인이 자신의 정치철학과 가치관, 국가비전 등을 공유하는 후보에 대한 지지를 나타내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자 필요한 덕목”이라며 “당연한 정치 행위가 줄서기로 매도되는 것은 동기의 적절성 여부도 있겠지만 현행 경선 방식과 무관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행 경선방식을 그대로 둔 상태에서 경선 중립과 줄 안서기 선언은 공염불에 불과하다”며 “후보 입장에서는 의원들을 줄 세우고자 하는 강한 유혹을 떨치기 힘들고 의원 입장에서는 줄을 서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진 의원은 한나라당의 대세론을 강도 높게 비난하기도 했다. 진 의원은 “상황이 절박함에도 우리 한나라당은 오히려 여당보다 더 여당스러운 의식과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여권에 가시적인 후보가 없다는 사실을 마치 한나라당의 다음 대선 승리 보증수표라도 되듯 안도하거나 심지어 오만하기까지 한 정서가 당내에 널리 퍼져 있다”고 말했다.

    진 의원은 “‘한나라당 후보 = 대선승리’라는 등식은 착시이자 상황 오판에서 나오는 천만의 말씀”이라며 “가시적인 여당 후보가 없다는 것은 결코 ‘어드밴티지’가 아닌 ‘위험요인’으로 상대팀의 선수가 누구인지, 전략이 무엇인지 모르는 것만큼 더 큰 불안요인과 위험요인이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여당 특유의 바람몰이 속에서 만약 한나라당이 기존의 대선후보들과 현행 방식만을 고집한다면, 어느새 ‘낡은세력, 낡은후보, 낡은방식’으로 비쳐지게 될 것”이라며 “과감한 도전과 파격적인 응전 없이는 2002년의 실패를 다시 한번 되풀이 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진 의원은 “정권교체는 국민이 요구하는 이 시대의 사명”이라며 “한나라당에 주어진 무거운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경선방식에 대해 전면 재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진수희 의원은 이재오 최고위원의 원내대표 시절 공보부대표로 활동했으며 강재섭 현 대표와 이재오 최고위원 등이 맞붙은 전당대회에서 이재오 후보를 지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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