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한나라 '전효숙 문제' 정면 충돌
    2006년 11월 15일 11:35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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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효숙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동의안의 15일 국회 본회의 처리를 막기 위해 한나라당 의원 30여 명이 현재 국회 본회의장을 점거하고 있는 가운데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표결 강행과 표결 저지 입장을 각기 고수하고 있어 파행이 예상된다.

열린우리당 "가결되건 부결되건 일단 표결을 하자"

열린우리당은 어떻게든 이날 중 표결 처리를 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하고 있다. 당 지도부의 태도도 강경하다.

김근태 의장은 이날 오전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한나라당은 단상점거를 성전이라고 한다. 국회를 마비시키는 것이 성전인가. 이것은 국민에 대한 공격"이라고 한나라당을 비난했다. 김한길 원내대표도 "한나라당의 오만과 독선은 의회주의에 대한 도전이자 부정"이라며 "한나라당은 반드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의 전 후보자 반대가 헌법재판소를 정치적으로 길들이려는 불순한 의도를 깔고 있다고 보고 있다. 김 원내대표가 "국회의 책임과 권한을 스스로 포기하고 국회를 무법천지로 만들고 있다"고 한나라당을 강도높게 비난한 것도 이 때문이다.

또 지난 석달 간 국회 운영의 발목을 잡아 온 전 후보자 인준 건을 이제 그만 털어버리고 싶다는 속내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여당의 한 관계자는 "전 후보자의 인준안이 통과되느냐 마느냐 하는 것은 부차적인 문제"라며 "결과가 어떻게 나오건 표결을 통해 가부간에 결정이 나야 한다는 것"이라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 철야농성한 한나라당 의원들 (사진=연합뉴스)
 

한나라당 "전효숙은 편향적 판결을 해 온 코드인물"

한나라당의 태도 역시 시간이 지날수록 강경해지고 있다. 김형오 원내대표는 이날 "전효숙 문제는 타협할 일이 아니다"며 "예결위도 전효숙 문제가 관철될 때까지 어렵다"고 했다.

소속 의원들에겐 "지역구 어떤 일정도 이번 주말까지 비워라. 어떤 일도 전효숙 문제만큼 중요하지 않다"면서 "우리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한 발도 물러설 수 없다"고 배수진을 쳤다. 한나라당은 전 후보자의 자진사퇴와 임명철회 요구에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한나라당은 표면적으론 절차적인 문제를 계속 문제삼고 있다. 전 후보자가 헌법재판관을 한 번 사퇴했기 때문에 헌재소장 자격을 갖기 어렵다는 것이다. 나경원 대변인은 "이것은 원칙의 문제이고, 법치의 문제"라고 했다.

그러나 속내는 전 후보자의 정치적 성향을 더욱 문제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권의 입맛에 맞는 편향적 판결을 해 온 코드인물"이라는 것이다. 원내대표단은 15일 보도자료를 통해 전 후보자가 헌재소장이 돼서는 안 되는 정치적 이유를 제시하기도 했다.

이들은 △대통령 재신임 국민투표 발언에 관한 사건 △이라크파병에 관한 사건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신행정수도특별법 사건 △행정중심도시특별법 사건에 대한 헌법재판소 판결에서 전부 각하 결정을 내는 등 중요사건 결정에서 정권의 입맛에 맞는 판결만 해 온 편향적 인물로 전 후보자를 묘사했다.

또 "헌법재판관 9인 중 김종대, 조대현 헌법재판관과 함께 노무현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7기 동기"라며 "정치적 중립성 훼손 논란의 한 가운데 서 있는 인물"이라고 했다.

민주노동당, 민주당 "표결 참여한다"

민주노동당은 표결에 참여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박용진 대변인은 "장이 서면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민주노동당은 당론 투표를 하되, 전 후보자에 대한 찬반 여부는 오후 의원총회에서 결론내기로 했다. 현재로선 찬성 기류가 강해 보인다.

민주당은 표결에 찬성하되 반대 투표를 던지기로 당론을 모았다. 국민중심당은 전 후보자에 대한 반대 당론의 연장선에서 표결 참여에도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민주노동당(9석)과 민주당(12석)이 본회의 표결에 참여할 경우 의결정족수(149석)를 채우는 데는 무리가 없어 보인다(열린우리당 139석 포함, 총 160석 정족수 확보).

그러나 한나라당이 실력 저지에 나설 경우 정상적인 법안 처리가 이뤄질지 낙관하기 힘들다. 국회의장이 경호권을 발동해 한나라당 의원들을 끌어내는 최악의 경우도 생각해볼 수 있지만 이는 국회의장이나 여당으로서도 정치적 부담이 만만치 않은 선택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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