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 아니라 방에 삽니다> – 애매하게 가난한 밀레니얼 세대의 ‘돈’립생활 이야기
신민주 (지은이) / 디귿
“새벽 두 시까지 아르바이트 해봐요! 정말 노동이 신성한가!” ‘일하지 않는 자, 먹지도 말라’는 낡은 진리에 통쾌한 반격을 가하는 유쾌, 발랄 ‘쩐’내 나는 기본소득 에세이다. 부동산 투기, 주식 대박과는 전혀 관련 없는 이상한 돈, 그러나 사랑하는 사람과 맛있는 밥 한 끼를 먹을 수 있고,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해주는 아름다운 돈 이야기다. 책을 읽고 나면 페미니즘과 돌봄, 주거와 노동을 경유해 사랑으로 끝나는 이 돈 이야기를 더 많이 하고 싶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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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1년, 안음현 살인사건>
이상호 (지은이) / 푸른역사
조선을 ‘기록의 나라’라고도 한다. 아닌 게 아니라 실록에서 개인 문집, 족보, 금석문까지 조선의 실체를 보여주는 기록은 차고 넘친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러한 ‘기록’은 일부만 향유되고 있다. 서울 경복궁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왕과 고관대작이 무슨 일을 행했는지가 조선사의 핵심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조선사의 현장으로’는 그러한 편향에서 벗어나고자 기획된 시리즈다. 중앙이 아닌 지방의 생생한 이야기, 고관대작이 아닌 민초의 살아 숨쉬는 이야기를 펼쳐보이고자 한다. 그동안 외면받아온 ‘지방’과 ‘민초’의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이 좀더 풍성한 조선사와 마주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1751년, 안음현 살인사건>은 경남 안음현(현 경남 함양군 안의면)에서 1751년 두 기찰군관이 살해된 사건의 수사, 재판, 처형 과정을 담았다. 피해자가 역사적 인물도 아니고, 사건의 파장이 크지 않았으니 책의 소재 자체야 심상하다. 한데 지은이는 이 사건을 통해 조선의 형사 시스템을 손에 잡힐 듯이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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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성 고객을 100번 방문 고객으로 만드는 비밀>
김현정 (지은이) / 라온북
매장 앞에 줄 서서 기다리던 사람들, 옹기종기 모여 왁자지껄 떠드는 사람들 그리고 큰 소리로 인사하며 서비스하던 직원들. 이런 광경을 못 본 지 얼마나 됐을까? 비대면 시대에 점점 익숙해져 가고 있지만 여전히 오프라인 매장들이 살아 있다. 어떻게 하면 언택트 시대에도 고객을 끌어당기고 높은 매출을 유지할 수 있을까? 언택트 시대에서의 리더와 직원의 관계, 직원과 직원의 관계 그리고 매장과 고객의 관계. 그 모든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1회성 고객을 100번 방문 고객으로 만드는 비밀》에는 시대에 흔들리지 않고 언택트에 맞는 고객을 사로잡는 방법과 매출 올리는 방법을 끊임없이 공부하고 연구해 성과를 내고 깨달음을 얻은 저자만의 비밀이 담겨 있다.
만약 코로나19로 인해 고객의 발이 끊겼거나, 매출을 위한 마케팅이 어렵다거나, 지속적으로 성공하는 경영 방법을 알고 싶다면 고객을 넘어 직원의 마음까지 사로잡아 처음 온 고객의 재방문율을 높이고 단골고객으로 만들어 높은 매출을 유지하는 저자만의 특별한 경영 방식을 맛보길 바란다. 빠르게 변해가는 시대에 맞춰 고객의 니즈를 파악해 흔들리지 않는 매출을 경험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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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여기에 빛을 몰고 왔다> – 먼저 떠난 아들에게 보내는 약속의 말들
김혜영 (지은이) / 후마니타스
2016년 10월, 드라마 제작 현장의 장시간 노동과 폭언, 비정규직 해고 등의 부당한 업무 강요를 고발하며 세상을 떠난 고(故) 이한빛 피디의 엄마가 쓴 에세이. 누구나 부모이거나 자식이기에 헤아릴 수 있는, 누구나 노동자이거나 사회 구성원이기에 감지할 수 있는 슬픔 너머, 무엇을 위해 살아가야 할지,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를 멈춰 생각해 보게 한다.
오랜 시간 교사로 살았고, 남은 시간 엄마로 살아갈 저자가 쌓은 이 각고의 기록은 그 스스로를 일으켜 세울 뿐 아니라, 안타깝게 떠난 아들에게 새 삶을 선물하고, 멀찍이 지켜보던 이들의 무력한 마음을 움직인다. 어쩌면 모두라고 해도 좋을 ‘양육자’들에게, 우리가 놓쳐 버린 아까운 삶들을 종종 생각하는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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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현대 시집 100년> – <오뇌의 무도>에서 <입 속의 검은 잎>까지
오영식,엄동섭 (엮은이) / 소명출판
1921년 3월 20일 광익서관에서 발행된 김억의 번역시집 오뇌의 무도가 단행본으로 나온 최초의 현대시집이라는 데에는 모두 동의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100년이라는 세월 동안 희귀시집들이 여기저기로 뿔뿔이 흩어진 탓에 이제는 한 기관이나 개인의 소장본만으로는 근현대시집의 전체상을 오롯이 보여주는 것이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 되고 말았다. 따라서 수십년간 자료를 수집해오고, 그것의 공유해온 소명출판과 오영식, 엄동섭, 화봉문고의 도움으로 제작할 수 있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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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모그!>
주디스 커 (지은이),이순영 (옮긴이) / 북극곰
우리는 모두 두 번 이별한다!
그림책 『간식을 먹으러 온 호랑이』가 주디스 커를 유명하게 만들었다면, 고양이 모그 시리즈는 주디스 커를 어린이들의 영원한 친구로 사랑받게 만들었습니다. 1970년 『깜박깜박 고양이 모그』로 시작된 고양이 모그 시리즈는 2002년 『안녕, 모그!』에서 고양이 모그가 하늘나라로 떠날 때까지 이어집니다.
사랑스러운 고양이 모그의 영혼은 자신의 몸이 영원한 잠에 빠진 뒤에도 집 안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왜일까요? 고양이 모그는 아직 사랑하는 가족들과 헤어질 마음의 준비를 하지 못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낸 사람들은 오랫동안 슬픔에서 벗어나기가 어렵습니다. 사실 모든 이별에는 육체의 이별과 영혼의 이별이라는 두 번의 이별이 뒤따르기 때문입니다. 『안녕, 모그!』는 슬프지만 아름답고 따뜻한 이별 그림책입니다.
이별을 대한 주디스 커의 자세
『안녕, 모그!』가 우리에게 특별한 감동을 선사하는 이유는 모그의 죽음을 다루는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모그의 영혼이 우리를 계속 웃게 만든다는 사실입니다. 로베르토 베니니가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에서 줄곧 우리를 웃게 만든 것처럼, 주디스 커는 죽은 모그로 하여금 독자들을 줄곧 웃게 만듭니다. 주디스 커를 거장이라 일컬을 수 있는 이유 가운데 한 가지는 혹독했던 자신의 삶을 관통하면서도 유머 감각을 잃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죽은 고양이 모그가 살아있는 가족들과 독자들을 줄곧 웃기고 위로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이별을 극복할 수 있는지 알려 줍니다. 우리는 이곳에 죽으러 온 것이 아니라 사랑하러 왔다는 것을, 삶과 죽음은 사랑의 과정일 뿐이라는 것을 죽은 고양이 모그가 일깨워 줍니다.
주디스 커의 인생 캐릭터, 고양이 모그
일러스트레이터 주디스 커의 전기 『주디스 커』를 보면 주디스 커의 작품과 인생에서 고양이 모그 시리즈가 얼마나 특별한 의미를 지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유대인인 주디스 커는 유년 시절을 무시무시한 나치 치하에서 망명과 유랑으로 보내야 했습니다. 아버지의 사망으로 영국에 정착해서도 힘겨운 시절을 보내야했지요. 주디스 커의 삶은 나이젤 닐을 만나 가정을 이루면서 극적인 전환점을 맞습니다. 남편과 두 아이와 그림책 그리고 고양이 모그와 함께 주디스 커는 행복한 삶과 예술을 동시에 가꾸게 됩니다. 하지만 아무리 행복한 만남에도 이별이 따르기 마련입니다. 주디스 커는 사랑하는 고양이 모그와 이별했습니다. 그리고 사랑하는 남편과도 이별했지요. 그림책 『안녕, 모그!』의 모델은 바로 주디스 커의 가족이고 인생입니다.
따라서 『안녕, 모그!』와 고양이 모그 시리즈에는 주디스의 가족과 예술에 대한 사랑이 촉촉하게 스며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안녕, 모그!』와 고양이 모그 시리즈가 시간과 공간을 넘어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이유입니다.
모그의 부활!
2002년 『안녕, 모그!』로 세상을 떠났던 고양이 모그는 2015년 영국의 슈퍼마켓 체인인 세인즈버리의 크리스마스 광고 애니메이션인 『모그의 크리스마스 소동』(Mog’s Christmas Calamity, https://youtu.be/kuRn2S7iPNU)으로 부활합니다. 고양이 모그는 작품 속 이야기에서는 하늘나라로 떠났지만 독자들의 가슴 속에는 영원히 살아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고양이 모그 시리즈는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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