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언론 "사람 뿐 아니라 부동산 정책기조도 바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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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11월 15일 09:4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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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 이백만 청와대 홍보수석, 정문수 청와대 경제보좌관이 14일 사의를 표명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이들의 사의를 수용해 후임 인선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15일자 조간신문들은 이 소식을 전하면서 한 목소리로 부동산 정책 실패에 따른 문책성 경질 인사라고 해석했다.

조간신문들은 정부가 15일 당정협의를 거쳐 발표할 예정인 부동산 대책에 대해 자세하게 전망했다. 아직 당정 협의 과정은 남아있지만 부동산 시장 안정화 대책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핵심은 △주택공급 확대 △분양가 인하 △주택담보대출 규제로 압축된다.

다음은 주요 조간신문들의 1면 머리기사.

국민일보 <형식은 사의 표명이라지만…추병직·이백만·정문수 경질>
경향신문 <"집 한 채 잘 풀리면…" 직장인등 ‘묻지마 대출’ 위험한 ‘주테크’ 광풍>
동아일보 <민심 앞에 무릎꿇다>
서울신문 <추병직 건교·이백만 수석·정문수 보좌관 사의…부동산 정책은/공급 늘리되 ‘세금폭탄’은 유지>
세계일보 <6억 넘는 집 대출규제 대상 확대>
조선일보 <수도권 전역·광역시 6억 넘는 주택 소득따라 담보대출 제한>
중앙일보 <집값 광풍…부동산 스트레스>
한국일보 <추병직·이백만·정문수 일제히 사의/부동산 정책 실패 자인했다>
한겨레 <신뢰 잃은 정부…국정 돌파구 안보인다>

   
  ▲ 조선일보(왼쪽) 서울신문 11월15일자 만평  
 

대다수 주요 조간들은 일제히 관련 사설을 실었다. 신문들은 참여정부 부동산 정책라인의 사퇴와 향후 부동산 대책의 방향을 두고서 그 의미와 전망을 해석하는 지점에서는 간극을 드러내고 있다. 다음은 각 신문들의 사설 제목이다.

국민일보 <국민 우롱하고 물러나는 ‘부동산 3인방’>
경향신문 <부동산 정책 라인 문책, 신뢰회복 계기 돼야>
동아일보 <부동산정책, 대통령 ‘코드’부터 바뀌어야>
서울신문 <성난 민심에 떠밀린 부동산 정책>
세계일보 <‘부동산 문책’ 시장 신뢰회복 계기 삼아야>
조선일보 <국민 앞에 무릎 꿇을 진짜 책임자는 누군가>
중앙일보 <부동산 대책, 새 팀 다시 짜라>
한국일보 <3명의 사의를 민심 추스르는 계기로>

한 발 더 나간 신문들…"노 대통령이 국민에게 사과해야"  

   
  ▲ 경향신문(왼쪽) 한겨레 11월15일자 만평  
 

우선 경향신문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한 반성과 추가 대책을 통한 신뢰 회복을 강조했다. 경향신문은 "집값 폭등으로 정책의 실패가 확인된 이상 주무장관에 대한 문책은 당연한 것이지만, 부동산 정책을 주도해온 청와대의 책임이 더 크다"면서 "야당이 요구하고 있는 대통령의 사과 등도 필요하다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경향신문은 이어서 "추가 대책 마련에 앞서 지금의 실패를 인정하고 책임을 지는 자세가 선행되어야 한다"면서 "부동산 정책과 홍보 라인에 대한 문책을 바닥에 떨어진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한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다수의 신문들이 비슷한 톤의 주장을 펼쳤다. 

하지만 조선일보는 보다 강한 어조로 사실상 노무현 대통령의 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조선일보는 사설을 통해 "말만 장관, 대통령보좌관, 수석비서관이지 대통령의 로봇과 다름 없었던 이들의 사표 한 장으로 국민 가슴의 피멍이 지워지겠는가. 지금 국민 앞에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어야 할 진짜 책임자는 누구인가. 그 사람이 나서야 한다"고 표현했다.

서울신문도 노 대통령의 진심어린 사과를 주문했다. 서울신문은 "무엇보다도 노무현 대통령은 부동산 정책의 최종 책임자로서 국민에게 진심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면서 "후임 인선에서는 시장이 신뢰할 수 있는 인물을 내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동아·중앙, "정책 기조 다시 짜라" "시장 친화적 코드가 해법"

반면 중앙일보는 정부에 부동산 정책 기조 변화를 요구했다. 중앙일보는 "어물쩍 사람만 바꾸고, 기존 정책 기조를 유지해서는 희망이 없다. 차제에 새 부동산팀이 부동산 정책을 원점에서 다시 짜기를 바란다"면서 부동산 정책의 기조 변화에 방점을 찍었다. 중앙일보는 또 "이제부터라도 엉뚱한 곳 말고, 강남처럼 사람들이 살고 싶어하는 곳에 집을 많이 지어야 한다.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을 해줘야 가격이 안정된다는 사실은 교과서에도 나와 있는 기본 중의 기본"이라면서 시장을 중시하는 정책을 강조했다.

동아일보도 ‘시장 친화적 코드’를 해법으로 내놨다.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이 정도의 문책인사와 새로운 규제책을 내놓는 것으로 부동산시장 안정을 기대하기는 힘들다…대통령 ‘코드’가 먼저 바뀌어야 정책 정상화가 가능할 것"이라면서 노 대통령과 분명한 선을 그었다. 동아일보는 또 "시장은 현실과 괴리된 정부의 ‘큰소리’를 믿기보다는 부동산 수급 추이와 돈의 흐름을 읽고 움직인다"면서 "그런데도 국민을 강남과 비(非)강남으로 갈라 반목시키는 이념코드와 포퓰리즘 정략을 고집할 것인가. 주택담보대출이나 옥죄는 또 다른 규제로는 서민 실수요자만 괴롭힐 뿐"이라고 강변했다.

류기철 충북대 교수, "보수언론·일부 학자의 ‘시장원리’는 국민 기만 행위"

한겨레는 관련 사설을 내지는 않았지만 류기철 충북대 경제학과 교수가 기고한 칼럼을 여론면에 실었다. 류 교수는 <‘집갑 폭리’ 잘못된 기대 없애라>에서 부동산 공급확대 정책에 방점을 찍은 보수언론과 달리 부동산 투기억제 정책을 강조했다. 

류 교수는 "참여정부가 작년의 8·31 조처와 올해의 3·30 조처로 대표되는 부동산투기 억제대책을 통해 주택거래신고지역 지정, 양도세 중과, 종합부동산세 부과, 실거래가 신고 의무화 및 거래가격 등기부 등재,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 등의 제도를 도입한 것은 매우 적절한 것이었다"면서 "앞으로 이들 제도가 제대로 시행된다면 부동산은 재산증식의 수단이 될 수 없으며, 따라서 부동산 시장은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류 교수는 "하지만 다주택 및 고가주택 소유자에 대한 양도세율 인상, 종합부동산세 부과 등은 그 시행시기가 다음달 또는 내년 1월로 되어 있다"면서 "이들 제도들의 성공 또는 실패를 논할 수 있으려면 적어도 수년의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현재 시점에서 정부의 부동산대책을 실패한 것이라고 규정하거나 문책인사를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류 교수는 또 "보수언론과 일부 학자들은 ‘시장원리’를 내세우며 투기수요 억제나 분양원가 공개 요구 등 부동산 시장에 대한 정부의 개입에 원천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국민을 기만하는 행위"라면서 "주택 공급가격 또한 대중교통 수단의 운임을 정부가 통제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정부가 규제하는 것이 결코 자본주의의 시장원리에 반하는 것이 아니"라고 정부의 시장개입을 두둔했다. 

정태인 전 비서관 "만신창이 된 부동산 정책, 전·현직 총리들 책임"

경향신문 오피니언면에 실린 정태인 전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의 <부총리들과 공공성 파괴>라는 경제칼럼도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 전 비서관은 "나는 지금 이 순간에도 보유세 강화, 시장 투명화라는 참여정부의 정책 기조가 옳다고 믿는다. 문제는 그 신호를 문제 발생 초기에 일관되게, 충분한 강도로 시장에 보내지 못했다는 데 있다. 사실 8·31 대책은 2년 전 10·29 대책의 원안을 다시 끌어낸 데 불과하다. 원 정책의 입안자들은 문제를 정확히 인식하고 있었으나 불행하게도 역부족이었다"고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평가했다. 

정 전 비서관은 이어 "종부세 부과 기준을 6억원에서 9억원으로 끌어 올리고 3주택 보유자에 대한 양도세 강화를 흔든 사람은 이헌재 당시 부총리였고, 이리저리 타협하여 정부를 통과하니 우리당의 전직 부총리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정책은 만신창이가 되었고 시장에 보내는 신호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었다"면서 전·현직 부총리들의 책임을 지적했다.

정 전 비서관은 "우리의 부총리들은 예외없이 이러한 특수 재화나 공공 서비스를 고스란히 민영화해야 한다는, 즉 공공성을 파괴시켜야 더 값싸게 효율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면서 "물론 그 결과는 필요 이상의 가격 변동이며 자산을 현재 얼마나 소유하고 있느냐가 이러한 변화에 대한 대응능력을 결정한다. 결국 공공성의 파괴는 양극화를 확대 재생산하고 인간적 삶을 파괴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일보, 전두환씨 ‘숨은 재산 숨바꼭질’

한국일보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재산 은닉 의혹을 14일 1면 머리기사로 전한 데 이어 15일자에서도 관련 뉴스를 비중있게 다뤘다. 한국일보는 1면 <검찰, 전재용씨 곧 소환>이라는 기사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차남 재용씨와 손자들 계좌에 입금된 비자금 의혹 뭉칫돈의 규모는 41억원 상당인 것으로 밝혀졌다"며 "검찰은 조만간 재용씨를 불러 자금 출처를 조사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한국일보는 검찰 관계자를 인용해 재용씨와 그의 두 아들 계좌로 41억원 상당의 현금이 유입됐고, 이 돈은 올해 증권금융채권을 현금으로 바꾼 사실을 전했다. 한국일보는 "검찰은 ‘묻지마’ 채권으로 불리는 증권금융채권을 현금화한 점을 보면 자금 출처가 전씨 비자금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인규 서울중앙지검 3차장은 "곧 재용씨를 불러 채권 취득 경위와 자금 출처를 조사할 방침"이라며 "전 전 대통령 돈으로 확인되면 전액 추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일보는 5면 <전두환씨 비자금 대부분 채권 가능성>과 <‘숨은 재산 찾기’ 숨바꼭질> 기사에서도 전씨의 비자금 은닉 의혹과 추징 가능성에 대해 자세히 보도했다. 현재 전씨의 비자금 추징 시효는 2009년 6월까지고, 그 사이 전씨 재산을 추가로 찾아내 추징하면 시효는 다시 3년 더 연장된다. 

어윤대 고려대 총장에 대한 조선·한겨레의 상반된 평가

어윤대 고려대 총장이 차기 총장 후보 자격심사 투표 결과 후보군에서 탈락했다. 이 소식을 전하는 두 신문의 어 총장에 대한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조선일보와 한겨레가 <‘어윤대 고대’의 ‘성공한 실패’>와 <신자유주의 대학 개조를 거부한 고대 교수들>라는 관련 사설을 나란히 실었다.

조선일보는 어윤대 고려대 총장이 재임 4년간 고대의 내실을 다지고 대외 위상을 높이는 데 눈에 띄는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조선일보는 △고려대가 2005년 영국 ‘더 타임스’ 선정 ‘세계 200대 대학’에 국내 사립대 중 유일하게 184위로 진입했고 올해에는 150위로 뛰어올랐다 △경영대 학부와 경영대학원이 동시에 세계경영대학협회(AACSB) 인증을 얻어 수준을 공인받았다 △4년간 3500억원의 발전기금이 고대로 몰려들었다는 점을 그의 성과로 높이 평가했다.   

조선일보는 "그런 그에게 교수들은 연임 반대 정도가 아니라 총장후보 부적격자라는 판정을 내렸다. 적지 않은 교수들은 일반 교과목을 영어로 강의하라고 요구하는 그에게 부담과 거부감을 가졌다. 총장이 경영대학 등 특정 단과대학만 편애한다며 소외감과 불만을 토로하는 교수들도 상당했다. 대학을 지나치게 기업 논리로 운영한다는 비판도 있었다. 결국 그의 대학개혁이 교수들에게 고통스런 변화를 강요했다는 뜻이다"라면서 대학 ‘개혁’에 대한 교수들의 반감을 비판했다. 

반면 한겨레는 "어 총장은 대표적인 최고경영자형 총장으로, 2003년 취임 이후 신자유주의적 대학 개조를 추진해 왔다"면서 "이번 어 총장의 탈락은 시장주의와 효율성에 대한 맹신이 휩쓸고 있는 우리 대학가에 큰 경종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상반된 평가를 내렸다.

한겨레는 어 총장이 △시장 혹은 기업의 요구에 맞춰 실용학문을 지원하고, 돈 안 되는 기초학문의 위축은 외면했다 △영어 강의를 확대하고 실용학문 위주로 외국인 교수 유치에 노력했다 △’민족을 버리고, 조국을 등져야 한다’며 대학의 국제화를 강조하기도 했다면서 그 결과 3500억원의 발전기금을 모을 수 있었다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또 어 총장이 "기념관을 지어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에게 명예박사 학위를 줬고 이를 막던 학생들에게는 가혹한 징계를 내렸다. 어 총장은 병설 보건대를 통합하면서 보건대생에겐 학생회 투표권도 주지 않았다. 이에 맞서던 학생들에겐 출교 처분을 내렸다"면서 그의 독선을 질타했다. 

한겨레는 끝으로 "아무리 신자유주의 물신숭배에 빠져들어도 대학만은 기초를 다지는 데 앞장서야 한다. 21세기 지식사회에선 충성스런 기능인보다, 비판 정신으로 무장한 자유로운 지성이 기업에도 기여한다"고 밝혔다.  / 이창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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