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쩐의 나라, 사교육에 투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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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 01월 23일 01:3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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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정부 교육정책의 최대 수혜자는 누구일까. 고교평준화를 해체하는 일류고 300개, 대학 서열은 유지한 채 본고사와 고교등급제를 실시하는 대입자율화의 결과는 누구나 예측하듯이 귀족학교 / 평민학교다. 저소득층을 위해 장학금을 준다고 하지만 그거야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이니, 귀족학교 / 평민학교의 구분에서는 아무래도 돈 많은 사람이 수혜자이다.

    자가용 2대 이상을 굴리면서 아빠는 돈 많이 벌고 엄마는 각종 정보 열심히 수집하면서 코디네이션 잘 하는 가정이 성공할 확률이 지금보다 더 크다. 나머지 가정은 미국처럼 아예 어릴 때 포기하거나 울며겨자먹기로 중저가의 사교육에 의존한다.

       
    ▲ 메가스터디가 주최한 수능대책설명회 모습 (사진=뉴시스)
     

    그런데 이명박 정부 교육정책의 수혜자가 잘 사는 가정뿐일까. 아니다. 교육시키는 쪽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교육시키는 쪽의 수혜자는 일단 귀족학교다. 300개 일류고, SKY(서울대, 고대, 연대) 등 일류대는 이명박 정부의 ‘자율화’ 기조에 부응하여 제 마음대로 학교를 운영하면서 일류의 단 맛을 누린다.

    물론 그 안에서의 경쟁은 있겠지만, 해방 이후 지금까지 대학서열이 변한 적 없는 것처럼 한 번 초일류는 영원한 초일류로 남는다.

    하지만 자본주의 사회에 걸맞게 돈벼락만 생각해보면 조금 다르다. 일류고나 일류대는 그래도 학교이다 보니, 이명박 정부의 각종 규제완화에도 불구하고 돈 모으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돈 잘 버는 가정은 미래의 막대한 수입을 예상하기는 하나, 지금 당장은 사교육비 등에 지출해야 한다.

    그러므로 이명박 정부의 세례 속에서 막대한 부를 창출하는 쪽은 따로 있다. 사교육의 강자들과 그 회사들의 주식을 가지고 있는 돈 많고 발빠른 사람들이다.

    도래하는 사교육의 천국

    사교육은 끊임없이 변화한다. 정부 정책이나 시대 흐름 등 외부 환경에 민감하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십 수년 전인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하더라도 동네에서 부기학원이나 주산 학원 등을 심심치않게 볼 수 있었다. 한동안은 부기학원 등이 입시학원보다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눈씻고 찾아봐도 없다. 실업계 고교의 위기와 연관있다.

    요즘은 입시학원이 대세다. 그 안에서도 대한민국의 자랑찬 IT 기술과 접목한 온라인 사교육시장이 1990년대 말부터 급속도록 성장하면서 신흥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온라인 사교육은 참고서 시장을 단숨에 위축시키더니, 대형화와 프랜차이즈화의 길로 사교육을 선도한다.

    오프라인 사교육에서는 지역별로 유명학원과 강사가 있었지만,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없는 온라인이 등장하면서 전국구 절대 강자와 그 외로 재편한다. 그러면서 온오프라인을 망라한 대형 프랜차이즈 학원들이 등장한다. 메가스터디가 그 대표적인 경우이다.

    물론 대형화의 와중에도 동네 작은 학원들은 틈새전략을 구사할 수 있었다. 노무현 정부의 내신 위주 입시 세례를 받아 ‘OO고 중간고사 대비’와 같은 다품종 소량생산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에서는 이것도 글렀다.

    일류고-일류대 체제는 입시의 천국을 의미한다. 대학입시에 준하는 고교입시가 등장한다. 멀지 않아 중학교 입시도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되면, 사교육의 천국이 도래한다. 그동안 사교육 시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곳은 초등학생과 중학생, 성인 대상이었다. 물론 최근의 특목고와 자사고 열풍에 힘입어 초중생 대상 사교육 시장이 뜨고는 있으나, 고교생 대상에 비하면 전국구도 없는 등 약했다.

    그러니까 시장의 입장에서 보면,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은 신천지를 열어준 셈이다. 이렇게 되면 기존의 절대 강자들이 새로운 시장으로 진출하려고 하는 것은 불보듯 뻔하다. 초중고생의 월평균 사교육비가 대략 2-3-4(20만원, 30만원, 40만원대)인데, 4-4-4나 그 이상이 되는 신천지를 마다할 바보가 세상에 어디 있겠는가.

    요동치는 사교육 주가

    새해 들어 사교육업체의 주가가 연일 오름세다. 주식시장의 전반적인 약세에도 불구하고, 메가스터디, 크레듀, 디지털대성, 웅진씽크빅, 대교 등은 약간의 조정기를 제외하고는 꾸준히 상승세다. 2004년 12월 업계 최초로 상장한 대표 종목인 메가스터디는 초기 500원짜리 주식이 30만 원대로 올랐다.

    작년 8, 9월에는 20만원대였는데, 6개월도 안돼 30만원을 훌쩍 넘어섰다.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이명박 후보가 교육정책을 발표한 10월 중순에는 한 때 37만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주가 상승으로 인해 메가스터디의 시가 총액은 2조원대로 접어들었다.

    메가스터디 뿐만 아니라 다른 사교육업체들의 성적도 좋다. 당연히 외국인들의 투자도 이미 상당하다. 또한 여러 증권사들이 대부분 ‘사라’는 의견을 내고 있다. 주가수익비율(PER)이 높아 고평가되고 있는 것 아닌가 라는 논란이 있었으나, 이명박 정부의 은총에 대한 기대심리가 워낙 강하다. 증권사 애널리스트의 말을 몇 개 옮겨보자.

    “현재 대입 위주의 교육이 자립형 사립고 진학 등 고입 본고사 위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중등부 상위 30%에 해당하는 우수 학생들을 시스템적으로 관리하는 교육업체의 고성장이 예상된다. 메가스터디, 크레듀, 대교 등 중등부 시장에 진출해있는 업체들이 긍정적이다”

    “향후 교육주 패턴은 고교(약 7조원)보다는 중등(약 8조원)과 초등(약 13조) 시장을 장악하는 업체가 쥘 것”

    “이명박 정부의 영어공교육 강화는 결국 영어시장에 대한 장기적인 지속 성장을 가져올 것이다”

    “신정부가 교육관련 공약을 빠르게 실천하면 2009학년도부터 수능등급제 폐지와 대학입시 자율화가 추진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는 메가스터디, 웅진씽크빅, 대교 등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다. 신정부는 교육양극화 해소방안으로 저소득층 학생 지원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는 방과후 학교시장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관련 시장 1, 2위 업체인 웅진씽크빅과 대교의 수혜가 예상된다”

    신자유주의 교육의 관점에서 보면, 한국은 고교평준화와 교육노동이 장벽이었다. 이명박 정부의 정책은 이를 일류고 300개와 구조조정으로 무너뜨리겠다는 의미이다. 그러면 교육시장은 보다 확대된다. 거꾸로 말하면, 이미 시장화된 유아교육, 대학교육, 초중고 방과후 학교, 사교육의 틈바구니 속에서 왜소해질대로 왜소해진 공교육의 영역이 사라진다. 이제 시장의 천국이 온다. 주식시장은 이를 주가로 보여주고 있다. 물론 그 준비가 지금 이루어진 것은 아니다.

    신천지를 대비한 업체들

    업계 1위 메가스터디는 고등학생 대상이 주력이었다. 물론 중간에 공무원시험 등 성인 대상으로 영역을 확장한 바 있지만, 참패한 바 있다. 하지만 2006년 11월 중학생 대상의 온라인 업체인 엠베스트를 흡수 합병하면서 다가올 신천지를 대비했다.

    당시 메가스터디 손주은 대표는 “중등부 온라인 교육시장은 고등부에 비해 성장여력이 훨씬 크기 때문에 합병을 통한 시너지가 더욱 클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리고 작년 11월에는 신생 시장인 전문대학원 시장에 뛰어들었다. 파레토아카데미를 인수하여 의치학전문대학원 입시 시장으로 발을 넓혔다. 조만간 로스쿨 입시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로스쿨 입시 시장에서는 디지털대성도 보인다. 최근 디지털대성은 김영입시학원과 합작하여 로스쿨 입시전문학원 프리로스쿨을 설립했다. 주가 올랐다.

    초일류 사교육, 삼성

    보다 주목해야할 업체는 크레듀다. 온라인 기업 위탁교육 시장의 강자인 크레듀는 제일기획이 61%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삼성 계열이다. 크레듀는 작년 9월 ‘크레듀M’으로 중등부 이러닝에 뛰어들었다. 그리고 10월에는 영어말하기 시험 오픽(OPIc)의 주관사 LTI를 인수했고, 곧이어 삼성과 CJ는 채용과 승진 시험에서 오픽을 채택했다.

    12월에는 SDA 삼육외국어학원 등과 함께 경기 영어마을을 위탁운영하기로 경기도와 협약을 체결하였고, 초중등 수학 전문 하이츠 학원과 공동사업 계약을 맺었다. 이렇게 삼성은 작년 9월부터 12월까지 사교육시장의 신천지를 대비해왔다. 그래서 교육시장에 우뚝 선 삼성 마크를 볼 날이 멀지 않았다.

    특히, 이명박 정부의 영어교육 정책이 초등학교 1학년까지 영어교과를 확대하면서 말하기 위주로 바뀌면 삼성이 돈벼락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토익스피킹이나 G-TELP이 있기는 하나, 지난 해의 토플대란 이후 국내 시험으로 대체하자는 여론도 있고 정부도 그럴 방침인 까닭에 아무래도 삼성 크레듀의 오픽이 유리하지 않을까 한다.

    그러고보면, 이 땅의 영어광풍은 특목고, 일류대, 취업에서의 영어 때문인데 이미 삼성과 CJ가 오픽을 활용하고 있고, 이명박 정부의 영어교육 슬로건이 “누구나 고등학교만 졸업하면 영어로 ‘대화’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이니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 지는 쉽게 가름할 수 있다.

    그래서 이래저래 삼성은 대박났구나, 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크레듀 뿐만 아니라 지승림 전 삼성 구조조정본부 부사장, 황영기 전 삼성증권 사장 등 삼성 출신 인사들이 인수위 자문위원으로 이름을 올려놓았으니 말이다.

    여기에 대학입시 업무도 받았다. 인수위가 대학입시자율화를 위해 대학입시 업무를 교육부에서 대학 협의체로 준다고 했는데, 이번에 대학교육협의회 회장이 된 손병두 서강대 총장은 삼성그룹 회장비서실 경영관리담당 이사 출신이기 때문이다.

    한편, 삼성전자 사장 출신인 진대제 전 정보통신장관도 눈에 띈다. 최근 진 장관 주도의 일명 ‘진대제 펀드’는 올해 상장을 추진 중인 CDI 홀딩스(예전 청담어학원)에 164억 원을 투자했다. “CDI 홀딩스가 국내 프리미엄 초중등 영어교육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어 향후 국내 이러닝 분야에서 선도기업으로 고속성장할 것으로 판단해 투자를 결정했다”라고 밝혔는데, 대한민국이 자랑한다는 IT와 영어 사교육, 그리고 이명박이 만나면 누구를 배불릴 것인지 단적으로 보여준다.

    반면 돈 걱정하는 가정, 비일류고와 비일류대, 대교 노동자와 같은 상황에 처해있거나 그럴 예정인 사교육과 공교육의 사람들에게는 이래저래 배고픈 나날들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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