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나케이오 단식농성장
    서울시, 하루도 지나지 않아 강제 철거
    노동위 부당해고 판정 받았지만 금호아시아나 복직 외면
        2021년 04월 14일 03:2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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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정리해고 1호 사업장’인 아시아나케이오 노동자들이 정년 전 복직을 요구하는 단식농성에 돌입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아 모두 연행됐다. 앞서 해고노동자들은 지난해 5월 해고된 후 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에서 모두 부당해고 판단을 받았으나 금호아시아나 측은 복직을 거부해왔다.

    14일 공공운수노조에 따르면, 서울시 측은 농성에 돌입한 13일 오후 8시경부터 이날 오전까지 네 차례 퇴거요청 및 행정대집행을 예고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경찰은 4차 공문이 나온 지 30분만인 이날 오전 11시 45분경 단식 농성자 등 총 4명을 연행했다.

    특히 단식농성자인 김정남 아시아나케이오지부 전 지부장은 경찰 5~6명에게 붙잡힌 채로 끌려 나오면서 다리와 허리 등을 다쳐 이날 오후 2시경 남대문경찰서서에서 병원으로 이송됐다.

    노조는 “어제 밤 시간 1차 계고장부터 시작해 매우 빠르게 행정대집행을 강행한 사례는 문재인 정부 들어 매우 이례적이며 관련 사례를 찾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농성장(위)과 연행 당시 모습 캡처

    앞서 아시아나케이오 해고노동자 등 3명은 전날 4시 30분경부터 서울지방고용노동청 1층 청년일자리센터 면담실에서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같은 날 오후 2시 이뤄진 서울노동청장과의 면담에서 청장이 복직 해결에 대한 의지를 보이지 않으면서다.

    노조는 청장이 “면담 시작부터 ‘행정소송을 진행하는 것도 회사의 권리’”라며 회사의 입장을 대변하는 주장을 폈다고 전했다. 또 “구체적 내용 없이 ‘지금까지 열심히 해왔고 앞으로도 열심히 할 것이다’, ‘그러니 밖에서 연락할 때까지 기다리라’는 말만 되풀이했다”며 “해고노동자들이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해 달라는 요구에는 ‘해결방안에 대해 노동청이 당신들에게 알려줄 의무가 없다’고 했다”고도 했다.

    노조는 “노동청은 면담했다는 모양새 갖출 게 아니라 사태 해결에 대한 책임 있는 답변을 즉각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아시아나케이오의 복직이행 확약서 ▲원청 직접 교섭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농성자 연행 후인 이날 오후 1시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년 전 복직 판정 이행과 ‘진짜 사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 면담 요구를 위해 곡끼를 끊은 아시아나케이오 노동자들이 하루만에 4백여 명의 경찰이 동원되어 폭력적으로 연행됐다”고 규탄했다.

    이들은 “일감 몰아주기로 사익을 편취하며 아시아나항공을 망쳐온 진짜 사장 박삼구에 대해서는 무려 320억원의 과징금을 그룹에 떠안기는 부당내부거래를 저질렀지만 아직까지 수사조차 제대로 진행하지 않으면서, 해고된 노동자들의 복직판정 불이행에 대해서는 복직 비용에 버금가는 거액의 변호사를 사서 행정소송을 벌이는 등 악질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지만 (정부는) 어떠한 실효성 있는 조치도 취하지 않아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사태 해결을 위해 진짜 사장과의 만남을 위한 최소한의 노력은커녕 전화 한 통 시도도 없이, 12시간 만에 4회의 퇴거요청서를 전달하고 대거 경찰을 동원해 연행한 것은 최소한의 형식만 갖춘 속전속결 진압”이라며 “애초 정리해고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전혀 없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질타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성명을 내고 연행자 전원을 석방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오세훈표 서울시 노동정책의 시작이 곡기를 끊고 부당해고 철회와 복직을 요구하는 노동자들의 연행인가”라며 “이것이 새로 당선되어 임기도 시작하기 전인 오세훈 서울시장의 임기 1년 2개월의 전조가 아닐는지 심히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오늘 자행된 서울시의 폭거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오늘 연행된 노동자 전원을 즉각 석방하고, 부당한 해고로 고통받는 노동자들이 속히 일터로 돌아갈 수 있도록 모든 행정적 조치와 지원을 취하라”고 촉구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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