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힘, 김종인 떠나고
    당권-야권통합 불협화음
    권영세 “마시던 물에 침 뱉지 마라”
        2021년 04월 14일 11:2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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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7 재보궐선거 압승 후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떠나자 국민의힘 내부에선 차기 지도부 선출과 야권 통합 문제를 둘러싼 불협화음이 나오고 있다. ‘자강론’, ‘초선 대표론’을 주장하며 당에 쓴소리를 한 김종인 전 위원장에 대해 일부 중진의원은 노골적인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마시던 물에 침을 뱉고 돌아서는 것은 현명한 분이 할 행동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의 국민의힘에 대한 비판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전날 김 전 위원장은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선거 전에 중진연석회의를 했는데 소위 당 중진이라는 사람들이 단일화를 앞두고 우리 당 후보를 내는 데 관심이 없었다. 이런 행동을 보고는 선거 끝나고 바로 당을 떠나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더 이상 애정이 없다. 국민의힘에는 절대로 안 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정강 정책에 따라 입법활동을 하지 않고 당권에만 관심을 두고 있다며 “아사리판”이라는 표현까지 썼다. 그는 “(당이) 자강을 해야 하는데 다른 생각만 한다”며 “이런 식으로 끌고 가서는 국민의힘으로 대선을 해볼 도리가 없다”고도 했다.

    국민의힘 당대표가 누가 되는 게 낫다고 보느냐는 질문엔 “차라리 아주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려면 초선 의원을 내세우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라며 ‘초선 대표론’을 제기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서도 “국민의힘에 안 갈 것 같다”며 “(윤 전 총장이) 금태섭 전 의원이 말한 새로운 정당으로 가는 상황이 전개될지도 모른다”고 전망했다.

    국민의힘의 재보선 압승을 이끌어낸 김 전 위원장이 떠나자 국민의당과의 통합을 요구하는 중진의원들의 목소리가 쏟아진다. ‘정강정책에 따른 입법 활동’이나 ‘새로운 모습’, ‘자강론’과는 다른 길을 택하는 모습이다.

    당권 도전이 예상되는 정진석 의원은 “우리 내부로 향하는 총구는 더 이상 없다. 총구 방향은 정부여당 향할 것”이라며 “현 정권을 심판해달란 국민들 뜻을 쫓아야한다. 그것이 바로 제1야당 책무”라고 말했다. 재보선 압승 이후 당 내부를 향한 비판을 삼가라는 뜻으로 읽힌다.

    정 의원은 “통합이 곧 자강”이라며 김 전 위원장이 주장하는 ‘자강론’도 배척했다. 그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엄중한 국민의 뜻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진지한 자세로 통합 논의 임해주실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도 했다.

    홍문표 의원도 “당의 정체성 회복”을 언급하며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반대세력은 어느 누구라도 규합해서 나서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이 재보선 내내 차단해온 극우보수 세력까지의 통합을 거론한 것으로 보인다.

    홍 의원은 “통합은 과거 경험이나 역사적 보면 선언부터 해야 한다”며 “안철수 대표와 국민의힘 대표가 만나서 언제까지 통합한다고 해야 한다. 이렇게 느슨해선 대통합의 역사를 만들 수 없다”고 국민의당과의 통합 선언을 서두를 것으로 촉구했다.

    ‘초선 대표론’에 지지를 표한 중진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한 서병수 의원뿐이었다. 서 의원은 “이번 선거는 산업화 세대와 민주화 세력의 정치권 퇴진을 요구한 것”이라며 “좀 더 새로운 사람들, 젊은 사람들이 국민들의 생각에 맞는 정치를 펼쳐달라는 요구”라고 말했다.

    그는 “아무런 고민 없이 과거 방식대로, 과거 사람들이 지도부를 구성한다면 우릴 바라보는 국민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생각해야 한다”며 “중진의원, 지도부가 많은 성과 거뒀지만 ‘내가 나서는 게 당에 도움이 될지’ 아니면 ‘젊은 사람들이 등장해서 새로운 정치세대 구축하는 게 도움이 될지’를 생각해볼 때”라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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