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원 의자 없는 의원사무소
        2006년 11월 13일 05:5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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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원 사무실은 물론 의원용 책상도 없다. 지역 유지나 이권단체의 로비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지역구 조직관리를 위해 만들어져 밀실 로비가 판을 치는 보통의 국회의원 지역사무소를 떠올리면 오산이다. 

    대신 지역 주민들이 마실 나와서 편안하게 책도 보고 차도 마시며 담소를 나눌 수 있는 곳. 바로 오는 18일 개소식을 갖는 최순영 민주노동당 의원의 북카페 얘기다.

    부천시 원미구에 자리 잡은 ‘최순영 북카페’는 최 의원의 국회의원 사무소이지만 철저히 지역주민들을 위한 공간으로 만들었다. 사무공간은 극도로 최소화해서 북카페에서 일하는 상근자들도 자리가 없어 소파에서 노트북으로 일할 정도다.

       
    ▲ 부천 원미구 중1동에 위치한 ‘국회의원 최순영 북카페’내부. 최순영 의원은 오는 18일 오후 4시 이곳에서 북카페 개소식을 갖는다.
     

    하지만 주민들을 위한 공간은 최대한 편안하고 넓게 마련했다. 전통차와 원두커피, 아이들을 위한 초콜릿과 간식 등이 한쪽에 마련돼 있고, 찾아오는 주민들이 좌식 다도방에서 편안히 앉아서 책을 읽거나 담소를 나눌 수 있도록 했다. 정식 개소식은 18일이지만 벌써부터 소문이 퍼져 단골 주민까지 생겼다.

    북카페에는 최 의원이 평소 즐겨보던 책 수십권을 비롯해 동료의원들한테 기증받은 책 등 1천여권의 책이 비치돼있다. 문학, 전집, 사회과학서적은 물론 여행, 육아 등 실용서, 여성지, 아동문고 등 책의 종류도 다양하다.

    최 의원은 “의원들의 지역사무소를 다니다보면 사실 지역주민들이 찾아와서 부담없이 이야기를 나누기가 어려운 것을 보고 좀더 열린 지역사무소를 고민하던 중 북카페를 내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7월부터 이 공간을 준비한 석윤수경 사무국장은 북카페 아이디어의 주인공. 그는 “일반 서민들의 생활과 동떨어진 정치인들의 지역사무소와는 달리 국회의원과 지역주민들이 평등하게 만나는 생활정치의 공간으로 만들었다”며 “주민들이 편한 마음으로 와서 쉬고, 이웃을 만나고, 토론하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또 "국회의원 사무실을 이렇게 꾸민 것은 이번이 처음일 것"이라며 뿌듯해 했다.

    지난 1992년부터 부천에서 시의원으로 활동한 최순영 의원은 2004년 총선에서 민주노동당 비례대표의원으로 당선돼 3년 연속 최우수 국감의원으로 선정되는 등 정치권 안팎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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