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노 '사회연대안' 노동계 찬반 팽팽
    By tathata
        2006년 11월 13일 04:3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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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동당이 국민연금의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제안한 ‘사회적 연대방안’을 발표한 데 대해 노동계 내부에서는 아직 논의가 본격적으로 진행되지는 않았으나, 찬반 입장에 대한 ‘조심스러운’ 논란이 진행되고 있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표는 지난 10일 국회 정당대표연설에서, “국민연금 보험료를 납부하지 못해 노후 사각지대로 방치될 저소득층에게 사회적 연대 방식을 통해 보험료를 지원하자”고 제안했다. 구체적인 방식은, 보험료를 내기 어려운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자 432만명과 농어민, 기초수급자, 차상위계층 221만명 등 모두 644만명에게 2008년부터 5년동안 연금 보험료의 일부를 ‘사회적 연대 방식’을 통해 지원하자는 것이다.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자 지원에 필요한 8조5천억원의 예산 중 3조원을 현재 국민연금 가입자들의 미래급여 인하를 통해 마련하자는 제안이다. 현행 국민연금 급여율 60%를 3년동안 58.5%로 지급하자는 것이다. 월 477만원 이상을 받는 고임금 노동자는 연금보험료 누진율을 소득에 따라 단계적으로 확대하자는 안도 동시에 제시돼있다.

       
     ▲ 아빠, 저도 비정규에요? (사진=민주노총) 
     

    민주노동당은 ‘저소득계층 국민연금 보험료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이같은 개혁안을 제시하며, “노동운동도 사회연대성에 의거하여 사회적 의제를 전면에 내거는 사회공공성 활동을 전개해 왔지만, 기대에 못 미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노동계 인사들은 “아직 ‘구체적인 제안’을 받지 않아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며 신중한 접근을 하면서도, 미묘한 입장차를 드러냈다. 민주노총은 이미 국민연금 TF팀을 구성, 각 연맹들과 ‘국민연금 개혁방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에 있다. 하지만, 민주노총 총파업, 금속· 공공연맹의 산별전환 등 현안 사업에 집중한 나머지 논의는 아직 첫 걸음도 떼지 못하고 있는 상태.

    민주노동당이 노동계에 ‘공식 협의’를 제안해 논의가 구체화되면, 노동계 내에서는 찬반 양론이 팽팽하게 맞설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논의는 지난해 11월에 민주노동당이 근로소득세 인상 방안 등을 포함한 법률개정안에 이어 조직 노동자의 ‘양보’를 요구한다는 점에서 논란이 일게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김태현 민주노총 정책실장은 “노사정이 분담하여 저소득층에 연금을 지원해야 할 필요성은 있다”고 말했지만, “기존 수급권자의 수급율을 인하하여 재원을 마련하는 것은 논란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그는 “아직 확정된 것은 없기 때문에,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여러 가지 ‘가능성’이 검토돼야 함을 강조했다.

    김연홍 금속연맹 정책국장은 “조합원에게 이같은 내용을 설명하니 찬반이 팽팽하게 엇갈렸다”고 전했다. ‘찬성’ 의견을 보인 조합원들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재원이 필요하다면 양보가 불가피하지 않겠느냐”고 말하는 반면, ‘반대’ 의견을 나타낸 이들은 “정부가 해야 할 일을 왜 정규직 노동자가 돈을 내서 해야 하느냐”고 맞섰다는 것이다.

    반일효 현대자동차노조 정책실장도 “현 시점에 입장을 밝히기 힘들다”고 전제하며, “연금개혁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과 문제 등이 종합적으로 검토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기업 조직 노동자들이 현재의 (임금수준과 같은) 이 조건을 앞으로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며 “사용자는 해외 투자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정부는 사회적 책임을 기업에 떠넘기고 있는" 상황에서 조직노동자 또한 고용안정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 실장은 “조건 변화를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미래가치를 일부 포기한다는 것은 충분하고도, 신중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많은 돈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하다"며 민주노동당의 제안을 지지하는 입장도 있었다. 이정호 공공연맹 정책국장은 “국민연금 미가입자를 위해 분배율 재조정이 필요하다는 데 동의하는 조합원이 많았다”며 “3년간 매달 2~3만원 정도의 연금을 적게 받게 된다는 데 대해 조합원들도 "나쁘지 않다"는 반응이었다”고 전했다.

    조상수 철도노조 정책위원장도 “철도노조는 사회연대성 강화와 철도 공공성 강화를 올 사업의 방향으로 삼고 있으며, 이는 (민주노동당의) 노선과 일치한다고 본다”고 말해 ‘찬성’의 입장에 무게를 실었다.

    그러나 그는 ‘조직 노동자의 양보’가 자칫 노무현 대통령의 ‘대기업 이기주의’와 비슷한 논리로 사용될 수 있는 것에 대해서는 경계했다. “IMF 이후 정규직 노동자가 줄어든 대신 초과이윤이 고스란히 자본과 기업에 넘어갔지만, 마치 정규직에게 잘못이 있는 것처럼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올바른 방향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회적으로 고립된 비정규직과의 연대를 실현하는 방안은, 구조조정과 비정규직 양산을 저지해야 한다는 데 초점이 있어야 함을 그는 분명히 했다.

    이처럼 민주노동당의 제안에 노동계 내에서도 의견분포가 다양하기 때문에, 민주노동당이 의견수렴 과정에서 이들을 얼마나 설득하고 조정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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