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부의 주제넘고 불법적인 노조 선거 개입
        2006년 11월 13일 03:4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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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년 전인 1999년 11월 23일 민주노총이 정부로부터 노동조합 신고필증을 교부받아 합법화됐다. 정부는 당시 민주노총 임원이었던 유덕상 한국통신 해고자의 조합원 자격을 문제삼아 설립신고서를 반려했었다. 유덕상 부위원장은 공기업인 한국통신에서 파업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1995년 해고됐고, 1997년 경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았다.

    국내외의 비난을 받던 노동부는 "유덕상 부위원장을 임원 명단에서 빼주면 설립신고서를 발부하겠다"고 했다가 민주노총에게 거부당했고, 결국 민주노총 창립 4년 만에 민주노총을 법적으로 인정했다. 이 날부터 민주노총은 정부부처 산하 위원회에 들어가 공식적인 활동을 하게 됐다.

    민주노총의 초대 위원장이었던 권영길 현 민주노동당 국회의원을 비롯해 민주노총의 역대 위원장 5명 중에서 3명이 해고자다. 단병호 전 위원장은 동아건설 창동공장에서 해고됐고, 이갑용 전 위원장은 현대중공업에서 해고됐다. 그러나 이들은 당당하게 민주노총 조합원들의 선택으로 민주노총 위원장이 됐다.

       
      ▲ 장혜옥 전교조 위원장 (사진=연합뉴스)
     

    노동조합은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조직이다. 조합원들 스스로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스스로 대표자를 선택하고 스스로 파업을 결정하는 조직이다. 대법원 판결에 따라 교사 직위를 잃은 전교조 장혜옥 위원장에 대해 교육부가 지난 10일 "교사직을 상실한 장 위원장은 교원들의 노조인 전교조의 조합원 신분을 유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는 황당하고 몰상식한 얘기다.

    전교조는 10만 전교조 조합원들의 자주적인 조직이다. 전교조는 조합원들이 스스로 정한 "부당 해고된 교원은 조합원이 될 수 있다"는 규약에 따라 장혜옥 위원장이 교원 신분이 있느냐의 여부와 무관하게 조합원이고 당연히 위원장이다. 또 당연히 전교조 선거에 출마할 수 있다.

    심지어 전교조는 규약 제2장 6조 조합원 자격에서 "사범대학, 교육대학 또는 이에 준하는 대학이나 학과에 재학 중이거나 적을 두었던 자 중 조합의 강령·목적 및 사업에 적극 찬동하는 자는 소정의 절차를 밟아 준조합원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권영국 변호사는 "노동조합의 내부 선거문제를 가지고 사실상 사용자 지위에 있는 교육부가 선거가 적법하니 불법이니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은 그 자체가 선거 개입이고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그는 "위원장 자격시비를 통해 전교조 내의 선거판세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가 다분히 있는 것이기 때문에 이는 선거개입이고, 노동조합의 지배개입"이라며 "사용자 지위에 있는 교육부가 언론을 통해 공작정치를 하고 있는 것이고, 그에 부화뇌동하는 언론은 부당노동행위의 공범"이라고 일갈했다.

    13일 보수언론인 조선·동아·중앙일보가 마친 서로 짠 듯이 전교조 비난 사설을 일제히 실었다. 대법원 판결이 이후 보수언론은 마치 ‘피냄새를 맡은 하이에나’처럼 전교조 물어뜯기에 달려들고 있다. 상식과 이성을 잃은 듯한 태도다.

    노동조합의 임원 중에는 해고자가 수도 없이 많다. 그들을 임원으로 선출하는 건 조합원들의 판단이다. 전교조 10만 조합원이 판단하고 선택할 일이다. 정부와 보수언론은 알아야 한다. 노동운동의 역사는 자주적인 노동조합을 지배·개입하려는 자본과 정부에 맞서 싸워온 역사라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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