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PD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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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11월 13일 01:32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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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 21>이 “진보는 왜 침묵하는가?”(‘북한에 반대한다’라는 말을 진보는 왜 못 하는가?)를 물었다. 부끄러웠다. 그래서 “난 김정일 군사독재정권에 반대한다”고 외쳤다. 그랬더니 기대와는 달리 <한겨레신문>이 아니라 <조선일보>에서 메아리가 울렸다.

    마음이 편치 않았다. 바로 이런 현상 때문에 진보는 침묵하는 것이다. 그런데 <조선일보>가 나를 PD라고 했다. 그건 내가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이다. 차라리 내가 추남이라고 한다든지 머리가 좀 모자란다고 하는 편이 낫다. 난 PD가 아니다.

    20대 젊은 시절, 사회주의자로서 자의식을 가질 때부터 난 스스로를 ‘독립파(the independent) 사회주의자’라고 불렀다. 그건 통혁당, 남민전 같은 흐름에서 느껴지는 ‘의존파(the dependent) 사회주의자’들과 나를 구분하기 위해서였다.

    이건 분명히 하자. 내가 ‘사회주의자’가 된 지 10년 후에 NL과 PD가 나왔다. 그리고 그 본질은 혁명적 민족주의, 혁명적 민주주의였다. 그건 폄하하면 학생운동의 분파였고 가장 높이 평가하더라도 먹물들의 관념으로부터 나온 분파였다.

    그렇기 때문에 NL과 PD는 서로 적대적 의존 관계, NL이 있어 PD는 존재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PD에는 그럴싸한 이론과 ‘이빨’이 있는 반면 NL에는 대중노선과 헌신적 실천이 있고, 그래서 PD는 결코 NL을 이길 수 없는 것이다.

    난 무능하지만, 큰 도움이 안 되지만 그래도 노동자계급에 한 평생을 바치고자 결심한 사회주의자다. 그런 나를 두고 PD라니 이건 참을 수 없는 명예훼손이다. 그건 노동운동이 자정 능력으로 숙청해야 할 ‘소부르주아 이데올로기’에 다름 아니다.

    노동운동의 주인 노동자들은 지금까지 싸게 부려먹은 머슴 먹물들에게 미안했다. 그래서 ‘오냐 오냐’ 하면서 머슴들이 지들끼리 작당을 하고 엉뚱한 짓을 하고, 주인 눈을 속이는 걸 알면서도 용인해왔다. 그래서 만들어진 것이 이른바 ‘정파’라는 거다.

    이제 주인이 주인 노릇을 해야 한다. 그리고 머슴들은 머슴의 자리로 돌아가야 한다. 특히 민주노동당에서는 철없는 머슴들의 장난이 지나쳐 당을 망가뜨릴 지경에 이르렀다. 이제 주인이 나서지 않으면 안 된다. 노동당의 주인 노동자가 나서야 한다.

    민주노동당이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세력이, 제3의 세력이, NL도 아니고 PD도 아니고 진정한 노동자의 힘이 결집되어야 한다. 물론 머슴의 본분을 지켜 노동자에게 충성하는 먹물들이라면 함께 해야 한다.

    정도(正道)는 노동자의 힘으로 정파를, NL과 PD를 극복하는 것이다. 구당중도(救黨中道)의 제3세력을 형성하고 상식으로 돌아가는 것이 옳다. 중도파 머슴이 주인에게 소리치고 싶다. “제발 주인 노릇 제대로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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