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투표’는 안 돼”
4.7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여권 발 ‘부동산 위선’ 문제로 분노가 들끓고 있는 가운데, 일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투기를 잡기엔 (정부여당의) 힘이 부족’, ‘투기 분노로 인한 묻지마 투표’ 등의 발언으로 기름을 붓고 있다. 국민의힘 또한 높아진 정권심판론에 기대 서울시장 후보로서의 자질이 의심되는 발언을 “사소한 네거티브”라고 축소해 상당한 비판이 예상된다 .
180석 가까운 의석… 진성준 “힘이 부족하고 치밀하지 못했다고 반성”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 캠프 전략기획위원장인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2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LH의 부동산 투기의혹 사건이 발발하면서 시민의 분노와 실망이 너무나 큰 상황”이라면서, 서울시민들이 야당 후보에게 표를 주는 것이 ‘묻지마 투표’라는 취지로 말했다.
진 의원은 “(서울시민들이) ‘누가 서울시를 맡아서 코로나로 어려운 시기를 잘 극복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게 아니라, 당장의 공직자들의 부동산 투기의혹에 분노해서 ‘묻지마 투표’를 하게 된다면 서울시의 미래와 운명이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걱정이 있다”고 주장했다.
‘정권 심판론도 유권자의 선택이 될 수 있다’는 취지의 사회자의 지적에 대해 “당연히 선거는 기존의 정책을 집행하고 담당하는 책임자들에 대한 평가도 있다”면서도 “부동산 폭등과 투기를 잡기 위해 (정부여당도) 안간힘을 써봤지만 역부족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차제에 공직자들의 윤리의식을 확립하고 법적으로도 엄단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겠다”면서도 “그런 노력은 과거에도 있어 왔으나 힘이 부족하고 또 치밀하지 못했다고 반성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과반을 넘어 180석 가까이 확보한 정부여당이 “힘이 부족해서” 부동산 투기를 잡지 못했다고 해명한 셈이다.
여권 인사들에 대한 ‘부동산 내로남불’ 비판에 대해서도 ‘국민의힘 의원들이 저지른 문제보다 규모가 작다’는 식의 궁색한 변명도 늘어놨다.
전재수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YTN 라디오 ‘출발 새아침’과 인터뷰에서 “김상조 청와대 전 정책실장에 이어 박주민 민주당 의원까지 임대료 9% 인상 논란이 나왔다”는 사회자의 지적에 대해 “솔직하게 말씀드려서 힘이 든다”며 “박주민 의원, 김상조 전 실장을 보면서 ‘왜 당신들은 부동산 개혁을 주장하면서 당신들이 가진 부동산에 대해서는 철저하지 못하냐’(는 비판이 나오는데) 말하자면 ‘내로남불’ 아니겠나. 뼈아프고 철저하게 개혁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굉장히 송구스럽지만 민주당에서 문제되고 있는 규모를 보면, 국민들이나 제 입장에서 보기엔 굉장히 큰 돈이긴 하지만 ‘억대 단위’”라며 “그러나 기존 국민의힘에서 문제가 돼 탈당한 분들은 ‘몇 십 억, 몇 백 억 단위’”라고 말했다.
전 의원은 “저희들이 철저하게 반성하고 자성하겠지만, 저희를 정치적으로 공격하고 있는 야당과 비교를 해 달라. 저희가 잘못했지만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지 않나”라며 “선거는 상대 비교하는 것이고, 선거는 다 잘못됐으면 덜 잘못된 것을 뽑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용산참사 망언…주호영 “사소한 네거티브에 선거 영향 없을 것”
한편 국민의힘에서도 논란이 될 발언들이 수시로 나오고 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전날인 1일 자신이 서울시장에 재임하던 시기 벌어진 용산참사에 대해 “(철거민의) 부주의하고 매우 폭력적 형태의 저항”으로 인해 벌어졌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한 겨울 폭력적인 형태로 강행된 재개발 사업에 대 저항한 철거민들을 참사의 원인으로 돌린 것이다. 이 같은 오 후보의 발언 이후 용산참사 유족과 시민사회계, 여당에선 오 후보에 대한 사퇴 요구가 잇따랐다.
오 후보는 여당의 사퇴 요구에 대해 “처음부터 끝까지 다 방송을 하고 인용을 한다면 그런 식의 공격은 가능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며 “과도하고 성급한 진압이 불러온 참사의 측면이 있었고, 그 점에 대해 당시 서울시장으로서 분명히 책임을 느끼고 죄송하단 말씀까지 다 드렸는데 일부 언론에 의해 그 부분은 생략된 채 앞부분만 보도가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철거민의 재개발 반대 시위를 “부주의하고 매우 폭력적인 형태의 저항”이라고 표현한 데에 대한 언론의 비판을 문제 삼고 나선 것이다.
그는 이어 “(용산참사에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하고 책임을 느끼고 있고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경위를 막론하고 공권력이 투입되는 과정에서 좀 더 주의를 하고 더 신중하게 했다면 이런 사고가 재발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도 오 후보의 ‘용산참사 망언’을 “사소한 네거티브”라고 주장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 인터뷰에서 “선거 때는 말 한 마디 한 마디도 각별히 주의하고 또 누구에겐가 상처를 입힐 수 있는 말들은 하지 않아야 한다”며 “용산참사를 둘러싸고 두 가지 시각들이 있을 수 있지만, 시장을 하려면 상처를 입은 분들, 돌아가신 분들에 대한 따뜻한 연민이 앞장서야 한다. 좀 더 세심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오 후보의 발언이 표심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보느냐’는 물음엔 “그렇게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본다”며 “국민들이 ‘선거를 뭐 때문에 하느냐’ 하는 인식을 가지고 투표하러 가기 때문에 (용산참사 망언과 같은) 사소한 네거티브엔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