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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쿼드(QUAD)와 미중 경쟁 :
    '다이아몬드와 진주목걸이의 유혹'
    [국방칼럼] 문재인 정부의 ‘동북아플러스 책임공동체’
        2021년 03월 25일 09:2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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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들어가는 말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세계전략이 점차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취임 후 첫 외교 행보는 일본, 호주, 인도와 화상으로 최초의 ‘쿼드정상회의’를 개최한 것이다. 이들 4개국 정상이 ‘워싱턴포스트’에 게재한 ‘우리 4개국은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안전하며 번영하는 인도 태〮평양 지역을 위해 헌신하고 있습니다(Our four nations are committed to a free, open, secure and prosperous Indo-Pacific region)’라는 제목의 공동기고문에서 우리는 미국이 인도태평양지역 패권의 안정화를 위해 ‘쿼드’를 활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미국 언론들도 이구동성으로 ‘쿼드(QUAD)’가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하는 ‘아시아전략’의 ‘핵심(Key, Central Part)’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쿼드 정상 간의 공동성명이 채택된 이번 회담 자체가 ‘쿼드’가 계속해서 발전(Upgrade)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쿼드2.0과 쿼드 플러스

    영어로 숫자 ‘4’를 뜻하는 ‘쿼드’는 미국과 일본, 호주, 인도 4개국의 비공식협의체를 뜻하는 말이다. 중국의 압력으로 2008년 ‘쿼드가’ 붕괴된 가운데서도 이들 4개국은 그동안 ‘미국, 일본, 인도’ 와 ‘미국, 일본, 호주’로 나뉘어 각각의 ‘3각전략대화’를 중심으로 결속해왔으며, 미국은 헤리티지재단을 중심으로 ‘쿼드 플러스 대화(QPD, QUAD Plus Dialogue)’라는 1.5트랙(민간인 + 정부당국자) 또는 2.0트랙(민간인)의 대화를 조직하여 필리핀, 인도네시아, 싱가포르와 같은 아세안국가와 대만, 프랑스, 스리랑카에까지 저변을 넓혀 왔다.

    인도가 보는 ‘쿼드’ (The New Indian Express)

    현재의 ‘쿼드’는 10여 년간 공백상태에 있다가 ‘트럼프 행정부’ 초기인 2017년 11월 중국 견제를 위해 재결성된 것이기 때문에 예전의 ‘쿼드’는 ‘쿼드1.0’으로, 부활 이후의 쿼드는 ‘쿼드2.0’으로 구분하는 것이 좀 더 정확하다. 이 협의체의 재탄생은 미국이 한동안 한반도에서 유명무실한 존재였던 주한유엔군사령부를 재활성화하여 이 사령부를 2018년 ‘9.19 남북군사합의’ 이후 한국의 ‘대북정책’을 견제하는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과 비슷한 방식이라고 볼 수 있다.

    지난해 3월 20일 ‘쿼드’ 4개국과 한국, 베트남, 뉴질랜드는 ‘코로나19’의 정보를 공유하고 확산을 막기 위한 공동 대응을 목적으로 ‘스티브 비건‘ 당시 미 국무부 차관의 주도 하에 화상회의를 열었다. 이를 최초 보도한 인도신문 ‘더 타임스 오브 인디아’는 이 회의를 가리켜 ‘쿼드 플러스 화상 회의(QUAD Plus Video Conference)’라고 불렀다. 이들 7개국의 ‘코로나19’ 공동 대응은 성공적이어서 ‘쿼드 플러스’가 기존의 ‘쿼드’를 앞선다는 평가를 받았다. 8월 31일 ‘미국∙인도 전략적 파트너십 포럼’에서 당시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은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유럽의 ‘나토’를 모델로 하는 ‘쿼드’의 상설조직화와 참가국 규모의 확대를 제안했다.

    미국이 제기한 ‘쿼드’의 상설화는 2004년 ‘동남아 쓰나미’ 피해 복구를 후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쓰나미 코어 그룹(Tsunami Core Group)’이 ‘쿼드1.0’으로 발전하는 과정을 답습하는 것으로 보인다.

    헤리티지재단이 주도하는 ‘QPD’와 달리 한국 등 3개국은 ‘코로나19’의 공동 대처를 위한 목적을 가지고 ‘쿼드’ 4개국과의 협의채널에 참여하였으며 ‘코로나19’위기가 해소됨과 동시에 자연스럽게 이들 국가의 활동도 종료하게 된다. 미국으로서는 이미 효과가 검증된 ‘쿼드’와 ‘쿼드 플러스’의 ‘기능적 연합(functional coalitions)’을 ‘코로나19’ 위기 이후에도 지속하고 싶어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쿼드’에 대한 중국의 우려를 해소해야만 한다. 중국은 ‘쿼드’가 탄생할 때부터 이를 반중국가들의 연대로 보고 견제해왔기 때문에 미국은 참가국을 확대함으로써 그러한 이미지를 약화시키고자 한다. ‘쿼드’의 확대를 뜻하는 ‘쿼드 플러스’는 ‘쿼드’ 4개국 이외의 모든 불특정국가를 의미하지만 참여가 거론되는 한국은 미국의 동맹국이며, 뉴질랜드는 미국과 정보공유동맹인 ‘파이브아이즈’의 일원이다. 베트남은 2020년 당시 ‘아세안’의장국이자 ‘아세안’ 국가 가운데 대중의 반중 정서가 가장 강한 나라이다. 이들 국가들이 ‘쿼드’에 참여하게 되면 미국의 영향력(Leadership)은 증대될 수밖에 없기에 중국으로서는 ‘쿼드’의 확대를 반대할 수밖에 없다.

    미국 ‘랜드연구소’의 선임국방연구원인 ‘데릭 그로스먼(Derek Grossman)’이 2020년 4월 미국의 외교전문지 ‘더 디플로매트’에 기고한 글의 제목은 ‘너무 흥분하지 마세요, ‘Quad Plus’회의는 중국을 다루지 않아요(Don’t Get Too Excited, ‘Quad Plus’ Meetings Won’t Cover China)’이다. 이는 반중 전선에 참여를 꺼리는 국가들을 어떻게 설득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담은 저자의 화두로서 ‘쿼드’가 냉전 당시 러시아(구 소련)에 맞섰던 ‘나토’처럼 단합된 힘으로 중국에 대항하는 세력들의 집합체가 되는 것이 쉽지 않음을 보여준다.

    ‘쿼드’의 태동과 확대는 표면적으로는 ‘동남아 쓰나미’와 ‘코로나19’의 확산과 같이 전통적인 안보영역과 무관한 주제인 ‘재해’를 매개로 논의되어 왔다. 사실 위기대응(crisis response), 인도적 지원(humanitarian aid), 재난구호(disaster relief)와 같은 비정치적 활동은 어느 국가이든지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으며 중국이 이를 문제 삼을 수도 없다. 헤리티지재단의 ‘제프 스미스(Jeff M. Smith) 연구원은 ‘쿼드’를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활동들이 쿼드의 ‘정식의제’가 되어야 함을 강조한다.

    그러나 미국의 고민은 ‘쿼드’가 이런 부분에만 매몰된다면 막상 중국에 대항하기 위한 시도들이 ‘쿼드’ 본연의 취지에 어긋난다고 생각하는 국가들의 호응을 받지 못할 가능성도 존재한다는 점이다. 미국이 ‘인권’, ‘민주주의’, ‘민주적 가치’, ‘신장∙위구르’, ‘홍콩’ 등을 계속해서 언급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슬로건들이 관련국들의 주의를 환기시키고 중국 문제를 공통된 관심사로 떠오르게 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일본의 중국포위망 구상 (산케이신문 2016년 12월 18일자)

    그동안 ‘쿼드’는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실무자 수준의 ‘워킹레벨’회의에서 출발하여 ‘외교장관회의’로, ‘바이든 행정부’에 와서는 ‘정상’ 간의 만남으로 격상되는 등 협의체의 결속력이 꾸준히 강화되어왔다. 이런 ‘쿼드’’의 결성(1.0)과 부활(2.0)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이 바로 일본이다. 일본이 실효지배하고 있는 ‘센카쿠열도’를 둘러싼 중국과의 갈등은 바로 일본의 ‘아시아태평양전략’을 구체화한 촉매제였다. ‘아시아의 안보다이아몬드구상(アジアのセキュリティダイヤモンド構想)’ 영어로는 ‘아시아의 민주적 안보다이아몬드(Asia’s democratic security diamond)’는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저작권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쿼드’를 ‘아베의 아이(Child of Abe)’라고도 부른다.

    결국 ‘쿼드’의 핵심축은 ‘미일동맹’이다. 전후 독일과 일본을 두 축으로 한 미국의 세계전략이 ‘쿼드’에서도 작동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일본과의 ‘과거사 갈등’이 현재진행형인 한국의 입장에서 ‘쿼드’ 참여는 미국의 아시아전략에서 차지하는 일본이 가진 ‘리더’로서의 위상을 인정하는 격이 된다. 이렇게 되면 국민들은 행정부가 일본과의 ‘과거사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가 없는 것으로 이해하고, 한국이 일본에 굴복했다는 인상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한국은 ‘코로나19’의 공동대응을 위해 이미 ‘쿼드플러스’에 참여하고 있고, 이 협의체가 한시적이더라도 한미동맹을 통해 간접적으로 ‘쿼드’와 연결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이 무리하게 한국의 ‘쿼드’ 참여를 종용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에게 당장의 과제는 ‘트럼프 행정부’가 훼손한 ‘동맹의 복원’이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한일과의 ‘2+2회담’은 ‘바이든 행정부’가 ‘동맹국’을 되찾기 위한 우선순위(priority to win back allies)’였으며, 전통적인 우방과 함께 (트럼프가 훼손한-글쓴이) ‘울타리를 고쳤다’고(mending fences with traditional allies) ‘바이든식 외교’의 성과를 높이 평가했다.

    한미, 미일 외교·국방장관 회담 공동성명에서 각각 ‘한미일 3국 협력’을 언급하였다. 미국이 정말 바라는 ‘동맹의 복원’이 바로 이것이나 ‘한미일 3각 공조’가 강화될수록 북중 간의 관계 역시 긴밀해질 수밖에 없다. 특히 2021년은 북한과 중국 모두에게 의미가 깊은 한 해이다.

    7월 11일은 북한과 중국이 서명한 ‘북중상호원조 및 우호협력조약’ 체결 60주년이자 동시에 그 효력이 만료되는 날이기도 하다. 이 조약의 유효기간은 20년으로 그동안 두 차례 모두 자동으로 연장되어왔다. 또한 7월 23일은 중국공산당 창당 100주년이 되는 날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신년사에서 ‘두 개의 100년’을 맞이하는 역사적 교차점에서 전면적 사회주의 현대화 국가 건설의 새로운 장정이 곧 시작되려 합니다’라고 야심차게 말한 바 있다. 두 나라 모두 역사적으로 의미가 깊은 기념일을 맞이하여 ‘한미일’ 협력구도를 견제하는 계기로 삼을 것이다.

    중국이 보는 ‘쿼드’ (Global Times)

    쿼드에 대한 한국의 대응 원칙

    이렇듯 ‘쿼드’를 둘러싼 미중 간의 갈등 양상에서 한국의 선택 폭이 크다고 할 수는 없다. 박노자 교수는 ‘중립국’으로 가야 한다고 말하고 ‘문재인 행정부’의 전략가인 문정인 세종연구소 이사장은 ‘다자주의와 협력과 통합의 새로운 질서 창출’을 대안으로 말한다. 물론 다 좋은 말이나 두 사람의 의견은 장기전략을 제시한 것이어서 당장의 문제를 해결하는데는 부족함이 있다. 그런 측면에서 한국 외교에는 몇가지 원칙이 필요하다.

    첫째, 한국은 ‘쿼드’의 약한 고리인 인도의 움직임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쿼드’에 대한 해외연구자들은 대체로 ‘동아시아’가 아닌 ‘남아시아’ 연구가 전공인 사람들이다. 그만큼 ‘쿼드’는 인도의 참여 때문에 주목을 받아왔다. ‘인도양’과 ‘태평양’으로 나눈 전통적인 지리구분법을 ‘인도-태평양’이라는 전략적 개념으로 처음 체계화한 나라가 인도이다. 인도는 예전부터 ‘중국, 파키스탄, 북한’의 핵연계 활동과 남중국해에서의 중국과 아세안과의 분쟁에 대해 깊은 우려를 가지고 있었다.

    중국의 ‘진주목걸이전략.(The String of Pearls)’이 인도를 압박하고 있다

    인도가 중국을 다시 보게 된 것은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의 입장에서 ‘일대일로’는 미국의 혹시 모를 ‘해상봉쇄’ 가능성에 대한 자구책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 1971년 인도·파〮키스탄 전쟁 당시 중국의 개입을 막기 위해 인도는 믈라카해협 봉쇄로 중국을 위협하기도 하였다. 반면 인도는 중국이 해상과 육상 양방향에서 인도를 포위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였다. 특히 ‘일대일로’의 핵심사업인 ‘중국·파〮키스탄경제회랑(CPEC)’가 인도와의 국경분쟁지역인 파키스탄령 카슈미르를 거쳐 인도양의 과다르항으로 연결되는 계획에 인도는 안보에 큰 위기감을 느꼈다. 인도가 전통적인 맹방인 러시아를 뒤로 하고 ‘쿼드’에 참여한 것에는 이러한 배경이 있다.

    2020년 5월 임명된 인도의 외무장관 ‘수브라마냠 쟈이샨카르(Subrahmanyam Jaishankar)’는 인도의 대표적인 ‘쿼드’ 지지자이다. 작년 11월에는 인도, 미국, 일본이 참여하는 합동 해상 훈련인 ‘말라바르(Malabar)2020’에 13년만에 호주가 동참함으로써 ‘쿼드’ 4개국 간의 합동훈련이 이루어졌다. 1998년 인도의 핵실험에 대한 반발로 ‘G7’의 경제제재에 호주가 동참한 이후 인도와 호주의 관계가 껄끄러웠다는 점에서 호주의 참여는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인도와 중국과의 국경분쟁은 인도가 ‘쿼드’에 참여하는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비동맹 외교를 지향한 인도는 어느 국가와도 군사동맹을 맺어 오지 않고 있다. 2017년 11월 ‘쿼드’가 재결성되기 수개월 전 인도는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상하이 협력 기구’에 가입한 바 있으며 작년 쿼드 4개국의 ‘합동해상훈련’ 시점에는 인도 총리가 ‘상하이 협력 기구 화상 정상회의’에 참여하기도 하였다. 이것은 인도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쿼드’를 활용하면서도 전통적인 등거리외교를 포기하지 않았음을 말해준다. 결국 인도의 등거리외교의 결과가 ‘쿼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가지면서 우리의 행보를 가져갈 필요가 있다.

    미7함대와 쿼드3국 해군이 연합하면 중국해군을 넘어선다. (출처- 헤리티지연구소)

    둘째, 한반도가 미중 간의 군사 대결의 장이 되어서는 안된다. 미 해군과 중국 해군의 전력격차는 여전하다. 먼저 타격전단의 핵심인 항공모함에서 미국(원자력추진)과 중국(디젤추진)간에 격차가 크다. 중국은 아직도 항공모함과 함재기 운용을 습득하는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중국의 항공모함은 실전용이라기보다는 주변국 압박 차원에 더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다음으로 미 해군의 함정은 ‘알레이 버크급 이지스 구축함’과 구형인 ‘타이콘데로가급. 이지스 순양함’으로 대부분 구성되어 있으나 중국 해군은 그동안의 전력 증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노후화된 군함과 소형함정의 비중이 크다. 중국이 052C, 052D, 055형의 최신형 구축함을 계속해서 건조하고는 있으나 미국도 ‘알레이 버크급 Flight IIA’에 이어 ‘Flight III’를 건조하며 격차를 계속 유지하려 한다.

    마지막으로 중국은 미 해군과의 격차를 ‘둥펑(동풍)’으로 불리는 ‘중거리탄도미사일(SRBM)’ 전력으로 상쇄하려 해왔다. 특히 둥펑 미사일 중 ‘DF-21D’는 중국의 ‘A2AD(반접근/지역거부)전략’의 핵심전력으로써 항공모함 타격이 가능하다는 ‘대함탄도미사일(ASBM)’이다. 그러나 미사일로 해상의 이동물체를 타격한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며 미국도 이에 대응하여 SM-3와 SM-6 같은 요격미사일을 보유하고 있다. 미 해군은 ‘분산된 치명성(Distributed Lethality)’이라는 전략을 가지고 유사시 공세적인 수상전도 마다하지 않을 준비를 하고 있다.

    여기에 더하여 미국은 ‘INF’로 불리우는 ‘중거리핵전력조약(Intermediate-Range Nuclear Forces Treaty)’에서 탈퇴한 후 사거리 500Km급 ‘중거리탄도미사일’을 새로이 시험 발사한 바 있다. 중국의 미사일방어체제가 견고하지 못한 상황에서 미국의 ‘중거리탄도미사일’은 중국에 대한 미국의 재래식 전력의 우위를 확고하게 해 줄 것이다. 결국 남중국해에서의 미중갈등에서 미국은 중국이라는 새로운 경쟁자 앞에 ‘진입장벽(Threat of entry of new competitors)을 세워 값비싼 가격으로 진입비용을 전가하려는 전략이고 당장의 열세를 잘 알고 있는 중국은 당분간 미국과의 본격적인 경쟁을 회피하는 대신 경제발전에 매진하며 ‘대외협상력’을 뒷받침해줄 수 있을 정도의 전력 증강에 집중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미국은 주한미군이 보유한 사거리 300km급의 전술지대지미사일 ‘에이테킴스’(ATACMS)를 장래에 현재 개발 중인 차세대 정밀타격미사일인 ‘프리즘’(PrSM, Precision Strike Missile)으로 교체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 최우선 국립외교원 교수는 미국이 배치를 요구할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있으나 ‘프리즘’의 예상 사정권에 북해함대 사령부가 있는 ‘산둥반도’의 ‘칭다오’와 ‘랴오둥반도’의 ‘다롄’, 산둥반도 전역의 미사일발사기지 등 중국의 여러 전략 거점들이 포함된다는 점에서 이 미사일이 한국에 배치가 될 경우 한반도가 미중 간의 군사력 대결의 장으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 그러므로 미국의 중거리탄도미사일 배치를 한반도에 허용해서는 안된다.

    셋째, 한국 외교는 ‘전략적 모호성’ 전략을 견지해야 한다. 미중 관계에서 우리 행정부의 정책 기조인 ‘전략적 모호성(strategic ambiguity)’을 비판하고 ‘전략적 명확성(strategic clarity)’을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전략적 모호성’을 ‘기회주의’, ‘눈치보기’라는 프레임을 씌어 비하하고 미중 사이에서 중간자적인 입장을 취하거나 등거리외교를 하지 말 것을 요구한다. 그러나 이들의 인식은 국민의 정서와는 많이 동떨어져 있다.

    (출처 – 동아시아연구원)

    동아시아문제연구원이 2019년 11월에 발표한 ‘문재인 정부 외교안보정책 중간평가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69.9%의 국민이 ‘미중 갈등 시 한국이 중립을 지켜야 한다’고 답했고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의 참여’에 대해서는 양쪽 모두 참가(23.6%), 양쪽 모두 불참(23.6%),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에 참가(26.7%), 잘 모르겠음(25.3%) 순으로 나타났다. 중국에 대한 비호감도(73.1%)가 높고, 중국의 부상이 한국에 위협(66.9%)이라는 인식이 강함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여론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한쪽에 편향된 선택을 하지 않고 있다.

    통일연구원이 2020년 1월에 공개한 국민의식조사도 같은 흐름이다. 국제사회의 리더로서의 역할이나 국가지도자에 대한 인식 모두 중국이 미국보다 더 부정적인 응답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외교를 해야 한다는 비율이 56.1%였고 미국과 중국 어느 나라가 더 중요하냐는 질문에도 안보분야 ‘미중 모두 중요’(52..1%), 경제분야 ‘미중 모두 중요’(58%)가 나왔다. 통일연구원 조사 역시 국민들이 미중경쟁구도에서 만큼은 어느 일방에 대한 지지를 기피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과 중국 모두의 지지를 받았던 반기문은 유엔 사무총장에 당선이 된 반면, 미국의 지지는 받았으나 중국의 지지를 받지 못했던 유명희는 WTO 사무총장 선거에서 결선에 오르는데 만족해야만 했던 전례가 있다. 쉽게 말하면 ‘전략적 모호성’은 ‘줄타기 외교’이고 ‘전략적 명확성’은 ‘줄서기 외교’이다. ‘전략적 모호성’은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우리 상황에서 위험을 어느 정도 회피(hedging)할 수 있는 차선책이다. ‘전략적 명확성’은 결국 우리가 미국에 편승(bandwagon)하되 중국의 예상되는 보복은 ‘쿼드’와 같은 집단지성의 힘으로 충분히 막아낼 수 있다는 전략이다. 그런데 북한과 미국을 여러 나라의 힘으로 추동하여 핵협상 타결 이후에도 북미의 비핵화 프로세스 실천의지를 강제하려 했던 ‘6자회담’이 결국 실패했음을 상기해 본다면 과연 ‘쿼드’가 우리에게 안정적인 보호장치가 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맺음말

    지도 위에 ‘쿼드’ 4개국을 연결하는 선을 그으면 ‘다이아몬드’ 형태가 된다.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의 해상실크로드(일로)는 ‘진주목걸이’라는 별칭이 있다. 이들 진귀한 보석들이 안전과 번영의 길로 한국을 이끌겠다며 우리를 유혹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2019년 8.15 경축사에는 이에 대한 답으로 ‘대륙과 해양을 아우르며 평화와 번영을 선도하는 교량국가가 되고자 합니다.’라는 문구가 들어가 있다. 특정 국가에 줄서지 않겠다는 말이다. 그러나 ‘교량국가’가 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외교 전략을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신남방정책과 신북방정책을 통해 한국 외교의 다변화가 이루어지고는 있으나 엄밀히 말하면 미국이 용인할 수 있는 범위 안에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신남방정책의 핵심인 인도와 신북방정책의 핵심인 러시아와의 협력수준을 비교해 보면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한국은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러시아 경제제재에 동참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을 의식해서 유엔 안보리 제재에서 제외된 하산∙나진프로젝트의 참여를 주저하고 있다.

    ‘문재인 행정부’의 외교구상인 ‘동북아플러스 책임공동체’는 ‘동북아 평화협력 구상’, ‘신북방 정책’, ‘신남방정책’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대북강경노선을 제외하면 ‘박근혜 행정부’의 외교구상과 비슷한 부분이 많다. 오히려 ‘문재인 행정부’가 ‘박근혜 행정부’의 외교구상을 좀 더 구체화하고 체계화했다고 할 수 있다. 전임 행정부의 문제점은 지나친 친미 성향과 대북압박으로 인해 전략에 부합하는 실행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문재인 행정부’에게 필요한 것은 반 발자국 앞으로 나아갈 ‘용기’라고 보인다.

    필자소개
    국방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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