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린우리당 선거법 개정 최대 우군은 이명박?
        2006년 11월 09일 06:2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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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나라당내 친이명박 쪽 인사로 분류되는 이재오 최고위원과 공성진 의원이 9일 잇달아 개방형 예비경선제(오픈 프라이머리)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같은 당 강재섭 대표가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을 위한 여당의 선거법 개정안을 비판하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전날 선거법 개정안을 제출한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의 집안싸움을 은근히 반기는 눈치다.

    한나라당 이재오 최고위원은 9일 <레디앙>과 전화통화에서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에 반대하는 것은 당론이 아니다”라며 “아직 그 문제를 당에서 깊이 있게 논의하지 않았으니까 논의를 통해 (반대 입장이) 바뀔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재오 "오픈 프라이머리 반대 당론 아니다"

    이 최고위원은 당내 경선 유불리를 떠나 내년 대선 집권을 위해서는 오픈프라이머리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여당의 제출한 선거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이 최고위원은 “정당간 중복 투표의 가능성을 막아뒀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해 굳이 처리를 막을 이유가 없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여당의 선거법 개정안이 역투표를 막기 위해 특정 정당의 당원은 물론 한 정당의 경선에 참여한 선거인 역시 다른 정당 경선의 선거인이 될 수 없도록 했기 때문이다.

    같은 당 공성진 의원도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제는 ‘오픈프라이머리’가 우리에게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며 “시대적 당위일지도 모른다”며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을 강조했다.

    공 의원은 2002년 대선을 거론하며 “한나라당이 민주당의 국민경선제를 반대하다 결국 ‘선거에, 정치에 2등은 없다’는 진리를 새삼 확인했을 뿐”이라며 “그런데 지금 한나라당은 지난 2002년과 똑같은 이유를 들어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에 반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성진, 정권교체 위해 악마와도 손 잡을 수 있다

    그는 “중요한 것은 어떻게 하면 지난 대선 패배의 뼈아픈 전철을 다시 밟지 않을 수 있을까 하는 것”이라며 “대선 승리,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한나라당은 ‘악마와도 손을 잡을 수 있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에 반대 입장을 거듭 표명해왔다. 전날 강재섭 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연설에서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을 위한 선거법 개정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물론 김형오 원내대표와 김성조 전략기획본부장 등 원내 지도부들도 여당의 선거법 개정을 저지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한 바 있다.

    이러한 당의 기존 입장을 한나라당 ‘2인자’로 꼽히는 이재오 최고위원이 반박하고 나선 것인 만큼 논란이 확산될 전망이다.

    특히 이재오 최고위원과 공성진 의원은 한나라당 대권주자 중 1명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가까운 인사로 알려져 있다. 이 최고위원은 이명박 전 시장이 최근 당의 경선 방식 결정에 따르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 이 전 시장은 당이 결국 오픈프라이머리를 받아들일 것이라는 기본 인식을 바탕으로 말한 것으로 결국 “오픈프라이머리를 하자는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었다.

    결국 친박근혜 쪽으로 분류되는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 체제의 오픈프라이머리 반대 입장에 대한 이들의 ‘반대’ 주장은 “어떤 경선 방식도 상관없다”던 이명박 전 시장의 복심이라는 분석이다.

    여당, 한나라당 대권주자 1등과 넘버투가 찬성한다는데

    한나라당내 대권주자 밥그릇 싸움에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을 위한 선거법 개정안을 내놓은 여당은 내심 반기는 눈치다. 선거법 개정안에 대해 야당들이 모두 반대 입장을 밝혀 법안 처리에 난관이 예상되는 가운데 한나라당 내부에서 찬성 의견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열린우리당 우상호 대변인은 <레디앙>과 통화에서 “한나라당이 선거법 개정안 내용을 잘 모르고 오해도 많다”며 “오픈프라이머리를 강요하는 법안이 아니라 오픈 프라이머리도 할 수 있게 열어놓은 것이어서 한나라당이 긴장할 내용은 없다”고 주장했다.

    우 대변인은 특히 “한나라당 내부에서도 도입하자는 의견이 있다”며 “한나라당 넘버투인 이재오 최고위원이 찬성 입장이고 지지율 1위를 달리는 후보 쪽에서도 원하는데 내부 검토나 토론도 없이 반대 입장을 밝히는 것보다 합리적 토론을 거쳐 입장을 정해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나아가 우 대변인은 한나라당 대권주자간 권력 다툼이 여당의 선거법 개정안 처리 전망에 긍정적이라고 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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