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중간선거, “부시의 패배, 이라크전의 패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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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11월 09일 06:2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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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중간선거가 민주당의 압승으로 끝났다. 민주당이 이기고 공화당이 진 가장 큰 이유는 이라크전쟁이었다. 미국 유권자들은 이라크전쟁이 잘못되었음을 표로 말해주었다. 중간 선거를 바라보는 외신 보도를 요약했다. 

    <보스턴 글로브>

    중간선거는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 전쟁에 대한 찬반투표의 의미를 띤다. 민주당의 승리는 이라크전쟁의 종식을 뜻하진 않지만, 각종 이유를 들이대며 전쟁을 밀어붙여온 부시 대통령의 능력이 종말을 고했음을 뜻한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전쟁이 대량살상무기를 폐기하고 중동에서 민주주의를 건설하며 테러리즘을 물리치기 위한 전쟁이라고 오랫동안 주장해왔다. 하지만, 이라크에는 대량살상무기가 없었고, 사담 후세인 정부와 알카에다 사이에 어떤 연관도 발견되지 않았다.

    부시 대통령은 보통의 미국인들이 이라크전쟁을 바라보는 시각이 자신의 것과 같다고 믿었지만, 중간선거 시작부터 미국인들은 부시의 리더십을 더 이상 신뢰하지 않음을 보여주는 징후를 확실히 보여줬다.

    <가디언>

    2년 전 오늘 아침, 조지 부시는 미국이 국가적 신뢰와 확신을 자신에게 보내줬다고 말했다. 그리고 2년이 지난 지금, 미국인들은 정반대의 결론을 내렸다.

    미국인들은 2년 전 자신들이 다시 뽑아줬던 부시에게 이라크 정책을 바꾸라고 직접적인 경고를 보냈다. 환호성은 미국 내에서만 들리는 게 아니다. 지구 곳곳에서 환호성을 들을 수 있다.

    부시 행정부는 겸손하지도 타협하지도 않았다. 지난 6년 동안 부시 행정부는 공화당이 지배하는 의회를 자기편으로 두었다. 그러나 앞으론 아니다. 어젯밤 민주당원들은 현대 미국사에서 가장 파당적이었던 공화당의 의회 지배를 끝장냈다. 이라크 덕분이었다.

    이번 선거는 조지 부시의 패배이자 이라크전쟁의 패배다. 이라크 철군계획이 중심 문제로 떠올랐다. 지금 워싱턴 정가에는 럼스펠드 국방장관이 사임을 청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이라크 문제는 곧 끝나지는 않을 것 같다.

    <AP>

    미국의 유권자들은 부시 대통령에게 화가 단단히 났다. 그들은 워싱턴의 스캔들에 약이 올랐고, 이라크 전쟁에 짜증나 있다. 1994년 공화당으로 넘어갔던 중산층 유권자들이 올해 민주당으로 돌아왔다.

    출구조사는 무당파 유권자들도 중산층의 뒤를 따랐음을 보여준다. 히스패닉계의 3/4이 민주당을 지지했다. 흑인들은 압도적으로 민주당 편이었다. 조사 대상의 1/3 이상이 부시에 반대하기 위해 투표하러 간다고 답했다. 유권자의 75%가 부시의 대통령직을 지지하지 않았고, 30%는 부시에게 분노했다.

    부시는 민주당이 이라크에서 도망치려 한다고 경고했는데, 많은 유권자들에겐 (이라크에서 도망치는 게) 좋은 생각으로 비춰지는 것 같다. 조사대상의 29%는 완전철군을 원하고, 26%는 일부를 철수시켜야 한다고 생각하며, 37%는 현행 이상으로 군대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열에 여섯은 이라크전쟁으로 미국의 장기적인 안보가 나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들 가운데 66%가 민주당에 투표했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

    부시 대통령을 둘러싼 모든 것이 달라졌다. 공화당 일당 지배가 끝났다. 유권자들은 변화, 특히 이라크전쟁의 변화를 원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공화당이 이라크전쟁의 정치적 구심을 상실한 점이다. 이는 출구조사에서 잘 드러난다. 자신을 무당파라 말한 유권자들이 민주당을 강하게 지지했다. 온건파라고 한 이들도 마찬가지다.

    열에 네 사람이 부시에 반대하려 투표했다고 말했다. 사회보장제도의 악화, 허리케인 카트리나에 대한 정부의 실책, 식물인간 테리 스키아보의 안락사 권리를 향한 보수파의 공격, 무엇보다도 이라크전쟁 때문에 부시와 공화당의 정치적 자산은 말라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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