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스코 임원들, 미공개
    정보 이용해 자사주 매입
    노조 고발 "사익 실현 죄질 안 좋아"
        2021년 03월 09일 05:1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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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정우 포스코 회장 등 포스코 임원이 미공개정보를 이용해 주식을 거래한 혐의로 검찰 고발됐다.

    금속노조·민변 민생경제위원회·참여연대 경제금융센터는 9일 오전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정우 회장을 포함한 포스코 임원 64명이 미공개 중요정보를 이용해 자사주를 사들였다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등을 위반한 혐의로 이들을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포스코의 대부분 임원들이 모두 본 건 범죄 행위에 관여될 정도로 회사의 내부 통제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사진=금속노조

    앞서 포스코 이사회는 2020년 4월 10일에 이사회를 열고 4월 13일부터 1년간 1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하겠다고 의결했다. 문제는 최 회장 등 임원들이 자사주 매입 계획을 외부에 공개하기 직전에 포스코 주식을 대량으로 사들였다는 점이다.

    이 단체들에 따르면, 포스코의 전략기획본부장과 글로벌인프라부문장을 겸직하는 전중선 포스코 부사장은 2020년 3월 12일에 포스코 주식 1천주를 매입했다. 바로 다음 날엔 포스코의 자사주 매입 실무를 총괄한 임승규 재무실장이 300주를 사들였다. 최 회장 역시 3월 17일 615주를 매수했고, 다음 날 장인화 사장도 500주를 매수하는 등 임원 총 64명이 연이어 자사 주식을 매수했다. 이런 식으로 임원 64명이 취득한 포스코 주식은 총 19,209주(주당 170,000원 기준 약 32억원)다.

    1조원 규모의 자사주는 포스코의 2019년도 순이익(별도기준)과 비슷한 규모일 뿐만 아니라 시가총액 15조 5천억 원의 6.44%에 해당하는 엄청난 규모다. 이 단체들은 “투자자의 투자 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중요한 정보”라며 “위 자사주 매수 계획이 발표된 날 포스코 주가는 1만 3,500원 상승했다”고 짚었다. 호재성 공시를 앞두고 임원들이 사전에 주식을 사들여 사적 이익을 취하려 했다는 주장이다.

    포스코 측은 코로나 팬더믹으로 회사 주가가 급락해 임원들이 자발적으로 주식을 매입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가 하락 시 회사의 임원들이 책임경영 차원에서 회사의 주식을 매입하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포스코 임원들과 같이 회사의 호재성 공시 직전에 자사 주식을 매입하지 않는다는 게 이 단체들의 설명이다. “회사의 호재성 공시가 나갈 예정이었기 때문에 아무런 경제적 위험 부담 없이 자사 주식을 매입했던 것으로 이는 미공개 내부정보를 이용해 거래한 것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자사주 매입 이전 회사의 자사주 물량은 전체 발행주식의 8.1%에 달했고, 자사주 매입 계획이 완료될 경우 포스코가 최종적으로 12~13%의 지분율을 확보해 1대 주주인 국민연금 지분과 맞먹는 지분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포스코는 회사의 자사주 매수를 대단히 빈번하게 진행했는데, 회사 내부 지분율을 높이는 것이 장려되는 분위기가 만연한 상황에서 주가가 하락한 틈을 타 대규모로 진행했던 것”이라며 “종국적으로는 이를 통한 내부지분 상승으로 자신들만의 카르텔을 형성하려는 데에 그 의도가 있다고 보인다”고 주장했다.

    특히 산업재해 청문회에 불려 나올 정도로 산재가 빈번하게 벌어지는 포스코에서 회사의 이익을 산재 예방에 사용하지 않았던 점도 비판 받고 있다.

    이 단체들은 “회사의 순이익 1조원을 산업재해 사망사고 예방에 사용하는 것이 회사의 사회적 위치에 부합하지만, 임원들은 포스코가 주인이 없는 회사임을 악용해서 자사주 매입을 앞두고 사익을 실현했다는 점에서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도덕적 해이가 땅에 떨어진 상태로 향후 이와 유사한 범죄행위가 반복될 위험성이 매우 높다”며 “이들의 행위에 대해서는 면밀한 수사를 통해 준엄한 심판이 있어야 하며, 이사회 결의 직전 1달 동안의 회사 내부 자료에 대한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가 절실히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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