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변희수 하사 죽음에
    인권단체 등 일제히 애도
    국방부 "안타까움 사망에 애도···성전환자 군복무 제도개선 논의 없어"
        2021년 03월 04일 01:3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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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전환 수술 이후 강제 전역 처분을 받아 법정 다툼을 이어가던 변희수 전 육군 하사가 사망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인권단체와 일부 정당이 일제히 애도를 표했다.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은 4일 “군인이자 트랜스젠더로서, 트랜스젠더이자 군인으로서, 용기 있게 자신을 드러냈고 사회에 울림을 주었던 고 변희수 하사님의 삶을 추모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20년 초 자신이 트랜스젠더임을 밝히며 군인으로서 계속해서 복무할 것을 이야기했던 그 모습을 기억한다. 성별 이분법적이고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가 존재하는 군 내에서 성별정체성을 드러내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을 했을지, 그럼에도 자신을 당당히 드러낸 그 용감한 목소리를 기억한다”고 덧붙였다.

    무지개행동은 “고인이 용기 있게 자신을 드러낸 그 모습에 의해 모두가 위로받고 공감하며 힘을 얻을 수 있었다. 존엄하고 동등하며 마땅한 권리를 누려야 하는 존재들로서 우리가 이제 고인의 운동을 이어받겠다”며 “고 변희수 하사님의 명복을 빌며, 더 이상 차별과 혐오 없는 세상에서 편히 쉬시기를 바란다”고 추모했다.

    트랜스해방전선도 ‘당신이 있어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는 제목의 추모의 글을 발표했다.

    이들은 “어디에나 존재하고 있지만 어디에도 존재할 수 없었던 트랜스젠더의 삶을 이제는 더는 증명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끝까지 연대하고자 했다”며 “죄송하고 감사하다. 수많은 트랜스젠더퀴어 당사자들은 변희수 하사님의 용기 있는 선택을 보며 힘을 얻었고, 위로를 받았으며, 우리가 언제 어디에나 존재한다는 사실을 지금 여기에서 공유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트랜스젠더는 지금도 당신의 곁에서 학생으로, 직장인으로, 가족으로, 지인으로, 노동자로, 그리고 군인으로 존재하고 있다”며 “고 변희수 하사님의 명복을 빈다. 잊지 않겠다”고 추모했다.

    민주노총은 성명을 내고 “한 달간 트랜스젠더 세 명의 부고를 접했다. 알려지지 않은 이들의 죽음은 더욱 많을 것”이라며 비통한 심경을 밝혔다.

    민주노총은 “변희수 하사의 바람은 단 하나, 트랜스젠더 군인으로 살아가는 것이었다. 그것은 특별한 것도 아니고 국가인권위와 유엔마저 촉구할 정도로 당연한 권리였습니다. 국방부가 죽였다”며 변 전 하사에게 강제 전역 처분을 내린 국방부를 비판했다.

    이 단체는 “유력 시장후보가 ‘(성소수자) 안볼 권리’를 떠들고, 정치한다는 자들이 너도나도 나서서 성소수자 걷어차며 매표를 일삼으며, 15년이 지나도록 차별금지법 하나 없는 세상에서 성소수자들은 넘쳐나는 혐오와 차별로부터 자신을 지킬 변변한 법과 제도 하나 갖지 못했다”며 국회와 정부의 책임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민주노총은 잊지 않겠다. 혐오와 차별로 가득한 세상에 온몸으로 파열구를 낸 ‘보통의 트랜스젠더들의 위대한 용기’를 기억하고 응답하겠다”며 “트랜스젠더 노동자들이 자신의 모습으로 일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정의당은 이날 국회 본청에 있는 당대표실 앞에 변 전 하사 추모 공간을 마련했다.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은 이날 오전 국회 브리핑에서 “트랜스젠더 군인인 변희수 전 하사가 우리 곁을 떠났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그는 “성소수자에게 생존 그 자체가 투쟁이고 저항의 전부 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 참담하다”고도 했다.

    조 대변인은 “‘모든 성소수자 군인이 차별받지 않는 환경에서 각자 임무와 사명을 수행할 수 있었으면 한다’는 고인의 말을 되새기겠다”며 “정의당은 모든 이들이 ‘오늘’을 살아갈 수 있도록, 모든 이들의 꿈이 오롯이 존중받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데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오승재 청년정의당 창당준비위원회 대변인도 별도 논평을 내고 “변희수 전 하사의 죽음은 정치의 책임이라는 것을 통감한다”며 “변희수 전 하사의 죽음에 300명 모든 국회의원들이 책임을 통감하기 바란다. 모든 국회의원들은 변 전 하사의 죽음을 함께 애도하고, 차별금지법과 성소수자 권리 보장을 위한 입법에 이제부터라도 적극 나서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변 전 하사에 대해 강제 전역 처분을 내린 국방부도 애도를 표했다. 문홍식 국방부 부대변인은 “고 변희수 전 하사의 안타까운 사망에 애도를 표한다”면서도 “현재 성전환자 군복무 관련 제도 개선에 대해 구체적으로 논의한 바는 없다”고 밝혔다.

    변 전 하사는 군 복무 중이던 2019년 11월 부대의 허락은 받고 성전환 수술을 받았다. 그는 이 후에도 여군으로서 계속 군 복무를 하길 원했다. 그러나 육군본부는 국가인권위원회의 긴급구제 결정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1월 ‘강제 전역’ 처분을 결정했다.

    이에 변 전 하사는 전역 처분 취소를 위한 소송을 제기하는 등 군과 법정 싸움을 이어오던 중 이날 오후 청주시 상당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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