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식 개발계획은 나도 가지고 있다"
        2006년 11월 07일 10:36 오후

    Print Friendly, PDF & Email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2002년 방북 당시 만경대 방문 여부 논란과 관련 적극적으로 부인을 하고 나섰다. 또한 이를 주장한 민주노동당을 향해 “공당이 그래서는 안된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박근혜 전 대표는 7일 오후 여의도 모처에서 인터넷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만경대 생가를 가지 않았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2002년 방북 당시 박 전 대표의 만경대 관광을 보도했다 수정한 연합뉴스 해당 기자가 작성했다는 기사 수정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만경대 기사는 연합뉴스의 오보

    박 전 대표 측의 요청에 따라 연합뉴스측이 전달한 내용은 ‘2002년 5월 16일 오전 7시 1분, 7시 2분에 방북기 1, 2가 나감. 당일 8시 58분에 고침 기사 나감. 고침 내용. 16일 오전 송고한 박근혜 의원 방북기 본문 70번째 줄의 ‘오찬 뒤 평양 팔경 중 2경이 있는 모란봉과 김일성 주석 생가가 있는 만경대 관광길에 나섰다’를 ‘오찬 뒤 평양팔경 중 2경이 있는 모란봉을 찾았다’고 수정한다고 공고’였다.

       
     ▲ 인터넷 매체 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
     

    박 전 대표는 “당시 연합통신 기자 한 분이 구술로 한 것을 받아 적어 인터넷에 (기사를) 올렸다”며 만경대 소년 궁전이라고 분명히 말했는데 ‘만경대’하면 선입견이 있어선지 김일성 생가가 있는 만경대라고 써서 인터넷에 올라온 잘못된 기사를 보고 바로잡았다”고 밝혔다.

    한편 주체사상탑 방문에 대해서는 “서울에도 63빌딩이 있고 남산타워가 있듯이 평양 시내를 한눈에 볼 수 있다 해서 관광차원에서 간 것”이라며 “당시 아리랑 축제가 열리고 있었지만 아리랑 축제도 가지 않겠다, 만경대도 가지 않겠다는 것을 조건으로 분명히 하고 방북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노당, 공당이 그래서는 안된다

    특히 박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만경대 방문을 주장한 민주노동당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그는 “민주노동당 지도부가 핵실험을 하자마자 북한을 방문한 것을 합리화시키기 위한 목적인지 사실도 아닌 것을 자꾸 트집 잡는데 공당이 그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개인 자격으로 평양을 방문해 국민의 숙원인 이산가족상봉, 공동 댐 조사, 국군포로 생사 확인 등을 다 이루고 왔는데 민주노동당은 지도부가 모두 갔음에도 불구하고 이뤄 놓은 게 하나도 없지 않냐”며 “가서 했다는 게 핵실험 유감 표명이라는데 서울에 앉아서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것 아닌가”하고 꼬집었다.

    박 전 대표는 “민주노동당이 만경대 참배를 합리화시키기 위해 관심 돌리기 위한 방법인지 (모르겠지만) 통일부에서도 그게 사실이 아니라고 확실히 밝히지 않았냐”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만경대와 주체사상탑이 무엇이 다르냐는 민주노동당 등 일부의 지적에 대해서도 “민노당이 없는 이야기를 만들어 계속 이야기하고 거짓말을 하는 것이 문제”라고 답을 피해갔다. 그는 인터넷에서 출력했다는 평양시 중심부 안내도까지 직접 펼쳐 보이며 “평양에 가본 (민주노동당) 사람들이 거리를 훤히 알면서도 거짓말을 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이 고발을 통한 진위 여부를 가리자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는 “실무적 차원에서 고발도 검토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고 검토할 수도 있다”며 하지만 “법적 대응이니 이런 것이 문제가 방북한 것을 여러 가지로 호도하는 차원에서 있지도 않은 일을 물고 늘어지고 트집 잡는 공당의 태도와 신뢰성의 문제”라고 말했다.

    북핵 해법 제시했지만 야당 대표라서…

    한편 박 전 대표는 이날 최근 ‘대북특사 수용’을 시사한 것으로 비쳐진 북핵 문제 해결 발언과 관련 “특사를 염두에 두고 한 말은 아니지만 정 필요하다면 특사 문제도 생각해볼 수 있다”는 입장을 직접 밝히기도 했다.

    박 전 대표는 북핵 해법과 향후 대북 정책에 대한 질문을 받고는 “당 대표 시절 대북문제를 한두 번 이야기한 게 아닌데 너무 관심이 없었던 게 아니냐”면서 서운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포용정책에 대해 원칙적으로 찬성한다”며 “원칙과 한계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튼튼한 안보 전제가 돼야 한다고 누누이 강조해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 대표 시절 중국, 미국, 일본을 방문해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경우 줄 수 있는 모든 인센티브와 핵을 고집할 경우 갖는 암울한 미래를 6자회담 5개국이 분명히 밝혀 북한이 전략적 선택을 하게 하는 (대북정책) 제의를 했고 세 나라 모두 찬성하고 좋은 생각이라고 했다”며 “하지만 야당 대표 주장을 정부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소용이 없으니까, 야당의 한계로 그 카드를 한 번도 써보지 못하고 핵실험 상황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명박 국토개발계획? 그 정도는 나도 있다

    박 전 대표는 한나라당의 또다른 대권주자로 최근 지지율 격차를 벌이고 있는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연계된 질문에는 뼈 있는 답변으로 각을 세우기도 했다. 지지율에 대해서는 “지지율이라는 것은 오를 때도 있고 내릴 때도 있고 그런 것”이라며 “지지율에 따라 이랬다 저랬다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전 시장과 지지율 격차 분석과 관련 박 전 대표는 “정치하면서 가장 큰 단점을 묻는 질문에 여성이라고 답한 일이 있다”며 “그것을 실질적으로 보여준 게 핵실험과 관련된 (지지율) 결과”라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그는 “막연히 여성이면 약하지 않나, 위기 때는 어렵지 않겠는가 하는생각이 국민들 마음에 반영돼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마초맨 같이 근육이 크고 목소리가 큰 사람이 강한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국가를 위해 지켜야 할 원칙이나 소신을 흔들림 없이 지키는 것이 더 강한 것인가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며 국가보안법, 사학법 장외투쟁 등의 예를 들며 “결국 국민들은 알아준다”고 강조했다.

    이 전 시장이 최근 한나라당 경선 방식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서는 “당연한 일”이라며 “진작 그런 말을 했으면 이런 저런 여러 일들이 없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 전 대표는 간담회 후에도 지난해 당 혁신위에서 현행 경선 방식을 만든 과정을 언급하고 “홍준표(당시 혁신위원장)은 이명박 전 시장과 가까운 사람이지 않냐”며 “그쪽하고 가까운 쪽에서 만드는 게 나중에 이야기도 나오지 않고 낫다 싶어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이명박 전 시장의 내륙운하, 과학도시 건설 등에 대한 평가와 관련돼 박 전 대표는 “대운하, 과학도시를 보고 아젠다 선점이라고 하는데 솔직히 경제정책이나 국정운영이라기 보다는 국토개발 계획”이라며 “국토개발 계획이라면 저도 당 대표 시절 이미 내놨는데 야당 대표가 내놓은 거라 관심을 안 가져 모두 모르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박 전 대표가 밝힌 그의 국토개발계획은 강원도, 경상도, 전라도 해안선을 따라 개발하는 U자형 개발과 광주, 대구, 대전을 잇는 삼각형 과학 특구. 박 전 대표는 “(이 전 시장이) 과학도시를 이야기하는데 저의 과학 특구 개념은 이미 과학 도시인 대전, 광주 과학기술원, 대구 디지스트 등으로 이미 법안으로 만들어 진행하고 있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당 대표 시절 한나라당 정책은 모두 박근혜 정책

    박 전 대표는 “대표를 지내는 동안 외교 복지, 교육 전 분야에 굉장히 많은 정책을 내놨다”며 “그런 정책들이 저의 소신이고 경제철학으로 기본은 이미 다 나왔다”고 말해 결국 그가 당 대표를 지낸 시절 한나라당의 당론으로 발표된 정책들이 모두 자신의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는 간담회 후에도 “대표 시절 한나라당 정책은 제 정책”이라고 강조하고 다만 “홍준표 의원의 아파트 반값 등 이상한 정책은 빼고”라는 전제를 달기도 했다.

    박 전 대표는 “구체적인 로드맵을 지금도 계속 다듬고 있다”며 “정리가 되면 하나하나 발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안보와 외교”라고 말해 그가 내놓을 비전의 핵심을 시사했다. 또한 “말만 잘하면 뭐하나 책임지고 확실히 하는 게 중요하다”며 “어떤 포퓰리즘에도 빠지지 않고 원칙이 세워졌으면 지켜서 신뢰를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한 컨텐츠”라고 강조했다.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