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노골적인 개입에도 좌파 오르테가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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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11월 08일 09:1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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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디니스타 민족해방전선의 지도자 오르테가의 대통령 당선을 막기 위해 니카라과 주재 미국대사를 비롯해 미국의 전현직 우파 정치인들이 노골적으로 남의 나라 선거에 개입했음에도 불구하고, 니카라과의 대권은 결국 빈민을 비롯한 근로대중과 남미 좌파의 지원 속에 39%의 지지율을 얻은 오르테가의 수중에 떨어졌다.

선거 기간 내내 폴 트리벨리 니카라과주재 미국대사와 레이건 행정부 시절 백악관 보좌관이었던 올리버 노스 중령 같은 미국의 전현직 관리들은 전직 마르크스주의 혁명가가 주도하는 정부가 등장할 경우 미국은 연간 2억2천만 달러에 달하는 원조를 중단할 것이며, 양국 관계는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라고 니카라과 국민을 협박했다.

   
▲ 당선이 확정된 후 손흔들며 기뻐하는 오르테가 당선자 
 

80년대 산디니스타에 맞서 내전을 벌였던 우파 콘트라 반군을 육성했던 올리버 노스는 오르테가의 당선을 막기 위해 니카라과의 수도 마나과로 몸소 날아와 우파 후보 지원에 열을 올렸다.

<휴스턴 크로니클>에 따르면, 워싱턴에 소재한 경제정책연구센터 남미 전문가 마크 웨이스브롯은 미국의 노골적인 선거개입을 두고 “미국인들은 침공 위협만 빼고 다 했다”고 평했다.

개표 과정에서 우파 후보의 낙선이 확실시되자 미국 관리들은 오르테가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더욱 높였다. 카를로스 구티에레즈 미 상무장관은 미국의 니카라과 원조가 위험할 수 있다고 경고했으며, 부시 행정부의 다른 고위관리들도 니카라과가 중미자유무역협약(CAFTA)에서 배제될 수 있으며 미국에 거주하는 니카라과인들의 국내 송금이 막힐 수 있다고 협박했다.

월리엄 리오그란드 아메리칸 대학 교수는 “니카라과인들이 미국과의 관계 악화가 실제로 부정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걱정하지만, 미국의 개입으로 민족주의적 정서가 침해당했다고 느꼈으며, 이 때문에 오르테가에 대한 지지가 커졌다”고 분석했다.

이번 니카라과 대통령선거와 개표는 공평하고 투명하게 치러졌다고 평가받고 있다. <휴스턴 크로니클>은 미국의 재정지원을 받는 현지 NGO인 윤리투명성시민그룹 대표 파블로 아용이 “산디니스타가 선거에서 이겼으며, 우리 의견으론 이 결과가 최종적”이라고 평했다고 보도했다.

<보스턴 글로브>는 이번 선거를 지난 16년간의 자유시장 정책에 대한 국민심판(referendum)으로 평가하면서 우파 정부의 민영화와 친기업 정책으로 빈곤층의 세금 부담이 커진 대신 노동계층의 실질임금은 떨어졌으며 그 결과 니카라과 국민 다수가 우파 정치세력에 등을 돌렸다고 분석했다.

   
▲ 가난한 이의 승리를 기뻐하는 것일까? 산디니스타 깃발을 흔들며 뛰어가는 어린이
 

<보스턴 글로브>는 중소기업인이자 전직 산디니스타군 간부였던 알베르토 고메스가 “산디니스타의 승리는 가난한 사람들의 승리를 뜻한다. 대통령과 장관들이 의회에서 빈곤층의 목소리를 들려줄 것”이라고 환호했고, 감자칩을 파는 마리아 조세 갈레아노 루이스가 “우리는 1980년대 이래 세 번의 정부를 가졌지만, 그들은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고 일갈했다고 보도했다.

선거 전부터 미국은 하바드대학 출신의 백만장자 몬테알레그레를 지원했으며, 약체로 평가받은 집권여당 후보인 호세 리조를 향해서는 사퇴를 요구했다. 호세 리조는 대선후보를 그만두라는 미국의 요구를 거절했다.

부패한 집권당으로는 승산이 없을 것으로 판단한 미국은 신당을 창당하고 몬테알레그레를 집권 자유당에서 탈당시키면서까지 선거에 개입했으나, 미국의 꼭두각시 백만장자는 “부자들만을 위한 인물”이라는 낙인을 벗지 못하고 결국 좌초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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