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정부들, 사담 후세인 사형에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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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11월 07일 02:2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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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일 미국의 재정지원과 지도를 받는 이라크법원이 사담 후세인을 교수형에 처한다고 판결하면서 이라크에서 내전 발발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유럽 정부들이 후세인에 대한 사형집행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마시모 달레마 이탈리아 외무장관은 필립 두스트-블라지 프랑스 외무장관을 만나 “이라크 상황이 극적이고 어려운 상황에서 사담 후세인의 처형은 이라크를 사실상의 내전으로 밀어 넣을 것이다”면서 “이런 이유로 사형선고를 집행하지 말 것을 이라크 당국에 호소한다”고 말했다.

       
    ▲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
     

    두스트-블라지 장관은 “프랑스와 EU는 사형제에 반대하며, 전세계에서 사형제가 폐지되는 것을 보고 싶다”면서 “순전히 윤리적인 이유만으로도 사담 후세인을 사형해선 안 되며,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라크 상황이 대단히 우려되며 내전의 벼랑 끝에 서 있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도 영국 정부는 후세인 사형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블레어 총리는 이라크전쟁을 주도한 미영 동맹을 의식한 듯, 자신은 사담후세인이 처형돼야 할지를 직접 말하는 것을 거부한다면서 그것은 이라크인들이 결정할 문제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영국 정부는 공식적으로 사형제에 반대해왔다.

    블레어 총리는 한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사담이든 누구든 간에 사형에 반대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로마노 프로디 이탈리아 수상은 런던 방문 중 기자들과 만나 “이탈리아는 사담 후세인같은 극적인 경우에도 사형제에 반대하며, 우리는 후세인에 대한 사형집행이 이뤄져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U 의장국을 맡고 있는 핀란드도 지난 5일 “(EU)블록은 사형제에 반대하며 사담을 처형해선 안 된다고 믿는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러시아 정부와 로마 교황청도 후세인 처형에 반대하고 있으며, 세계적인 인권단체들인 국제사면위원회와 휴먼왓치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유럽 정부들의 후세인 사형 반대 입장에 대해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6일 한 TV 인터뷰에서 “전직 바트당 지도자의 운명은 이라크인의 손에 달려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것은 미국인이나, 솔직히 말해 유럽인이 논할 문제가 아니”라고 못 박았다.

    라이스는 “유럽의 사형제 반대는 오랜 역사를 가진 것으로 사담의 재판과는 상관 없다”면서 “이것은 이라크의 과정이지, 미국이나 유럽의 과정이 아니”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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