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쪽 기관들도 우리 방북 놓고 논쟁”
        2006년 11월 07일 09:3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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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동당이 남쪽 정당으로서는 핵실험 이후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왔다. 이번 방북을 놓고 당 안팎에서 논란이 빚어졌고 방북 이후에도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북한의 핵실험에 대한 분명한 유감 입장을 전달하고 돌아온 방북 대표단은 북측의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으로부터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원칙을 공유하고 “핵무기가 결코 동포들을 겨냥한 것이 아니며 미국의 제재와 압력이 없다면 내일이라도 폐기할 용의가 있음을 확인 받은 것”이 이번 방북의 최대 성과라고 밝혔다.

    방북대표단의 일원으로 평양에 다녀온 권영길 의원단 대표도 “한반도가 비핵화돼야 한다는 인식을 공유한 것도 큰 성과”라고 강조했다.

    권 의원은 “북측이 평양 순안공항에서부터 민주노동당이 인천공항에서 발표한 출국성명과 그 전에 밝힌 입장에 대해 문제삼고 심지어는 우리보고 ‘돌아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했다”면서 “김영대 조선사회민주당 위원장이 문성현 대표의 발언도중 말을 끊는 일도 있었지만 북측 고위 당국자에게 우리의 의사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권영길 의원은 “북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평화적 해결 의지를 전달했기 때문에 이제 미국이 진정으로 대화에 응해야 한다”며 “북이 무조건 복귀하면 6자회담 틀에서 다 풀린다고 한 만큼 그에 상응한 조치를 취하고 체제변환 의사를 철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 권영길 민주노동당 원내대표 (사진=매일노동뉴스)

    – 민주노동당의 이번 방북을 놓고 당 안팎으로 논란과 진통이 있었다. 이번 방북이 어떤 성과를 냈다고 평가하나. 

    = 민주노동당이 북한에 대해 핵실험과 핵보유에 대한 반대의 뜻을 전하고 북에서 만난 이사들과 한반도가 비핵화돼야 한다는 인식을 공유한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

    물론 한반도 비핵화라는 것이 원칙론일 수도 있지만 상호간 인식을 같이 함으로써 핵실험이 어떤 목적에서 진행됐던지 간에 종국에는 핵이 폐기되고 한반도가 평화의 땅으로 나아가야 함을 강조한 것이다.

    – 지난해에도 정당교류 차원에서 방북을 한 적이 있었다. 권 의원은 지난해에도 방북단에 포함됐었는데 지난해 방문과 비교한다면 어떤 차이점이 있었나.

    = 지난해는 방문 자체가 목적이었다고 할 수 있다. 남북간 최초 정당교류의 문을 연다는 목적에서 방문한 것이었고, 방문 자체가 교류의 출발점이었다. 그 발걸음 역시 가벼웠다. 하지만 이번에는 북한의 핵실험으로 야기된 국민들의 불안을 조금이라고 씻어내야 하는 역할이 민주노동당에게 있었다.

    더구나 민주노동당에 대한 비판적 시각, 음해하는 분위기 속에서 가는 방북길이어서 발걸음이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북에서도 머무르는 내내 긴장 속에서 나날을 보냈다.

    – 이번 방북에 대해 민주노동당이 북한의 입장만 대변해준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 한나라당식의 해석에 따르면 민주노동당이 북의 핵실험과 핵보유를 정당화해줬고, 북은 그런 의도와 목적으로 민주노동당을 초청한 것이 된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는 게 북에서 확인됐다.

    민주노동당 방북대표단이 북에 가기 전에 인천공항에서 발표한 출국성명과 그 이전에 당이 밝힌 북 핵실험에 대한 입장을 놓고 북에서 많은 논란을 있었음을 알게 됐다. 민주노동당이 핵시험에 대해 반대한다는 입장을 접하고 북측 당국이 초청해야 하나, 지금이라도 취소해야 되는 것 아니냐를 놓고 장시간 논의했다고 한다. 취소해야 한다는 견해가 우세했는데 시간적으로 이미 북경길에 올라 어쩔 수 없었다는 얘기를 해줬다.

    남쪽에서 민주노동당의 방북을 놓고 허가냐, 불허냐는 입장차가 부처간에 있었던 것처럼 북쪽에서도 기관들 간에 논의가 있었다. 이것만 봐도 단순히 민주노동당 불러들여서 활용하려고 계산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 민주노동당이 조선사회민주당과 교류를 한다고 했을 때부터 당 안팎에서는 ‘위성정당’이니 하는 지적이 있었다. 조선사회민주당과의 교류가 어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나.

    = 조선사회민주당은 어쨌든 북에 존재하는 정당이다. 물론 북의 독특한 국가체제 속에서 조선사회민주당이 정당으로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느냐는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하지만 조선사회민주당은 최고인민회의 대의원도 있고 6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조선사회민주당 아니라 북의 노동당과 교류할 수 있지 않느냐, 노동당과 교류하는 것이 맞지 않냐는 관점도 있다. 물론 민주노동당이 노동당과 교류할 수도 있다. 그러나 단계적 절차가 필요하다. 남쪽의 분위기도 감안해야 한다. 조선노동당과의 교류를 놓고 공격이 가해질 텐데 그 공격을 막아내면서 할 수 있는지도 생각해봐야 한다는 얘기다.

    다른 측면으로는 지난해 갔을 때는 교류가 목적이었으나 이번에는 실질적 논의를 하자는 것이 목적이었는데 실질적 논의를 위해서는 조선사회민주당과 한정된 교류냐, 범위를 벗어나야 하느냐의 문제가 대두된다.

    노동당과 만나는 것이 오히려 한반도 안보 더 나아가 동북아 안보와 관련된 문제를 푸는 실질적 길이 되지 않겠냐는 얘기가 이번 방북에서도 제기됐다. 앞으로 당내에서 이번 방북을 공식 평가해서 북과의 관계를 어떤 경로로, 어떤 주제를 갖고 맺어갈 것인가가 결정돼야 할 것이다.

    하지만 현단계에서는 조선사회민주당을 통한 만남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 김영대 조선사회민주당 위원장이 공식회담 석상에서 문성현 대표의 제안문 낭독중 말을 끊고 반박을 제기했다. 상당한 외교적 결례라고 볼 수도 있는데.

    = 당시 문성현 대표가 준비된 우리의 입장을 발표하면서 핵실험에 대해 유감을 표시할 때 김영대 위원장이 제지한 것은 사실이다. 국내에는 그것이 잘못 알려져서 웃으면서 진행됐다거나 진정성이 의심스럽다는 식으로 보도가 되기도 했는데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먼저 얘기하고 싶다.

    김영대 위원장은 공항도착시 영접을 나와 귀빈실에서부터 강하게 반발을 했었다. 인천공항에서 밝힌 출국성명서와 그 전에 발표한 민주노동당의 입장 제시하면서 ‘이것 때문에 온 거냐, 우리로선 받아들일 수 없는 것 아니냐’ 심지어 ‘돌아가야 되는 것 아니냐’고 얘기했었다.

    이에 방북대표단이 호텔에서 긴급회의를 가졌다. 중요한 것은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앞에서 당의 입장 밝히는 것이라고 의견을 모았고 중간 과정에서는 일정부분 달래는 것도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렇지만 조선사회민주당과의 첫 공식 만남에서는 유감을 표시했고 그 자리에서 더 악화시키면 우리가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이 무산될 수 있기 때문에 더 나가지 않았다. 그 문제만 갖고 전체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

    – 한나라당이나 보수진영과는 별개로 당내에서도 방북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 방북에 흔쾌히 동의하지 않는 시각은 두가지였다. 원천적으로 방북하는 것이 맞느냐는 것이 있고, 다른 한편으로는 국정원에서 민주노동당을 탄압하는 사건이 벌어졌는데 어쨌든 국민들 시각이 곱지 않는 상황에서 뭘 얻을 수 있을 것이냐, 음해에 보탬이 되지 않느냐는 것이었다.

    하지만 사건 터져서 가지 않으면 오히려 상황을 더 악화시키게 된다. 그래서 방북해야 된다는 결정을 내렸고 무엇보다 방북해서 민주노동당이 성과 거뒀다는 점에서 결과적으로 잘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 뜻하지 않게 만경대 방문이 논란이 되고 있다. 의례적인 방문코스여서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방문사실이 브리핑을 통해 전달되지 않고 조선중앙TV를 통해 전해져 그 이후 민주노동당 브리핑의 신뢰도가 떨어진 것은 사실이다.

    = 만경대 방문 사실은 대변인이 의도적으로 뺀 것은 전혀 아니다. 당시 소식을 북경을 경유해서 전달하고 서울소식도 북경을 경유해서 받아야 했고 통신이 원활하지 못해 긴 얘기를 할 수 없었다. 필요한 것만 얘기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방북의 목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핵문제에 대해 의견을 제시하고 그 입장을 듣는 것이었고 나머지 부분은 중요시하지 않았다.

    가면서 본말이 전도되는 빌미를 주지 말자고 조심은 했지만 통일부가 가서는 안 된다는 곳만 가지 않으면 큰 문제가 있겠냐는 좀 안이한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만경대 방문을 갖고 숨긴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라고 깊게 생각하지 못한 것은 실수다.

    – 지난해 방북에서 방문지를 놓고 꽤 논란이 있었다고 들었다. 올해는 어땠나.

    = 작년에는 심한 논란이 있었다. 북과 실무협상 과정에서 다툼도 있었고 언쟁도 있었다. 올해도 돌아올 때까지 신경전이 있었고 밀고 당기는 실무협상이 이어졌다. 긴장의 연속이었고 실무단은 다음날 일정을 두고 새벽녘까지 협상을 벌였다. 대표단도 새벽 2시 넘어서야 잠을 잤다. 남과 북이 서로 달라서 일어나는 일이었고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는 차원에서 풀어갔다.

    – 북측 공작원 접촉사건에 대해 북에서도 알고 있던가. 이에 대한 언급이 있었나.

    = 그 문제는 공식적으로 제기할 수 없는 문제다. 물을 수도 없는 것이고 묻는 것 자체가 우리의 위상의 문제다. 그런 것을 얘기한다는 것이 코미디다. 만에 하나 우리측에서 물어봤다 해도 답변을 했겠나.

    – 김영남 위원장과의 면담에서도 마찰이 있었나.

    = 마찰은 없었다. 김영남 위원장과의 만남에 중요한 의미가 있는 것이 있다. 김영남 위원장과의 만남은 의전적 만남으로 끝나는 것이 보통이다.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남측의 국회의장 정도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은데 국회의장 역할을 하는 사람은 따로 있고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정부를 총괄하는 수반이다.

    내각수반과 실무적 문제를 제기하고 답변을 듣는 것은 그쪽 의전에 벗어나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당국간 회담이나 이산가족 상봉, 남북정상회담 재개, 초당적 정치인 만남 등 여러 가지 사항을 제기했다.

    또 북측에서 대남관계를 다루는 실무자들과 대화를 통해 이러이러한 것을 김영남 위원장에게 묻겠다는 의사를 전달했고 그것이 김 위워장에게 전달됐음을 확인했다. 김 위원장이 검토해서 답변한 것이었기 때문에 상당한 무게를 둔 만남이었다.

    – 이산가족 상봉 재개 문제도 중요한 성과로 부각되고 있다.

    = 이제 우리 정부가 답할 차례이다. 북측은 미사일 시험발사 이후 우리가 취한 인도적 지원 중단에 대해 굉장히 분개하고 있었다. 인도적 지원중단 문제가 풀리지 않고서는 이산가족 상봉을 비롯한 모든 것이 착수될 수 없다는 판단을 했다.

    중요한 것은 김영남 위원장이 적십자 회담을 통해 논의할 수 있고 적십자 회담이 조속한 시일 내에 열릴 수 있다고 전해도 좋다고 한 것이고 북측이 남측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본다. 우리 정부가 전향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이산가족 상봉 뿐 아니라 당국 대화도 풀릴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고 6자회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방북 이후가 중요한 것 같다. 성과를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 북은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서 평화적 해결 의지를 전달했기 때문에 이제 미국이 진정으로 대화에 응해야 한다. 북이 무조건 복귀하면 6자회담 틀에서 다 풀린다고 한 만큼 그에 상응한 조치를 취하고 체제변환 의사를 철회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 미국이 응하지 않을 때 강력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

    – 이번 방북에서 본 인상깊은 장면이 있다면 소개해달라.

    = 북한이 많이 바뀌었다거나 개방됐다는 얘기를 많이 하는데 그런 한 대목을 볼 수 있었다. 굿네이버와 같은 대북지원 민간단체의 교류차원에서 만들어진 경성제약연구소라는 곳이 있다. 성공한 모델케이스 같은 곳인데 기업을 소개하는 비디오에서 “우리 경영진은 새로운 경영기법을 도입해서…” 이런 용어가 들렸다. 실제적으로 새로운 사고를 하는 것으로 보였다.

    북측이 개성공단을 상당히 중요시한다는 느낌도 받았다. 인도적 지원으로 받은 쌀은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등에 우선 배급되는데 남측이 인도적 지원을 중단했을 때 개성공단 노동자들이 출근을 제대로 못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출근율이 떨어졌다며 관리사무소에 확인해보면 나올 거라고 얘기를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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