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타 면제 가덕도신공항특별법,
    민주 “빨리 추진” 국힘 “기본 지켜야”
    정의당 "특별법은 선거 위한 매표 행위···폐기해야"
        2021년 02월 19일 01:4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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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불어민주당이 재보궐 선거 승리를 위한 ‘예비타당성(예타) 면제 조항 포함 가덕도신공항특별법’ 통과에 당력을 쏟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공항 건설에 예타는 “필수적인 조건”이라며 민주당의 특별법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취지를 밝혔다. 정의당은 안정성, 실현가능성, 환경 문제 등을 이유로 추진 계획 폐기를 요구하며, 가덕도 신공항은 보궐선거를 앞둔 “매표행위”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가덕도특별법, 2월 국회 안에 통과…예타 면제는 특별법 핵심”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국토위 전체회의에서 특별법을 처리한 후 오는 26일 본회의 처리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예타 면제 조항이 가덕도신공항특별법의 핵심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전날인 18일 소관 상임위원회인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교통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예타 면제 조항을 삭제하는 수정안이 논의되면서 당 지도부가 나서 논란을 진화한 것이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1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약속한 대로 2월 국회에서 가덕도 신공항을 되돌릴 수 없는 불가역적 국책사업으로 못 박겠다”며 “가덕도신공항은 지난 18년간 지나칠 만큼 충분한 검토 마쳤기 때문에 가장 빠른 속도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향자 최고위원은 “오늘 무슨 일이 있어도 핵심 내용이 담긴 법안대로 통과돼야 한다”며 “가덕도 특별법에서 핵심 내용이 빠지면 지난 15년의 기다림이 더욱 더 길어질 수도 있다. 조기 착공하고 빠르게 완공하는 것만이 부울경 동남권 제2수도권으로 도약시킬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가덕도신공항특별법 통과에 당의 존폐 거는 심정으로 임하고 있다. 선거가 아닌 사활을 걸었”며 “핵심 법 조항 최대한 살리는 가덕도신공항특별법 통과에는 여야 모두 명운을 걸어달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예타 면제에 부정적…“아무리 선거 급해도 지킬 건 지켜야”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둔 국민의힘도 민주당이 주도하는 가덕도신공항특별법 자체를 노골적으로 반대하기는 어렵다. 다만 당 지도부는 예타 면제에 대해서만큼은 부정적인 분위기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가 끝난 후 “아무리 선거 급하고 공항이 필요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것은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예외에 예외를 허용하기 시작하면 국정 운영의 기준이 없어진다. 필수적인 조건은 지키는 게 바람직하다”고 이같이 말했다. 가덕도 신공항 건설과 관련한 예타 조사가 필수 절차라고 밝힌 셈이다.

    그는 “다른 지역에서도 그런 절차를 생략할 것을 요구하면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인지 먼저 결정해야 한다”며 “선거의 일환으로 (민주당이) 기본적인 절차를 무시하면서 추진하는 것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정의당, 특별법 폐기 촉구
    “사업성·환경성·실현가능성 최하위 평가 받은 가덕도, 특별법은 선거 위한 매표행위”

    정의당은 가덕도 신공항 추진 계획 자체를 폐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위원장으로 있는 ‘정의로운 녹색전환 특별위원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가덕도신공항특별법을 폐기하라고 촉구했다.

    특위는 “가덕도 신공항은 보궐선거를 앞둔 ‘선거 공항’이자 ‘매표 공항’일 뿐”이라며 “그동안 동남권 신공항 부지 선정과정에서 낙제점을 받았던 가덕도를 위한 특별법은 거대 양당의 야합정치의 산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가덕도 신공항은 15년째 선거철만 되면 제기됐지만, 실제 가덕도 신공항에 대한 입지 평가는 사업성, 환경성, 실현 가능성 측면에서 최하위 평가를 받았다”며 “현실적으로 실현 불가능한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음에도 보궐선거를 앞둔 거대 양당의 공수표 남발은 혼란을 부추길 뿐”이라고 질타했다.

    특위는 이 성명에서 특별법이 폐지돼야 하는 5가지 이유로 ▲적법절차와 평등원칙 위배 ▲안전성 미확보 ▲심각한 환경 문제 ▲실현 가능성 및 경제성 등을 제시했다.

    이들은 “공항 부지로 가덕도를 확정 짓는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은 이미 76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사전타당성 검토와 예비타당성 조사, 건설사업기본계획, 전략환경영향평가를 추진했던 예산과 노력을 무력화시키는 일”이라고 짚었다. 또한 특별법이, 대안을 검토해 입지를 우선 선정한 후 특별법을 제정하는 통상적인 공항 건설의 절차를 역행하고 있다며 절차상 매우 중대한 문제라는 점도 지적했다.

    가덕도 신공항이 안전성이나 환경에도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특위는 “가덕도 신공항과 진해 비행장은 거리가 16~18km에 불과해 공역(空域)이 겹쳐 동시 운영이 불가능하다. 김해공항과도 비행경로가 겹쳐 관제 업무가 복잡하고, 사천공항 역시 접근 관제구역을 축소해야 하는 등 항공 안전사고 위험성이 크게 증가한다”며 “부산신항이 인접해 있어 부산신항을 오가는 대형선박과의 충돌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신공항 건설을 위한 환경파괴 우려에 관해선 “외해 매립과 활주도 표고 높이 때문에 전체 1억 6,300만㎥의 대규모 토석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국수봉(269m), 남산(188m), 성토봉(179m)을 절취해야 한다”며 “이 지역은 지형 보전 1등급, 생태자연도 1등급 지역, 해양생태도 1등급 지역, 삼림유전자원보호구역이 포함되어 있고, 철새도래지 등에 인접해 있어 광범위한 환경파괴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와 기후 위기 심화에 따라 전례 없는 항공 수요 감소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대규모 공항 건설과 운영과정에서 나올 온실가스 배출 증가와 공항 건설 이후 운영 문제는 더 지적할 필요 없이 심각한 문제”라고 부연했다.

    특위는 “이와 같은 문제점에도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추진하고 있다. 15년 동안 진행되어온 동남권 신공항 선정 절차와 법제도를 무시한 채 거대 양당이 야합을 통해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을 제정하려는 시도에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논쟁에서 정치권과 토건 세력의 야합으로 지금까지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4대강 사업을 떠올릴 수밖에 없다”며 “기본적인 법적 절차와 부지 검토조차 무시한 채 거대 양당의 야합으로 추진되는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 제정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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