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영화, 정규직 전환 촉구”
국민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 고객센터 노동자들이 16일 전국동시다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여당에 고객센터 직영화를 촉구했다. 건강보험 고객센터는 4대 보험 업무를 취급하는 공단 중 유일하게 직영화가 이뤄지지 않은 곳이다.
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 고객센터지부(노조)는 이날 오전 본사가 있는 강원도 원주시를 포함해 6개 지역의 민주당사 앞에서 동시다발 기자회견을 열고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정책에 따라 국민건강보험 고객센터를 직영화하고 정규직으로 전환하라”고 정부여당에 요구했다.

사진=공공운수노조
건보공단 고객센터 노동자들은 3주째 파업 중이다. 이들은 정규직 전환을 위한 노사전문가협의체 구성을 요구하고 있지만 건보공단은 수용하지 않고 있다. 앞서 문재인 정부가 초기에 발표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에 따라 건보공단과 같은 4대 보험 업무를 하는 국민연금공단, 근로복지공단의 고객센터는 모두 직영화해 해당 노동자의 정규직 전환이 완료된 상태다.
노조는 “(이 외에도) 수많은 중앙행정기관과 지자체에서 콜센터 업무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있는데, (건보공단은) 왜 국민건강보험 고객센터만 안 된다는 것인지 그 이유조차 말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간위탁으로 2년마다 재계약을 통해 운영되는 건보공단 고객센터의 노동자들은 실적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건보공단과의 재계약을 위해 민간위탁 업체는 노동자들에게 ‘1초 안에 전화 받고 7분 이내에 통화 종료’라는 룰을 강요하고 있다.
노조는 “건보공단의 고객센터 하청업체 선정 평가기준에는 정원의 효율적인 운영, 누가 콜 수를 잘 채우는지 등 소위 적은 인원으로 그 업무를 때우는 능력만 평가하고 있다”며 “심지어 돈 몇 푼으로 노동자들을 극도의 경쟁으로 몰아넣는 계획, 이른바 프로모션 운영계획마저 평가에 반영하여 업체를 정한다”고 지적했다.
공공성이 강조돼야 하는 건보공단의 실적 압박은 노동자들의 정신적, 신체적 문제로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다. 건강보험 고객센터 노동자 1,600명 중 고객센터지부 조합원 97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10명 중 9명이 우울증 고위험군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점심시간을 제외하고 하루 10분도 못 쉬는 상담사도 33.7%나 됐다. 고객과 관리자, 공단 직원으로부터 무리한 요구, 인격 무시, 욕설, 성희롱 등 업무상 괴롭힘 문제도 심각한 수준이었다. 일례로 괴롭힘 경험이 있는 상담사 중 건보공단 직원으로부터 ‘인격 무시 발언’을 들은 경험이 있는 응답자는 53.9%나 됐다.
상담사들의 열악한 근무환경으로 인한 피해는 건강보험에 가입한 국민들에게도 전가된다. 건보공단이 민간위탁 업체에 대한 평가 기준을 ‘콜 수’로 삼기 때문이다. 민원인의 전화여도 상담사에게 ‘7분 내 통화 종료’를 강요하는 것도 건보공단의 이런 기준 때문이다.
노조는 “고객센터로 전화를 걸어오는 경우에는 자세한 안내가 필요한 고객인데, 하청 간의 평가 경쟁은 얼마나 많은 콜 수를 받았는지를 기준으로 삼을 수밖에 없기에 상담이 길어지면 결국 상담을 빨리 종료하라는 독촉을 받는다. 결국 실적 압박에 고객에 대한 충분한 상담을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는 정부가 공언한 일인 만큼, 건보공단 고객센터 직영화 또한 정부가 해결해야 한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이들은 “공공부문에서조차 효율성을 강조해 비정규직 사용하는 것은 문제라며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을 이루어내겠다는 것이 공공기관 혁신의 방향이었다. 기획재정부 문서에도 나와 있는 말”이라며 “민주당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 희망고문을 일삼지 말고 건보공단이 문재인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에 따라 고객센터 직영화와 정규직 전환에 나설 수 있도록 그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