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화적 해결 의지 확인 성과"
        2006년 11월 04일 07:1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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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측 조선사회민주당의 초청을 받아 4박5일간의 일정으로 평양을 다녀온 문성현 민주노동당 대표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으로부터 핵무기가 결코 동포들을 겨냥한 것이 아니며 미국의 제재와 압력이 없다면 내일이라도 폐기할 용의가 있음을 확인 받은 것은 이번 방북의 최대 성과”라고 말했다.

    문 대표는 3일 오후 3시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해 공항 귀빈관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6자회담의 재개를 통해 대화로 지금의 위기를 극복해 나가고자 하는 의지도 확인했다”고 밝히고 “민주노동당이 주장한 중단된 이산가족 상봉 행사의 재개 필요성에 대해 김영남 상임위원장이 공감을 표시하고 곧 적십자사 회담을 열 의사가 있음을 확인한 것도 의미 있는 성과”라고 강조했다.

    문 대표는 도착성명을 통해 “한반도 위기고조와 공안기관의 당에 대한 기획수사로 가는 걸음도 무거웠지만 평양에서의 4박5일도 결코 쉽지 않았다”며 방북 기간 동안 북측과의 만남이 순탄치 않았음을 시사했다.

       
    ▲ 문성현 민주노동당 대표 등 방북대표단이 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귀빈실에서 최순영 의원단 수석부대표로부터 환영의 꽃다발을 받고 활짝 웃고 있다.
     

    민주노동당에 따르면 북측의 조선사회민주당이 핵실험에 대한 민주노동당의 유감 입장 때문에 평양 도착에서부터 마지막날 밤까지 항의를 했고 실무협상단들이 매일 밤늦게까지 실랑이를 벌이는 등의 진통이 있었으며 결국 양당은 예정됐던 공동보도문도 내지 못했다.

    하지만 민주노동당은 “김영남 상임위원장은 핵이 결코 남녘을 향하거나 동포를 겨냥하지 않았다고 두 번씩이나 강조해서 말했다”며 북한이 평화적 해결의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 이번 방북의 최대 성과라고 강조했다.

    방북 대표단의 귀국 직전에 국내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났을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이는 오보였던 것으로 밝혀졌다. 문성현 대표는 “가기 전에 (만나고 싶다는) 용의를 말했지만 가서는 얘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권영길 의원단 대표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활동 등에 관해서는 구체적으로 설명을 안 하는 것이 관례이기 때문에 우리가 왜 못 만났느냐, 어떻게 됐느냐고 묻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만경대 방문사실이 브리핑 되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한반도 비핵화와 남북교류 등 방북의 목적이 있는 곳을 중심으로 하겠다고 해서 포함시키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는 ‘라이트코리아’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민노당은 평양으로 다시 돌아가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방북대표단이 입국장에 들어서자 생수병을 집어던지는 등 소란을 피웠으나 물리적인 충돌은 빚어지지 않았다. 문성현 대표, 권영길, 노회찬 의원 등 민주노동당 방북 대표단은 공항경비대의 경호를 받으며 귀빈실로 이동했다.

    다음은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 김정일 위원장 면담설이 있었는데 결과적으로 무산됐다. 왜 무산됐나.

    = 가기 전에 그런 용의를 말했지만 가서는 얘기하지 않았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활동 등에 관해서는 구체적으로 설명을 안 하는 것이 관례이기 때문에 우리가 왜 못 만났느냐, 어떻게 됐느냐 묻지 않았다. 하기로 했는데 안 된 게 아니기 때문에 무산이라는 표현은 맞지 않다.

    – 김영남 위원장과 만나서 구체적으로 요청했던 내용이 뭐였고 답변은 뭐였나.

    = 일차적으로 핵보유를 선언하고 핵실험이 이루어진 후의 상황에 대해서 설명을 요청했다. 우리 국민들이 북한의 핵실험과 보유가 한반도 평화를 깨뜨리고 안보를 해치는 거 아닌가하는 의구심이 있기 때문에 그 내용을 가감없이 전달하고 이에 대한 북측의 답변을 명확히 듣는 것이 첫째 목적이었다. 그것에 대해서는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북미 갈등해소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남북관계가 활성화되고 긴밀해야 한다. 남북당국자간의 대화를 가질 것을 촉구했다. 인도적 지원중단으로 민간교류마저 활성화되지 않은 상황을 지적하고, 민간교류 더 나아가 당국자간 대화가 이뤄져야한다는 것, 금강산 관광, 개성관광사업도 구체화되고 활성화되어야 한다는 것을 얘기했다.

    우리 국민이 갈망하고 있던 이산가족 상봉이 조속한 시일 내에 이뤄져야 한다고 했고 이에 대해 김영남 위원장은 적십자회담을 통해서 이산가족 상봉을 논의하는 것에 대해 동의했다.

    조건없는 6자회담 복귀가 중요하다는 당의 생각을 전달했고 6자회담 적극 참여하기로 결단한 것에 대해 환영한다는 뜻을 전달했다. 김영남 위원장은 “말로만 떠들던 미국이 6자회담을 받아들였다”며 핵이 공격용이 아니라 방어 수단이고 제재해제, 대화재개를 위한 그런 카드였다는 뜻으로 얘기했다.

    6자회담의 장래에 대해서는 잘 풀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는 두 가지 가능성을 열어놓고 금융제제에 대한 미국의 태도에 6자회담의 장래가 달려있다고 했다. 과거에는 금융제재에 대한 모자를 쓰고 참가할 수 없는 입장이었지만 이젠 더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 선차적으로 다룰 것으로 얘기했고 그런 전제 하에 참가하는 것이라는 얘기다.

    북에 대해 가하는 미국의 제재와 압력에 대해서도 초강대국으로서의 미국의 체면을 고려해야 한다면 다른 방법을 찾아볼 수도 있다고도 했다. 상당히 적극적으로 대화에 임하려는 인상을 받았다.

    도착해서부터 관계자들과 우리의 요구사항과 입장에 대해 여러 대화를 나눴고, 또 권고하고 촉구할 사항은 미리 전달이 됐기 때문에 김영남 위원장의 답변은 의례적인 만남에서와는 다른 것이다. 충분히 북한 정부가 검토한 끝에 답변한 것이기 때문에 무게가 다른 것이다.

    – 6자회담 재개소속은 미리 들었나.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의 ‘춤파문’에 대해 알고 있던가.

    = 그(춤) 얘기를 할 정도로 한가하지 않았다. 민주노동당은 떠나기 전부터 조건없는 6자회담 재개를 통해 평화롭게 해결하는 것을 강력히 주장해 왔다. 우리가 도착하자마자 다행히도 북경에서 3자회담이 열린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북한에서도 좋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6자회담에 복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대해서 김영대 조선사회민주당 위원장은 상황에 따라 판단하겠다고 했는데 김영남 상임위원장에게 공식적으로 확인한 것이다.

    – 회담에서 웃는 사진이 논란이 됐다. 반면 분위기가 엄중하고 심각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김영대 위원장이 웃음을 통해 풀어냈다고 했는데 실제 분위기가 어땠나.

    = 문성현 대표가 제안문을 읽는데 김 위원장이 “말씀중에 끼어들어서 미안한데” 하면서 얘기해 우리도 놀랐다.

    문 대표가 다시 읽고 대화를 주고받았는데 김 위원장이 “민주노동당이 유감을 표한 것에 대해 나도 유감이다”고 얘기했다. 상당히 긴장된 상황에서 그런 말이 나온 것에 대해 분위기를 걷어내기 위한 그런 웃음이었다.

    사진은 회담이 끝나고 난 뒤에 찍은 것이었는데 회담이 잘 돼서 그런 것이다. 민주노동당의 입장을 잘 설명했고 조선사회민주당측에서 충분히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회담이 끝났는데 웃을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얼굴 붉히더라도 할말은 하겠다고 했는데 그게 늘 얼굴을 붉히겠다는 것은 아니었다.

    김은진 최고위원이 실무협상단의 총책임을 졌는데 새벽 2시 이전에 잠을 자본 적이 없다. 상당히 긴장감이 돈 것도 사실이다. 최종적으로 김영남 위원장의 말로 확인될 수 있는 것처럼 민주노동당의 여러 의견에 대해서 북의 당국이 그런 입장을 이해하고 받아들인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 도착하자마자 북측이 만경대로 안내했나.

    = 일정은 도착해서 협의를 한 것이다. 평양에 다녀온 분이면 알겠지만 으레 가는 곳이다. 브리핑에 뺀 것은 한반도 비핵화와 남북교류 등 방북의 목적이 있는 곳을 중심으로 하겠다고 해서 포함시키지 않은 것이고 많은 자료를 보낼 수가 없었다.

    브리핑은 필요하다고 생각한 것 중심으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특별한 의도가 없었던 것이다. 만경대는 통일부에서 불허한 방문지역도 아니었고 북에 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들르는 곳이다. 문제가 되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

    – 북한측이 가장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이었나.

    = 평화적 해결의 메시지다. 핵전쟁을 일으키기 위해 만든 게 아니고, 핵실험을 했기 때문에 6자회담이 성사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반은 낙관, 반은 우려하고 있지만 뭔가 성과를 내기 위해서 6자회담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핵시험 이후에 발언권이 강화되었다고도 볼 수 있는데 6자회담에 임하는 것은 6자회담을 통한 해결의지가 있다는 것으로 봐야한다. 평화적 방식을 통해서 평화를 얻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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