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얀마 쿠데타···선거부정 명분
    “군부집권 하에선 확인 안될 것”
    한국정부 "아웅산 수치 등 구금된 인사들의 즉각적인 석방 촉구"
        2021년 02월 02일 07:0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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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일 쿠데타를 일으키고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을 구금한 미얀마 군부가 문민정부 장·차관들을 대거 교체했다. 군은 지난해 11월 치러진 총선에서 대규모 부정선거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이날 새벽 수치 고문을 비롯한 정부 주요 인사들을 구금하고, 향후 1년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와 관련해 장준영 한국외대 동남아연구소 연구위원은 2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이번 쿠데타의 기본적인 명분은 작년 11월에 선거 당시 선거관리위원회가 ‘상당히 중립적이지 못했다’는 거다. 선거 이전부터 군부와 야당에서 이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했다”며 “(군은) 선관위 중립성 훼손 명목 가운데 선거인 명부가 제대로 작성이 되지 않아 대규모의 부정선거가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군이 주장하는 부정선거 의혹에 대해선 “명확하게 확인되지는 않았다”며 “(군이 장악하는 한 확인되지) 안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장 연구위원은 “미얀마는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켜서 정권을 장악하려고 하면 빌미를 만드는 것은 상당히 쉬운 환경”이라며 “헌법상 군부가 정치적인 개입을 할 수 있는 이권이 보장이 되어 있고, 미얀마는 반세기 정도 군부독재를 한 국가이기 때문에 군부에게 대항할 수 있는 사회제도나 집단이 많지 않다”고 짚었다.

    그는 “실제로 총선이 있을 때마다 군부는 총선이 제대로 치러지지 않거나, 약간이라도 미얀마에 흠집이 생기면 우리가 얼마든지 정치에 개입할 수 있다는 협박성 멘트를 계속 해 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쿠데타도 선관위가 빌미를 제공한 것은 사실이고 이에 대해 아웅산 수치나 NLD가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것이 쿠데타를 일으키게 하는 하나의 이유”라고 분석했다.

    미얀마 국내 분위기에 대해선 “아직 조용한 편이다. 주로 해외에 있는 미얀마 노동자들이 그 지역에서 시위를 시작했다. 이 분들은 UN평화유지군이 미얀마에 개입해야 한다는 얘기까지 하고 있다”며 “UN평화유지군 개입까지는 가지 않을 것 같고, 유럽연합을 중심으로 미얀마에 대한 고강도 제재를 시작하지 않을까 싶고, 미얀마 군부를 규탄하는 성명서 정도를 발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우리 외교부는 성명을 내어 구금 인사의 즉각적인 석방을 촉구했다. 외교부는 “최근 미얀마 내 정치적 상황에 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며 “우리 정부는 지난 총선에서 표명된 민주주의를 향한 미얀마 국민들의 열망을 존중한다는 점을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정부는 또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등 구금된 인사들의 즉각적인 석방을 촉구하고, 합법적이고 민주주의적인 절차에 따라 평화적인 방식으로 문제가 해결되기를 희망한다”며 “우리 정부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국제사회와 함께 미얀마 내 정세 동향을 예의 주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미얀마 군부 쿠데타를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이라고 규정하며 미얀마에 대한 경제 제재를 검토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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