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당-한나라당의 때아닌 '386' 전투
        2006년 11월 02일 11:4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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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북한 공작원 접선 의혹 사건을 이미 ‘386 간첩단 사건’으로 규정한 한나라당이 연이틀 ‘386’ 세대를 공격하고 나섰다. 1일 심재철 한나라당 홍보기획위원장에 이어 2일에는 김형오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전향하라"고 말하자 열린우리당 ‘386’ 출신 한 정치인은 “주제넘은 충고”라고 일축했다.

    한나라당 김형오 원내대표가 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간첩단 사건으로 일부 386 운동권 출신들의 마음고생이 많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북한에 대한 입장 정리가 아직도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또한 김 원내대표는 “386 운동권 출신인 송영길 의원도 말했다시피 북한에 대한 자기 정리를 이제는 더 머뭇거리지 말고 해야 한다”며 “이 기회에 과거, 현실을 알기 전에 추종했던 낡은 이념과 사고들을 털어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에 앞서 심재철 한나라당 홍보기획위원장은 전날인 1일 평화방송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민주화 투쟁과 국가를 배신해서 하는 행동과는 분명히 차이가 나는데도 그걸 구분하지 못한다는 점에서는 커다란 충격”이라며 공세를 퍼부었다. 

    그 자신이 대표적 386세대인 심 위원장은 “어떤 사람들은 저보고 좌파를 버렸다고 이야기 하지만 좌파가 잘못된 것이니까 버리는 게 당연하다”며 “좌파 성향의 사람들은 분명하게 우파로 전향을 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저희 세대까지는 좌파적 성향이 없었다”며 “80년대 초반 학번부터 좌파적 성향이 분명 있었다”고 세대를 구분하기도 했다.

    이에 열린우리당 ‘386’ 출신 한 정치인은 “주제넘은 충고”라고 발끈했다. 유은혜 부대변인은 2일 ‘심재철 의원에게 보내는 한 ‘386’의 편지’라는 글에서 “심 의원이 ‘후배 386’ 운운하며 정치권 386을 겨냥, 교묘히 매카시즘적 이념재판을 선동하고 나섰다”고 비난했다.

    유 부대변인은 “단지 당신의 뒷세대라는 이유만으로 후배 취급하는 것이 정치권에 있는 386들에게는 매우 불쾌한 일”이라며 “우리 세대 전체에 대한 충고라면 그것은 ‘주제넘은 충고’이며 상당히 무례하고 모욕적인 언사”라고 반박했다.

    유 부대변인은 또한 심 의원이 자기 세대에는 좌파가 없었다는 주장한 것과 관련 “처음에는 심 의원이 그런 환청에 시달릴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측은함이 느껴졌다”면서 “그러나 이어진 발언을 보면 자기 방어적 ‘환청’이 아니라, 자신과 관련된 역사적인 진실마저도 완벽히 조작하려는 고도의 정치적 발언임을 확인하고 최소한의 연민마저 거두어야 했다”고 말했다.

    유 부대변인 역시 심재철 의원에 충고를 남겼다. 그는 “자신의 과거를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칠수록 늪은 깊어진다”며 “386 세대들을 희생양 삼아, 변절의 늪에서 빠져나와 보려는 몸부림이 얼마나 어리석은 짓인지 하루라도 빨리 깨닫길 바라고 그것이 심 의원이 지금보다는 조금 더 과거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길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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