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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난 시기 유통산업
    구조조정과 노조의 대응
    [기고] 롯데, 홈플러스, 이랜드 사례
        2021년 01월 21일 10:5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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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통산업은 수년 전부터 온라인쇼핑의 증가로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이 줄어들고 있었는데, 코로나19를 맞아 비대면 소비가 일반화되면서 구조재편이 가속화되고 있다.

    비대면 소비 시대에는 매장의 입지보다는 온라인 플랫폼과 배송·물류센터의 역할이 기업 경쟁력을 좌우한다. 이에 풀필먼트센터와 일일배송 체계를 구축한 쿠팡의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고, 온라인 플랫폼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도 이커머스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다. 반면 오프라인 매장은 감원, 전환배치, 매각 등 구조조정이 본격화되고 있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유통기업들은 매장이 전국에 흩어져 있고, 하나의 매장에도 다양한 입점업체들이 존재하여 노동조합은 조직력이 약하고 구조조정 투쟁에서 승리한 사례가 별로 없었다. 이러한 환경에서 대부분의 유통기업들은 코로나 시기 실적 악화를 이유로 일방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촛불혁명 이후 노동자들은 예전처럼 침묵하지 않고 노조를 중심으로 투쟁에 나서, 유통업체에서도 새로운 사례들이 창출되고 있다.

    이 글은 주요 유통업체들의 구조조정 및 투쟁 사례들을 분석하여, 이후 대규모 구조조정을 대비한 대안과 투쟁계획을 모색하고자 한다.

    매출이 감소된 롯데쇼핑은 작년 110여개의 매장을 폐점했고 계열사 온라인몰을 하나로 통합해 ‘롯데ON’을 론칭하였다.

    구조조정 속에서 롯데백화점 한국노총 소속 교섭대표 노조가 성과에 따라 기본급을 깎는 평가보상제도를 수용하였다. 실제 반대하는 분위기가 컸으나 기명투표로 통과되었다. 현장에서 저성과자로 분류된 이들은 다수가 장기 근속한 40~50대 사원들인데 무언의 압박을 받으며 낮아진 기본급은 퇴직급까지 영향을 주었다.

    이에 반발한 조합원들은 민주노총 소속 서비스일반노조에 롯데백화점지회를 설립하고 현장 민주화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지회는 이번 연봉평가제도 도입을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으로 제기하여 법적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 지회에 따르면 회사는 복지제도도 축소하여 장기 근속자에게 지급하던 금 포상을 롯데상품권으로 전환하여 작년에만 20억원을 절감하였다고 한다.

    회사는 새 평가제도 도입을 코로나 위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나, 롯데백화점의 영업이익은 홈쇼핑과 온라인 시장에서의 실적 개선으로 전체적으로는 흑자를 기록했다. 지회에 따르면 경영실적이 나쁘지도 않는데 사측이 코로나 핑계로 구조조정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운영사인 홈플러스는 지속적인 폐점, 매각, 전환배치 등으로 고용 감축과 노동강도 강화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는 총파업과 집회, 그리고 지역 시민사회와의 연대 등을 통해 완강하게 투기적 매각반대 투쟁에 나섰다.

    노동조합은 먼저 흑자매장인 안산점 매각을 저지하기 위해, 지역대책위와 결합하여 시의회의 조례 제정으로 용적률을 1/3로 축소시켜 주상복합으로 개발하려는 부동산 투기 행위를 중단시켰다.

    다음으로 대전 둔산점 매각 투쟁에서는 신축 대형마트에 전 직원 재고용 및 착공까지 생계비 지원을 확보하였다. 매각 후 신축 주상복합에 7천m² 규모의 대형마트를 입점하고, 둔산점 직영직원 130명 중 정년에 이르지 않는 입사 희망자를 전원 최우선 고용하기로 하였다. 외주·협력업체 직원도 추가 고용이 필요할 경우 우선 채용하기로 하였다. 또 실직하는 직영 직원들에게 준공시점(최대 45개월)까지 매달 100만원의 생계비를 지원하기로 하였다. 외주·협력업체 직원들에게는 일시금 100만원을 지급하고, 입점점주들에게는 점포당 최대 2,500만원씩 지급하기로 하였다.

    또한 2월 폐업하는 홈플러스 탄방점 직원도 인근 매장으로 전근 조치해 모두 고용을 승계하기로 했다.

    홈플러스지부의 둔산점 합의는 폐점 후 대형마트 입점을 통해 노동자들의 고용보장을 실현한 보기 드문 사례이며 직영 조합원뿐만 아니라 외주·협력업체 직원들의 고용대책까지 만들어 낸 모범으로 볼 수 있다.

    이랜드리테일은 매년 2천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우량기업인데, 작년 코로나로 적자를 보았다. 회사는 6개 매장을 폐점·매각하였고, 킴스클럽 5개점을 외주화하였다. 또 안내데스크 폐지 및 도급 전환, 점포 내 문화센터 폐관, 일부 부서 통합운영으로 노동강도 심화와 고용불안 등이 발생하고 있다. 회사는 신규채용을 중단하고 자연감원, 위장계열사를 통한 간접고용 등으로 노동조합의 힘을 약화시키고 있다. 최근에는 법인분리, 합병 등 다양한 방식으로 구조재편을 시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복수노조인 이랜드노조와 뉴코아노조가 함께 고용안정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회사의 일방적인 구조조정에 대응하고 있다. 두 노조는 현장을 순회하면서 구조조정 반대 교육과 카드뉴스 선전을 지속하고 있다. 또한 정치권 및 시민사회와 연대하여 위장계열사를 공정위에 고발하였고 언론 기고, 기자회견 등을 조직하고 있다. 이러한 노동조합의 투쟁은 추가적인 외주화, 법인설립, 인위적인 감원을 막아내고 있다.

    코로나와 디지털전환 등으로 오프라인 매장이 어려운 것은 사실이나 온라인부문에서 새로운 수익이 창출되고 있으며, 코로나가 잡히면 다시 회복될 수 있다. 무엇보다 그동안 수익을 많이 창출했던 기업이 1년 어렵다고 구조조정과 인위적인 감원까지 하는 것은 재난시기 사회적 책임을 회피하는 것이다.

    이랜드리테일 신구조조정 규탄 기자회견 모습

    이랜드리테일을 보면, 매년 500억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고, 그동안 누적된 순이익과 토지재평가 등으로 총자본이 2조원을 넘는다. 최근 실적 하락은 코로나 때문이기도 하지만, 매년 400억원이 넘는 과도한 배당, 2019년 4,853억원의 자사주 취득 등으로 자본이 줄었고, 온라인과 물류부문 재투자 등 개선을 제때 하지 않아 경쟁력이 떨어진 탓이기도 하다. 회사는 임금동결, 외주화, 매각 등으로 노동자 희생을 통해 비용을 줄이고 현금을 확보하기보다는, 경영진이 가져가는 몫을 줄이는 고통분담이 필요하다.

    유통산업 구조재편에서 노동자의 일방적 희생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지역에서 대형매장 1개가 폐점하면 직영과 입점업체까지 1~2천명의 일자리가 사라진다. 이는 지역경제에 심각한 타격이고 고용절벽은 나라 경제까지 위축시킬 수 있다.

    노동조합은 무엇보다 회사와 언론의 편파적인 선전에 쫄지 말고 일방적 구조조정에 대응한 강력한 투쟁을 전개해야 한다. 경제위기, 기업위기이니 노동자가 고통분담 하라는 주장을 반박하고, 노동자가 살아야 경제도 살아날 수 있으므로 그동안 돈을 많이 번 회사 경영진부터 고통분담을 하도록 요구해야 한다.

    다음으로 노조만의 투쟁이 아니라 시민사회 및 지역주민과 연대하여 더 큰 투쟁을 만들어야 한다.

    또한 재난시기 유통산업 재편에 따른 정부의 역할을 요구해야 한다. 정부는 관광산업, 면세점 등과 같이 유통산업에도 ‘고용유지지원금’과 ‘무급휴직 지원’ 등을 연장하고, ‘코로나 시기 해고금지’를 강제하여 이를 위반한 기업들에게는 대출 금지·회수 및 모든 지원 중단 등으로 불이익을 주어야 한다.

    대정부, 대자본 투쟁을 위해서는 유통산업 노조들의 공동대응이 필요하다. ‘재난시기 해고금지’, ‘흑자매장 매각 중단’, ‘매각 시 고용·단협·근로조건 승계’, ‘생계대책 수립’ 등을 요구하며 재난시기 사회적 약자를 우선 보호할 것을 주장해야 한다. 단결하여 투쟁하는 노동자만이 자신의 권리를 확보할 수 있다는 진리를 되새겨야 한다.

    필자소개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정책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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