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 안보라인 교체, 정치권 반응은 미적지근
        2006년 11월 01일 11:4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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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와대가 1일 발표할 예정인 새 외교·안보 내각에 대해 정치권은 만족스럽지 못한 분위기다. 특히 여당은 전날 김한길 원내대표 발언에 따른 당청갈등 시선을 불식시키는데 치중했으나 정작 이날 개각에 대해서는 “적어도 코드인사는 아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여전히 ‘코드인사’라며 “여당의 충정도 듣지 않는 ‘마이동풍’, ‘우이독경’”이라고 노무현 대통령을 비난했다.

    반면 민주노동당은 “새 안보라인 개개인에 대한 평가보다 한반도 평화 실현을 위해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의 기조를 갖고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발표되는 정부의 새 외교·안보라인은 통일부 장관 후보로 이재정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 외교통상부 장관 후보 송민순 대통령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 국가정보원장 후보 김만복 국가정보원 1차장이 유력하다.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은 이날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오늘 개각 통해 포용정책의 기본 원칙이 다시 굳건히 확인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우상호 대변인은 현안브리핑을 통해 “내부 승진을 통해 조직의 안정성과 정책의 일관성을 고려한 인사”라며 “적어도 이번 인사만큼은 야당이 그동안 비판해온 코드인사와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여당은 개각 내용보다는 개각 과정에서 드러난 당청갈등을 서둘러 봉합하는데 주력했다. 이날 보수언론들은 일제히 전날 김한길 여당 원내대표가 ‘안보경제위기관리내각’ 구성의 필요성을 밝혔으나 노무현 대통령이 여당 보란 듯이 오늘 외교안보라인 교체를 발표해 ‘마이웨이’를 선택했다고 비아냥을 쏟아냈다.

    김근태 의장은 이날 회의에서 “이번 개각과정에서 드러난 김승규 국정원장의 부적절한 태도에 대해 엄중하게 경고하지 않을 수 없다”며 “현직 국정원장이 특정 언론과 접촉해 국정원장 자격으로 획득한 인터뷰에서 자기 주장을 펴고 후임 원장 인사에 대해서까지 언급한 것은 상식 밖의 일”이라고 비난했다.

    김한길 원내대표도 전날 원내대책회의에서의 발언을 해명했다. 김 원내대표는 “대통령께서 널리 인재를 구해 드림팀을 짜고 남은 임기 동안 안보와 경제에 총력 기울이는 것이 좋겠다는 것으로 우리당도 대통령과 정부 뒷받침해야 한다고 했다”며 “나라가 처한 상황 극복하는데 대통령과 당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우리당의 진로는 그 다음의 일”이라면서 “우리 앞에는 나라 걱정과 당 걱정이 놓여있는데 적어도 정기국회 중에는 나라 걱정을 우선하고 당 걱정은 나중에 결론내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작 여당 내에서도 전날 김한길 원내대표의 발언을 노 대통령 인사에 대한 지적으로 읽고 있어 당청 갈등의 시선은 쉽게 사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재천 의원은 전날 저녁 CBS라디오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에 출연, 김 원내대표의 발언과 관련 “세간에서 일고 있는 코드인사나 정책의 조정 없는 전략이 그대로 유지되는 것에 대한 불만을 솔직히 표현하면서 대통령이 그런 인사를 재고해주길 바라는 의사를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또한 그는 “최근 들어 정당 통합이나 정계개편 문제에 대해 대통령의 의사가 자칫 어느 쪽에 있는 것처럼 짐작되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에 그런 문제를 간접적으로 지적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여당과 청와대의 불협화음을 노 대통령과 새 내각에 대한 비난의 무기로 활용했다. 김형오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여당 김한길 원내대표가 안보경제위기관리내각 구성 말이 떨어지자마자 노 대통령이 보란 듯이 오늘 중에 외교안보라인 교체를 발표하려 한다”며 “열린우린당의 충성어린 소리에도 마이동풍이요, 우이독경 식으로 나가는 것에 말문이 닫힌다”고 비난했다.

    김 원내대표는 새 내각에 대해서도 “국정원 내부알력의 당사자로 지목된 사람과 대미외교 마찰의 장본인, 그리고 불법대선자금 관련 당사자로 한마디로 이것은 외교안보라인이 아니고 코드라인”이라고 주장했다.

    나경원 대변인도 현안 브리핑에서 “해도해도 너무한다”며 “오기, 독선 인사의 결정판”이라고 규정했다. 나 대변인은 “송민순 외교장관 후보는 한미동맹 완전히 균열시키겠다는 청개구리 인사, 김만복 국정원장 후보는 간첩단 수사를 축소·은폐하려는 코드인사, 이재정 통일부 장관 후보는 (2002년 대선 자금 관련) 전형적인 보은인사”라며 “한나라당은 철저한 검증을 통해 부적격성을 밝혀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나 대변인은 “김만복 내정자는 청와대 참모들과 돈독한 관계로 잘 알려져 있다”며 “청와대의 386 참모들이 간첩 사건 연류의 의혹을 차단하기 위해 코드가 맞는 김만복 카드를 강행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노동당은 내정자 개개인보다 새 외교안보라인의 기조가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정호진 부대변인은 <레디앙>과 통화에서 “노무현 정부의 안보외교라인이 그동안 우왕좌왕했던 부분이 있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새 외교안보라인이 노무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날 때까지 한반도의 평화를 실현하고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기조를 갖고 있느냐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러한 원칙과 기조 하에 이번 개각으로 교체되는 개개인을 추후 꼼꼼히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정 부대변인은 한편 개각 과정의 여당과 청와대의 갈등에 대해 “집권 여당과 청와대가 임기 말기 추락하는 것을 보면서 국민들이 희망 가질 수 있을지 안타깝다”며 “청와대든, 여당이든 정책과 노선의 불분명에서 기인한 문제로 정책과 노선이 명확한 민주노동당의 역할이 매우 큰 것 같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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