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동걸 “쌍용차 지원조건,
    단협 연장-쟁의행위 금지”
    금속노조 “반헌법적···먹튀와 정책실패 책임을 노동자에게 떠넘기기”
        2021년 01월 13일 04:0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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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한 쌍용자동차에 대한 신규자금 지원 조건으로 단체협약 연장과 흑자 전환까지 쟁의행위 금지 등을 제시했다. 노동계와 일부 정치권은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자와 노동조합의 권리를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동걸 회장은 12일 오후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매각 협상을 지켜보고, 투자자 측에서 산업은행의 추가 지원을 요청하는 제안이 들어오면 검토할 것”이라며 매각 과정에서 추가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쌍용차 지분 74.7%를 보유한 인도 마힌드라는 쌍용차의 법정관리 유예기간이 끝나는 다음 달 말까지 지분을 매각하겠다는 방침이다. 마힌드라는 지난해 6월 쌍용차 매각 발표 이후 미국 자동차 유통업체 HAAH오토모티브홀딩스와 지분 매각 협상을 벌여왔다.

    다만 이 회장은 “흑자가 나오기 전에 일체의 쟁의행위 중단하겠다는 각서를 제출해달라”며 “단체협약도 1년 단위에서 3년 단위로 늘려서 계약해달라”는 요구 조건을 내걸었다.

    이 회장은 “구조조정 기업이 정상화되고 흑자를 내기 전에 매년 노사협상 한다고 파업하고, 생산 차질이 생기고 그 결과 자해행위가 이뤄지는 걸 많이 봤다. 이런 일은 앞으로 용납할 수 없다”며 “두 가지 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산업은행은 단돈 1원도 지원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기회에 투자가 성사된다고 해도 성사된 투자가 다시 부실화되면 그것으로 쌍용차는 끝난다는 점을 쌍용차 노사는 명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동계는 반발하고 있다. 단협 연장이나 무쟁의 선언 요구는 쌍용차의 위기의 원인을 노동자에게 돌리고 있는 것인데다, 노동3권을 부정하는 발언이라는 비판이다.

    금속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이동걸 회장의 작심 발언은 쌍용자동차를 살려야 한다는 절박함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외투기업 문제에 대처하며 산자부와 산업은행이 보인 실패와 실수를 노동조합 탓으로 돌리고 책임을 회피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고 질타했다.

    노조는 “쌍용자동차가 처한 위기는 노사관계에서 비롯한 것이 아니다. 대주주 마힌드라의 약속 어기기와 산업 당국의 외투기업 정책 부재가 만든 비극”이라며 “그런데 이들은 언급도 없이 책임이 없는 노동조합을 끌어내 겁박하는 것은 책임 떠넘기기”라고 비판했다.

    무쟁의 선언, 단협 연장 요구에 대해선 “쟁의권은 노동자의 권리”라며 “쟁의권을 자해행위라고 보는 것은 반헌법적”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노총도 13일 논평을 내고 “자해 행위라는 단어까지 언급하며 흑자 전환까지는 무쟁의를 선언하고 각서를 제출하라고 한다”며 “헌법에 명시된 노동자와 노동조합의 권리를 산업은행장이 정면으로 부정하며 나선 꼴”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경제발전 또는 경제위기나 경영상 어려움을 이유로 파업권을 비롯한 노동기본권에 제약을 가하는 행위를 금하는 ILO가 정한 핵심협약 중 가장 중요한 결사의 자유 협약(제87호, 98호)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행위”라고 덧붙였다.

    정의당 “쟁의권과 노동3권, 특권 기득권층이 하사해주는 권리 아냐”

    정의당도 이 회장의 발언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조혜민 정의당 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에서 “노동자의 기본적인 권리인 쟁의권은 이동걸 회장이 지원조건 운운하며 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특권 기득권층이 하사해야만 쟁의권이 주어지는 게 아니라는 뜻”이라며 “단체협약 유효기간 3년 연장 역시 노동자의 교섭권을 부정하고 자본가의 손을 들어주겠다고 선언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한진중공업 부당해고 노동자인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에 대한 복직에 대해선 ‘기업이 알아서 할 일’이라는 식으로 대응해왔던 산은이 쌍용차 노조의 무쟁의 선언과 단협 연장을 요구하며 노사 문제에 적극 개입하는 것 역시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 대변인은 “(국정감사에서) 김진숙 의원 복직 문제에 대해 질의할 때는 한진중공업의 채권국책은행임에도 ‘경영에 개입하지 않는다’며 무책임한 답변을 하더니 이제는 노조 통제로 개입하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금속노조도 “김진숙의 복직에 산업은행이 나서 달라는 요청엔 ‘노사관계는 개별 기업이 알아서 할 일이지 권한도 방법도 없다’던 산업은행이 쌍용자동차 노사관계에는 개입 정도가 아니라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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