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름다운 연대' 청소아줌마 전원 복직
        2006년 11월 01일 08:3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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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속노동자들의 아름다운 연대파업으로 쫓겨났던 청소아줌마들이 모두 일터로 돌아오게 됐다.

    31일 오후 5시 청소아줌마들이 속해있는 경북일반노조(위원장 최해술)과 동국대 청소를 맡고 있는 용역업체 영원씨앤에스는 ▲11월 1일부로 해고자 전원(28명) 원직복직 ▲해고기간 임금 지급 ▲고소고발 철회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 진행 등 11개 항목에 합의했다.

    이로써 지난 9월 1일자로 해고된 청소노동자 28명은 11월 1일부로 전원 복직하게 됐고, 해고기간의 임금까지 모두 받게 됐다. 동국대에 설치한 천막농성장에서 합의소식을 전해들은 청소아주머니들은 뛸 듯이 기뻐했다. 최해술 위원장은 "11월 이후 어떻게 투쟁을 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었는데 타결이 되어서 아주머니들이 다 좋아했다"고 말했다.

    금속노동자들의 진정한 연대파업이 청소아줌마들을 모두 일터로 돌아가게 만들었다. 지난 10월 25일 발레오만도, IHL, 일진베어링 등 금속노조 경주지부와 아폴로산업노조 등 금속 12개 사업장 2천5백명이 오후 1시부터 4시간 파업을 벌였고, 1천여명의 노동자가 동국대 앞에 집결해 청소노동자 해고 철회를 요구했었다.

       
     
    ▲ 지난 10월 25일 오후 2시 금속노조 경주지부 1천여명의 노동자들이 동국대 앞에 모여 청소노동자 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집회를 벌였다.(사진 금속노조)
     

    "말로만 하는 연대가 아니라 몸으로 보여준 연대"

    금속노조의 연대파업을 앞두고 회사는 "원만하게 해결됐으면 좋겠다"는 연락을 해왔고, 31일 오후 3시부터 열린 교섭에서 이같이 전격적으로 합의하게 됐다.

    최해술 위원장은 "나이드신 조합원들이지만 싸우면 된다는 자신감이 있었고, 말로만 하는 연대가 아니라 금속노동자들이 파업을 통해 보여준 진정한 연대정신으로 이렇게 전원 원직복직을 쟁취하게 됐다"고 말했다.

    진정한 연대가 무엇인지를 보여준 금속노조 경주지부의 연대투쟁은 지난 5년 동안 투쟁의 경험 속에서 ‘노동자는 하나’라는 걸 몸으로 느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경주지부는 2001년 금속노조 출범 후 제일 먼저 지부집단교섭을 진행했고, 악질사업장이었던 세광공업 투쟁에 지역노동자들이 한마음으로 뭉쳐 싸웠다.

    산별노조 5년 연대투쟁의 역사

    2004년엔 ‘사내하청 사용제한과 불법파견 금지’를 지부요구로 내걸었고 불법파견 판정을 받은 15개 업체 195명에 대해 1년 넘게 싸워 단계적인 정규직화를 따냈다. 올해에는 현대자동차의 ‘납품단가 후려치기’를 이유로 장기근속 아주머니 35명을 해고시킨 광진상공 회사를 상대로 3월 29일 4시간 파업을 벌여 해고를 철회시켰다.

    또 올해 7월 경주지역 집단교섭에서는 사내 비정규직들에게 정규직과 동일한 주5일근무제를 적용하도록 합의했다. 이 합의로 청소, 경비, 식당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 300여명은 금속 최저임금 적용으로 6만7천원 가량이 올랐고, 주5일제 효과로 11만원 가량이 더 올라 17∼20만원 인상된 임금을 받게 됐다.

    이처럼 금속노조 경주지부가 보여준 연대투쟁은 산별노조가 왜 중요한지를 다시 한 번 일깨워줬다. 기업 내에 갇혀 정규직 노동자의 이해만을 대변해왔던 기업별노조를 뛰어넘어 산별노조로 다시 태어난 경주지역 노동자들은 옆 공장의 노동자와 내가 하나라는 것을 실천으로 보여준 것이다.

    경주지역 노동자들의 연대투쟁은 오는 11월 23일 출범하는 14만 금속산별노조의 방향에도 많은 시사점은 던져준다. 대기업노조가 공장의 울타리를 뛰어넘어 지역 노동자들의 문제에 적극 개입하고 함께 연대해 ‘노동자는 하나’라는 것을 보여줘야 하는 것이다.

    금속노조 경주지부 김태완 사무국장은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연대에 대한 생각을 갖고 파업에 동참해준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60이 넘은 아줌마들이 흔들리지 않고 두 달 넘게 싸운 것이 큰 계기였지 경주지부가 잘 싸워서 그런 건 아니"라며 겸손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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