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조 탈퇴 협박→전보발령→위탁경영→해고
    By tathata
        2006년 10월 31일 05:5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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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조가 설립되면 조합원에게 일단 탈퇴하라고 회유한다. 탈퇴하지 않으면 해고나 사업의 일부를 위탁경영할 것이라고 협박한다. 그래도 변화가 없으면 조합원을 해고하거나 전환배치를 하고, 사업의 일부를 위탁업체에 맡긴다. 그리고 조용히 조합원들에게 사직서를 보낸다.

    이상은 회사가 노조가 생길 경우 행하는 전형적인 노조 탄압 경로다. 노조의 존재를 인정하지 못하는 중소영세업체 ‘사장님의 경영철학’은 삼성의 ‘무노조 경영’에 비견될 정도다.

    농약을 제조 · 판매하며 전국적인 영업망을 갖고 있는 SMBT는 약 70여명의 노동자가 고용돼 있는 중소기업체. 이 회사의 생산관리직 노동자 19명은 지난 7월 20일 화섬노조 SMBT지회를 결성했다.

    노조를 만들게 된 결정적인 원인은 같은 달 11일 성실하게 일해 온 한 동료직원이 뚜렷한 이유도 없이 갑자기 ‘권고사직’이라는 네 글자가 적힌 봉투를 받으면서부터다. 노동자들은 고용불안이 반복되는 공장의 현실을 더 이상 보고만 있을 수 없었고. 뒤이어 영업직 노동자 20여명도 지회에 가입했다.

    1단계 – "왜 하필 민주노총이냐? 상조회를 만들어라"

    그러나 노조가 결성되자마자 회사의 회유와 협박은 시작됐다. 영업직 조합원 4명이 7월 30일 해고된 데 이어, 불과 열흘 만에 나머지 영업직 조합원도 모두 지회를 탈퇴했다.

    생산직 조합원들은 3명씩 나눠져 김 아무개 사장에게 불려가 “‘(노조를 해산하지 않으면) 가만 놔두지 않겠다. 생산업무를 위탁도급하겠다’, ‘왜 하필 민주노총이냐? 상조회를 만들면 받아들여 주겠다’는 등의 발언을 들었다”고 SMBT지회는 전했다.

    노조를 지켜야 한다는 의지를 가진 노동자들은 물러서지 않았고, 단체교섭을 요구했다. 하지만 사측은 “관리직 직원이 노조에 포함돼 있다”, “노조 임원이 아닌 조합원이 교섭에 나오면 응하겠다”, “경영이 어려운데 웬 교섭이냐?”는 이유를 대며 교섭을 거부했다.

    노조는 해고된 조합원에 대한 원직복직을 주장했으나, 사측은 “경영권의 고유권한인 인사권은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지회는 대전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냈지만, 사측은 끝내 공익위원의 조정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노일섭 지회장은 “공장 관리직이라 하더라도 손이 모자라면 직접 생산업무를 하는 등 생산직 노동자와 하는 일의 차이가 없다”며 회사 측의 ‘관리직 제외’ 요구를 반박했다. 조합원이라는 이유로 해고됐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복직 요구 또한 당연하다는 것이 지회의 주장이었다.

    2단계 -지회 임원에게 갑자기 전보발령

    지회를 지키려는 힘이 강할수록 회사의 조치 또한 강력해졌다. 사측은 지난 9월 대전공장에 근무하는 노조 임원을 모두 타 지역으로 전보발령을 내렸다. 자재업무를 담당하는 신 지회장은 서울 구매업무직으로, 부지회장은 전북 영업직으로, 실험실에 근무하던 다른 한 임원은 서울본사 기획실로 전환배치 명령을 내렸다.

    지회는 “가족도, 연고자도 없는 곳에 당장 어떻게 출근하라는 것이냐”며 항의했지만, 회사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지난달 11일 무단결근과 명령 불복종을 이유로 해고예고 통보를 내렸다.

    3단계 – 위탁경영으로 사직서 일괄 제출 요구

    사측은 또 생산공정을 ‘그랜랜드’라는 업체로 위탁도급할 것을 결정하고, 현재 근무하고 있는 생산직 노동자 전원에게 사직서를 제출할 것을 강요했다. SMBT지회는 지난달 23일부터 파업을 전개하고 있기 때문에, 파업기간 중 위탁도급과 같은 대체인력 투입은 명백한 불법행위라며 사직서 제출을 거부하고 있다.

    이처럼 SMBT지회는 위탁업체 이전으로 인한 고용불안 , 그리고 지회임원에 대한 해고 등 쉽지 않은 난제에 직면하고 있다. 현재 지회는 대전지방노동청에 부당노동행위(성실교섭 해태), 부당해고(조합원 등 4명 해고), 부당전보(지회임원에게 전보 및 전환배치)의 3건을 진정한 상태다.

    노 지회장은 “위탁업체가 들어온다면 온 몸으로 막을 수밖에 없다”며 반드시 막겠다는 각오다. 노조는 SMBT 서울본사 앞 1인 시위, 노숙농성 전개하는 등 투쟁을 계획하고 있다.

    SMBT의 인사노무 담당자는 “회사의 경영상태가 급박하게 돌아가는 상황”이라며 노사문제가 불거지는 것이 회사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또 부당전보와 부당해고 등에 관한 사항은 “노동청의 판정을 기다리겠다”고만 짧게 답했다.

    유영구 화섬연맹 교선실장은 “노조 결성 후 부당해고, 부당전보, 교섭 회피, 위탁경영 등 SMBT지회의 사례는 중소사업체의 전 근대적 노조관리의 전형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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