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용갑 “인명진이 윤리위원장? 금시초문이다”
        2006년 10월 31일 04:13 오후

    Print Friendly, PDF & Email

    한나라당 신임 인명진 윤리위원장의 한나라당 ‘청소’ 작업이 시작부터 반발에 부딪히고 있다. ‘광주 해방구’ 발언으로 인 위원장의 첫 징계 대상에 오른 한나라당 김용갑 의원이 “정체불명의 윤리위원장”이라면서 “정체성이 뭐냐”고 따지고 나섰기 때문이다.

    김용갑 의원은 31일 ‘정체불명의 한나라당 윤리위원장, 이렇게 처신해도 되나’ 하는 성명을 내고 전날 인 위원장이 김 위원장에 대한 징계 방침을 밝힌 것과 관련 “인명진씨의 한나라당 윤리위원장으로서의 처신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인명진 위원장은 30일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이몽룡입니다>에 출연, 김용갑 의원의 ‘광주 해방구’ 발언과 10·25 경남 창녕군수 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가 아닌 무소속 후보를 지원한 문제에 대해 “어물쩍 넘어가지는 않겠다”면서 “(당에서) 당사자가 책임지고 그만 둘 일인지 당 전체가 책임질 일인지 걱정하고 있다”고 징계 입장을 분명히 했다.

       
    ▲ 한나라당 김용갑의원 (사진=연합뉴스)
     

    이에 김 의원은 “정치인으로서 진심 어린 사과에도 불구 윤리위원장이 사과의 진정성을 폄훼하고 발언의 진의를 왜곡하는 데 매우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윤리위원장이면 절차에 따라 추진하면 되는 것이지 공개방송에 나가 개인의 인격을 비하하고 성토하는 것은 인간으로서 기본적 윤리가 결여돼 있을 뿐만 아니라 더욱이 성직자로서도 부끄러운 일”이라고 비난했다.

    더불어 무소속 후보 지원 문제에 대해서도 김 의원은 “모든 것이 후보 공천의 잘못에서 출발되었기 때문에 정치적 판단이 필요한 상황이지 윤리적인 잣대로만 처리할 수는 없다”고 윤리위 징계 방침에 반발했다.

    김 의원은 나아가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 등 지도부가 당 쇄신을 위해 ‘칠고초려’ 끝에 임명했다고 강조한 인 위원장에 대해 “인명진씨가 한나라당에 입당해 윤리위원장이 되었다는 것도 금시초문”이라며 “그의 정체성이 무엇이며 한나라당의 정체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 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윤리위원장 외부 영입 이후 불거진 갈등에 한나라당은 강 건너 불구경을 하는 모습이다. 나경원 대변인은 이날 <레디앙> 기자와 만나 “참정치를 위해 윤리위원회에 외부인사를 모셔온 것”이라며 “윤리위원회는 독립기구인 만큼 윤리위에서 알아서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지난 25일 당 윤리위원장에 인명진 목사를 임명하며 “한나라당이 새출발하는 날”, “정의의 화신이 당의 기강을 잡아줄 것”이라고 강조하던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당시 강재섭 대표는 “건물청소도 요즘 외주 용역을 주는데 거대한 정당을 정화하는 것이 우리 힘으로 잘 되지 않아 인명진 목사에게 외주를 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인 목사는 “내가 한나라당에 영입된 것이 아니라 한나라당이 발주한 큰 건을 수주했다”며 “한나라당이 자기들에게 벌주고, 잔소리하고, 쓴소리 하는 것을 감내하겠다는 그런 쉽지 않은 결정을 해준 것을 높이 평가한다”고 화답했다. 하지만 정작 징계를 받을 김용갑 의원은 ‘정체모를 위원장’의 벌이나 쓴소리를 감내하는 결정에 동참하지 않은 셈이어서 향후 한나라당 ‘청소’ 작업이 순탄치는 않을 전망이다.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