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0년의 빛”···K방역 자화자찬
    동부구치소 918명 확진···"참혹한 사태”
    한 달 지나 법무부, 추 장관 대신 이용구 차관 사과
        2020년 12월 31일 01:40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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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일 시설 최대규모의 확진자가 나온 서울 동부구치소 집단감염 사태를 둘러싸고 법무부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는 가운데,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K방역의 성공 덕분에 우리는 OECD국가에서 최고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의 코로나19 방역대책을 자화자찬했다. 그러면서도 법무부가 관리·감독하는 동부구치소 집단감염 사태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서울 동부구치소에서는 31일 코로나19 확진자가 126명 추가로 발생했다. 지난달 27일부터 이날까지 동부구치소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사람은 직원 21명과 수용자(출소자 포함) 897명 등 총 918명에 이른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법무부가 예산을 핑계로 마스크 미지급, 늑장 전수조사 등을 언급하며 “명백한 초기대응 실패이자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에 가까운 행위”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단일 시설로는 최대 규모의 확진 사태로, 수용시설 과밀화가 구치소 집단감염의 주요 요인으로 지목됐다. 이에 구치소 측은 전날 비확진자를 강원북부교도소와 대구교도소로 추가 이송할 계획을 밝혔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31일 오전 정책조정회의에서 “(코로나19로 인한) 고통 속에서도 대한민국은 코로나 위기를 모범적으로 극복하고 있다. 코로나 위기 속에서 발견한 2020년의 빛”이라며 “K방역의 성공 덕분에 우리는 OECD국가에서 최고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고, 이런 방역과 경제의 선방이 글로벌 선도국가로 도약하는 토대가 되고 있다”고 자찬했다.

    김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집권당의 무한 책임을 가지고 코로나 위기 상황을 국난으로 규정하고 전시태세에 준하는 비상한 각오로 국정에 임했다”며 “새해에도 코로나 국난을 극복하고 민생과 경제를 회복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겠다. 코로나와의 전쟁에서 단 순간도 방심하지 않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내겠다. 코로나 위기 극복과 개혁의 길에서 언제나 국민들과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법무부가 관리하는 동부구치소의 재소자 중 3분의 1이 확진된 집단감염 사태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집회 개최 등으로 인한 집단감염 사태에 대해 맹비난을 퍼부었던 때와는 다른 모습이다.

    국민의힘은 동부구치소 집단감염 사태를 외면하면서 K방역에 자찬을 쏟아내는 정부여당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날 동부구치소 관련 확진자는 전날보다 37명이 추가돼 누적 807명이 됐다.

    김종인 위원장은 이날 오전 비대위 회의에서 “동부구치소 확진자가 단일시설 최대에 이르고 심지어 사망자까지 발생했다. 초기 대응만 제대로 되었으면 막을 수 있던 일”이라며 “(법무부는) 예산 핑계로 KF마스크 지급도 이뤄지지 않았고, 밀접 접촉자 격리도 제대로 되지 않았으면서 전수조사도 늦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확진자 폭발적으로 느는 상황에서 작은 방에 몰아넣고 의심 증상에도 감기약만 주고 말았다”며 “이는 명백한 초기대응 실패이자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에 가까운 행위”라고 질타했다.

    김 위원장은 “공포에 질린 수형자들이 쪽지로 ‘살려달라’고 하는 매우 심각한 인권침해 사례”라며 “K방역에 들어가는 예산, 사법장악 노력의 10분의 1이라도 했다면 이처럼 참혹한 사태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호영 같은 당 원내대표도 “동부구치소뿐만 아니라 전국 교도소, 구치소에도 유사한 일이 생길 수 있고, 요양병원 확진자도 격리만 할 뿐 중증환자 병원 이송은 안 되고 있다. 인권 측면 최악의 상황”이라며 “이런데도 민주당은 ‘2020년은 대한민국이 코로나 방역으로 세계 모범국가라는 평 받았다’는 어처구니없는 자화자찬 늘어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동부구치소 대규모 집단감염 사태에 대해 단 한 차례도 입장을 밝힌 적이 없다. 다만 이날 추 장관 대신 이용구 법무부 차관이 ‘교정시설 코로나19 집단감염 현황 및 대책 브리핑’을 통해 처음 사과 입장을 내놨다.

    이 차관은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되는 상황에서 감염에 취약한 교정시설 내 확산 방지를 위해 노력했으나 구금시설이 갖고 있는 한계와 선제적인 방역 조치의 미흡으로 이번 사태가 발생하였음에 다시 한 번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더 이상 추가 감염이 발생하지 않고 교정시설 내 방역과 점검을 강화해 현 상황이 신속히 안정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추 장관은 동부구치소 관리 소홀로 인한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에 대해 SNS 등을 통해서도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김 위원장은 “국가행정 무능과 무책임 만천하에 드러났음에도 이 사태 큰 책임 있는 법무부 장관은 설명도 사과도 하지 않고 있고, 대통령은 여전히 유체이탈식 자화자찬에 여념이 없다”며 “지난 종교시설 감염 시 정부가 압수수색, 구상권 청구 등 강력 대응 보였는데 동일한 태도 보이는지 똑똑히 지켜보겠다”고 경고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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