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암 투병 중인 해고자 김진숙
    전국 도보행진 시작 ”복직 없이 정년 없다“
    “앓는 것도 사치라 다시 길 위에···도처에 비명소리 가득”
        2020년 12월 30일 03:1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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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년을 하루 남긴 30일 한진중공업 마지막 해고노동자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이 복직을 위한 전국 도보행진에 나선다. 한진중공업은 29일 노동조합 측에 공문을 보내 김 지도위원의 복직을 거부한다는 취지의 의사를 밝혔다.

    김 지도위원은 이날 오전 11시 경 트위터에 “앓는 것도 사치라 다시 길 위에 섰다”며 “연말까지 기다렸지만 답이 없어 청와대까지 가보려 한다. 복직 없이 정년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 글을 올린 후 서울 청와대를 목표로 부산 호포역부터 걷기 시작해 이날 오후 4시경 부산 원동역에 도착해 다음 날 오전 다시 도보행진을 이어간다.

    사진=김진숙 트위터

    금속노조에 따르면, 김 지도위원은 이를 위해 내달 4일부터 시작하는 방사선 치료도 포기한 상태다.

    김 지도위원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등 노동 현안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중대재해법의 올바른 제정 요구하며 싸우는 유가족들, 산업은행이 투기자본을 매각우선협상자로 선정하며 다시 고용위기에 빠진 한진노동자들…도처에 비명소리 가득한 무책임의 시대”라고 적었다.

    한편 한진중공업은 지난 29일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로 복직 수용 의사가 없다는 뜻을 담은 공문을 보내왔다.

    회사는 공문에서 김 지도위원 복직에 대한 회사의 법적 의무가 없고 업무상 배임죄의 소지가 있다는 이유로 복직을 거부하고 있다. 그러면서 “김진숙 씨를 재채용해 명예롭게 퇴직할 수 있게 하여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하고, 금원의 경우 2012년 재채용자와 동일한 2천만원에 보다 원만한 문제 해결을 위한 대표이사 이하 임원들의 모금액 6천만원을 추가해 8천만원 상당의 위로금 지급을 제안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에 노조는 35년 전 부당해고에 대한 명예회복과 공식 사과 대신 보상 금액 등 쟁점이 아닌 부분을 언급하며 본질을 흐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같은 날 반박 공문을 보내 “회사의 태도는 2011년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자의 복직 협상 과정에서 회사가 내보인 ‘김진숙만은 안 된다’는 아집의 연장선”이라며 “김진숙 조합원의 명예회복이라는 대의에 사회적 합의가 형성된 만큼 회사가 복직의 형식에 집착하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 노조는 입사의 형식에 연연한 적이 없으며 이것은 쟁점이 아닌 것을 부각해 거부의 명분으로 삼으려는 회사의 의도”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식 교섭조차 거부하면서 회사가 계속 금액을 들고 나오는 것은 여론을 잘못된 방향으로 호도하려는 계산”이라며 “김진숙 조합원의 복직에 대해 회사가 공문에서 말한 현실적인 어려움은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으며 오직 ‘김진숙만은 안 된다’는 한진중공업의 심리적 어려움만 있을 뿐”이라고 비판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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