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 민노당 이용 정보입수ㆍ개입 시도”
        2006년 10월 31일 10:5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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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민주노동당을 이용해 남한의 안보정책과 미국의 정세를 파악하고, 민주노동당에 총선과 지방선거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를 찍도록 하라는 등의 지령을 이른바 ‘일심회’에 내린 정황이 포착됐다고 <한국일보>가 31일 보도했다.

    <한국일보>는 공안당국이 압수한 ‘일심회 관련 북한 지령 및 보고문건’을 입수했다며 이에 따르면 북한은 2005년 7월 지령에서 민주노동당을 통해 통일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가정보원 등의 실무진을 불러 대미ㆍ대북정책과 민주노동당 방북회담에 대한 정부정책을 구체적으로 파악토록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또 북한은 이 지령에서 북핵 관련 6자회담이 실패할 경우 미군을 규탄하고 반전투쟁을 하도록 주문한 것으로 나와 있다고 보도했다.

    이같은 보도는 북한이 ‘일심회’를 통해 민주노동당을 매개로 주요 정보를 취득하는 한편 민주노동당의 활동에 개입을 시도했다는 것으로 사실로 드러날 경우 큰 파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일보는 “하지만 일심회 연루자들은 현재 간첩 혐의는 물론, 대북보고문의 존재에 대해서도 전면 부인하고 있다”며 “특히 문건만으로 보면 실제로 일심회가 지령에 따라 정부 관계자에게서 입수한 정보를 북한에 보고했거나 민주노동당 정책에 영향을 미쳤는지 확인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민주노동당 통해 통일부, NSC, 국정원 정책 파악”

       
     ▲ 민주노동당 최기영 사무부총장
     

    한국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민주노동당이 방북을 앞두고 있던 시점인 지난해 7월 ‘일심회’의 한 조직원은 같은 조직원 손정목(42ㆍ구속)씨로부터 통일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가정보원의 대미ㆍ대북 정책을 파악하라는 지령을 받았다. 민주노동당 소속 의원들이 국가안보 실무진을 불러 정책을 파악한 후 방북 회담의 주제로 삼을 수 있도록 하라는 것이다.

    6자회담 결과에 따른 구체적인 행동 방식도 함께 하달됐는데, 6자회담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경우 우리 정부가 친미 성향으로 가지 않도록 압박하고 6자회담이 결렬될 경우 책임을 미국으로 돌리면서 반전 분위기를 조성하라는 것이다.

    또 지령에는 통일연대, 민중연대 등 사회단체들과 논의해 민주노동당 방북사업의 대표성을 갖추고 방북 이후 각종 사업에서 통일전선사업의 중심성을 확보하라는 지시도 지령에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민주노동당 지도부가 방북해 대미ㆍ대북 관계를 회담 주제로 거론했는지, 지령을 받은 일심회 조직원이 지시를 이행했는지 불분명하고 민주노동당이 국가안보 실무진한테서 정책을 보고 받았는지에 대한 언급도 없다.

    “북한 핵실험 관련 당내 동향 보고”

    최근 북한 핵실험에 따른 민주노동당 내부 동향도 ‘일심회’ 보고 대상이었다. ‘일심회’ 조직원은 손씨에게 보낸 보고문에는 핵실험이 있던 9일 하루 동안 민주노동당 내 각종 회의 개최와 내부 노선 갈등을 소개했다.

    신문은 “보고문은 ‘11일에도 하루종일 좌우간 의견 대립으로 혼선과 조정이 지속됐다’고 전하고 있다”며 북핵실험에 대한 민주노동당의 입장을 발표하기 앞서 김선동 사무총장이 박용진 대변인에게 북한을 자극할 수 있는 두 문장을 삭제해 발표하도록 지시했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또 “공안당국은 이런 결과가 일심회에 포섭된 민노당 관계자들의 입김이 작용했기 때문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며, 반면 민주노동당은 “그들이 자기 나름대로 보고했을지는 몰라도 당론 결정에 영향을 미칠 힘도 없었고 그럴 구조도 아니었다”고 반박했다고 보도했다.

    “4.15 총선, 5.31 지방선거에서 열린우리당 밀어라”

    한국일보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2004년 총선과 올해 지방선거에서 민주노동당이 반한나라당 노선을 관철하도록 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또 민주노동당의 선거결과 및 주요 당선자 인물분석 자료를 보고해 달라는 지시도 있었다.

    북한은 손씨를 통해 2004년 3월 “민주노동당이 반한나라당 노선을 관철하도록 권영길 대표를 설득하라”는 지시를 내렸고 올해 지방선거를 앞두고도 “가능한 한 표라도 열린우리당을 적극 밀어주라”는 지령을 내렸다.

    또 북한 지령에는 ‘일심회’ 조직원에게 민주노동당내 활동가들을 포섭하라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신문은 한 조직원이 손씨에게 보낸 대북보고서에서 ‘민주노동당 NL 계열 활동가 모임의 책임간사의 역할을 맡아 같은 모임의 지역별 다양한 계파(울산ㆍ경기동부ㆍ인천연합 등)의 의견을 조정하라는 역할을 수행했다’고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 조직원은 2005년 3월 이후 민주노동당 주요 당내 활동가인 K모, C모씨, 또 다른 K씨 등을 ‘위대한 장군님 사상’으로 의식화 하고 조직적인 관계로 발전시키라는 지시에 따라 사업을 진행했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손씨가 이 문건을 일심회 총책 장민호씨에게 전달했고 장씨는 이를 모아 ‘일심회 사업보고’ 형식으로 북한 대외연락부에 보고한 것으로 보고있다.

    “윤광웅 국방장관 해임결의안 부결경위 보고”

    신문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6월 한나라당이 제출한 윤광웅 국방부 장관 해임결의안의 부결 과정에 대한 정보도 요구했다.

    이에 손씨는 민주노동당 소속 일심회 조직원에게 “부결 과정을 보고하라”고 지시했고, 이 조직원은 모처에서 작성된 ‘국방부장관 해임안이 무산된 경위’라는 보고서를 입수했다.

    이에 따르면 “한나라당을 고립ㆍ압살ㆍ타격하기 위해 북한 조선노동당 방침에 따라 기획실무자 김모(44ㆍ당시 당 사무총장)씨 등 최고위원들의 지지를 업고 (민주노동당이 부결을) 실행했다”는 것이었다. 이 보고서는 손씨와 장씨를 거쳐 ‘사업보고서’라는 제목으로 북한에 보고됐다.

    민주노동당, “소설 같은 얘기”

    민주노동당 이영순 의원은 이같은 보도에 대해 “소설 같은 얘기”라며 일축했다. 이 의원은 “마치 당의 정보가 북으로 들어가고 있고 북의 지령을 받아 실천하는 정당인 것처럼 묘사되고 있는데 민주노동당은 모든 논의가 공식 홈페이지에 실리는 공개적인 정당”이라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일부 언론에서는 윤광웅 국방장관 해임건의안 반대도 북한의 지령이라고 했는데 당시 해임건의안 반대 입장은 의원단 총회에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호진 민주노동당 부대변인은 “작년 방북을 앞두고 국가안보기관을 불러서 정책을 파악하라는 지령을 받았다고 했는데 방북 실무를 총괄했던 중앙당 당직자가 확인한 결과 그런 일은 없었다”며 “추측성 소설”이라고 말했다.

    정 부대변인은  또 “지난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은 ‘판갈이’를 들고 나와 국민들의 뜨거운 지지를 확인했고 지난 지방선거에서도 진보개혁세력 대표선수 교체론을 주장했는데 반한나라당 관철하도록 설득했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것 아니냐”며 “설령 얘기했다 치더라도 당내 의사결정구조와 분명한 선거 기조를 보면 반한나라당 노선이 개입할 여지가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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