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초에 6백만 원짜리 전쟁”
    By
        2006년 10월 30일 03:18 오후

    Print Friendly, PDF & Email
    이 글은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 10월 25일자에 니콜라스 크리스토프 쓴 "One Minute in Iraq = $380,000"를 번역한 것이다. 크리스토프는 이라크 전쟁으로 1초에 6,300 달러, 1분에 380,000 달러가 들어간다면서 이를 형편없는 의료보험제도 개선, 학교시설 확충, 질병 퇴치에 쓴다면 훨씬 나은 미국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북핵 위기로 한반도에서 전쟁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전쟁은 수많은 생명을 물론 엄청난 경제적 비용을 요구한다. 돈이 얼마나 들 것이고, 미국은 그 비용을 댈 여유가 있을 것인가. 이글을 읽으며 생각해볼 문제다. <편집자 주>

    미국이 이라크에 머무는 매초마다 미국의 납세자들은 6,300 달러(한화 6백만 원)를 더 내야 한다.

    시체 수가 늘어나는 것 말고도 이라크로부터 철군시간표를 짜야할 여러 합당한 이유들이 있는데, 비용 문제도 그 하나가 될 것이다. (이라크에서) 미국은 엄청난 돈을 낭비하고 있는데 이걸 미국의 의료보험제도를 고치고, 대안에너지를 개발하고, 지구촌 빈곤을 줄이는 데 썼다면 훨씬 나은 결과를 가져왔을 것이다.

       
     
     

    이라크 전쟁으로 치달으면서 도날드 럼스펠드 국방장관은 전체 비용이 500억 달러를 밑돌 걸로 봤다. 폴 울포위츠는 이라크가 “자체 재건비용을 대기 위해” 석유를 쓸 수 있을 거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몇몇 연구들은 다양한 비용이 들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으며, 계산서 총계가 1조 달러 아니면 2조 달러(한화 1천조나 2천조 원 상당)를 넘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2조 달러는 미국의 모든 성인남자, 성인여자, 어린이가 1인당 6,600달러씩 내야 하는 돈이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이자 콜럼비아 대학의 경제학자인 조셉 스티글리츠는 하바드 대학의 금융전문가인 린다 빌름스와의 최신 보고서에서 “정부예산과 사회경제적 비용을 포함한 전체 전쟁 비용은 2조 달러를 넘을 것이다”고 말한다. 올해 초 발표되었던 이 보고서는 <Milken Institute Review>에 개정판이 실려 있다.

    2조 달러라는 돈은 보험혜택을 못 받는 모든 미국인들에게 향후 10년 동안 의료보험을 제공할 수 있는 돈의 4배나 되는 돈이다. 부시가 돈을 댔다고 자랑하는 수소에너지 프로젝트 예산의 1,600배에 달하는 돈이다.

    아메리카기업연구소(AEI) 소속 경제학자 2명은 다소 다른 가정을 토대로 1조 달러라는 좀 낮은 수치를 내놓았다. 이들은 재치 있는 웹사이트(www.aei-brookings.org/iraqcosts)를 만들어 놓았는데, 거기서 여러분은 자신만의 추정치를 낼 수도 있다.

    물론, 많은 비용은 숨겨져 있고, 아직 계산되지 않은 것도 있다. 예를 들어, 3천 명이 넘는 이라크 참전 군인들이 머리에 부상을 입었는데, 이들을 위한 24시간 간호에 앞으로 수십 년 동안 미국 정부가 들여야 하는 돈은 1인당 60만 달러에서 5백만 달러에 이른다.

    그리고 반세기 동안 장애수당도 지급해야 한다. 단 100시간 전투가 이뤄졌던 걸프전 참전군인들 가운데 40%가 장애수당을 받고 있으며, 이는 매년 20억 달러에 달한다. 얼마나 많은 이라크 참전 군인들이 장애수당 지급을 요구할 지 현재로선 아무도 알 수 없다. 하지만, 올 1/4분기에만 미국의 참전용사보훈청은 부시 행정부가 배정한 연간예산보다 많은 치료수당 지급을 신청 받았다.

    또한 이라크 전쟁은 군부가 입대 보너스를 지급토록 만들고 있으며, 이 돈도 많을 경우 15만 달러에 달한다. 미 국방부는 평시보다 전시에 장비 소모율이 6배나 높다고 주장해왔는데, 이는 탱크와 헬리콥터를 비롯한 여러 가지 전투장비들이 조기 교체되어야 함을 뜻한다.

    부시 행정부는 전쟁을 위한 세금을 올리지 않았고, 우리는 전쟁 비용을 중국과 다른 나라들로부터 빌리고 있다. 이렇게 빌린 돈의 이자만 2,640억 달러에서 3,08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국민 전체에 미치는 경제적 비용도 만만치 않다. 예를 들어, 팔구 년 전에는 배럴당 20-30 달러하던 유가가 지금은 50달러로 치솟았다. 이는 부분적으로 이라크의 석유 수출 감소와 이라크 전쟁으로 인한 중동 정세의 불안 때문이다. 스티글리츠와 빌름스는 유가 인상분에서 10달러 정도가 전쟁 때문인 것으로 보는데, 이게 경제에 영향을 끼친 정도는 지난 6년 동안 4,500억 달러에 달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이라크에서 2,790명에 달하는 미국인의 생명과 존엄을 잃어버렸을 뿐만 아니라, 그렇게 하도록 집집마다 1만8천 달러씩 돈을 내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이라크에 무한정 남아 있을 것이냐 아니면 시간표를 만들어 미군을 철수시킬 것이냐를 선택해야 할 시점에 놓여 있다. 앞에서 말한 연구들은 우리가 이라크에 남아 있으려 한다면 세금으로 매년 2천억 달러를 더 내야한다고 말한다.

    나는 말라리아, 에이즈, 영아사망과 싸우고, 미국의 학교들을 튼실하게 하고, 모든 미국인을 위해 의료보장제도를 강화하는데 돈을 쓰도록 투표하고 싶다. 우리가 이라크에 머물수록 매분 38만 달러가 든다. 우리는 그 돈을 더 나은데 쓸 수 있도록 방법을 찾아야 한다.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