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이러스와 전염병에 맞서기 위해
    [책소개] 『이것이 우리의 마지막 팬데믹이 되려면』(조너선 퀵, 김한영 (옮긴이) / 동녘사이언스)
        2020년 12월 19일 08:58 오전

    Print Friendly, PDF & Email

    “우리는 과연 코로나19 이전으로 되돌아 갈 수 있을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 세계는 충격과 혼란에 빠졌다. 수많은 사람이 작별 인사도 하지 못한 채 격리실에서 쓸쓸히 세상을 떠났고, 세계 경제는 얼어붙었으며, 우리는 그동안 당연히 누려왔던 흔한 일상을 잃어버렸다. 2019년 말 중국에서 발생해 국지적으로 유행하는 ‘괴질 폐렴’ 정도로 취급되던 이 바이러스가 1918년 스페인 독감처럼 세계적 대유행을 뜻하는 ‘팬데믹’의 데자뷔가 되리라고 생각한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도대체 왜 이런 사태가 발생했을까? 과거 신종플루, 사스, 메르스 등의 전염병 확산으로 커다란 위기를 경험했으면서도 왜 또다시 우리는 더 심각한 ‘감염 확산’이라는 재난을 막지 못했을까? 코로나19 발생 후 1년을 맞은 시점, 3차 대유행이 본격화되고 있는 지금 이 책은 우리에게 묻는다. “우리는 과연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이 책은 40년간 전염병 대응 시스템을 연구해온 세계적인 공중보건 전문가가 팬데믹 종식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정리한 책이다. 이 책의 저자 조너선 퀵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공중 보건 역량 개선을 위해 1조 원을 출자한 미국 록펠러 재단이 책임자로 선택한 전염병 대응 분야의 스페셜리스트다. 이 책이 미국에서 출간된 2018년에 이미 조너선 퀵은 앞으로 닥쳐올 팬데믹 대재앙을 예언하고 그 위험을 경고해왔다.

    그는 코로나19는 전조 없이 닥친 끔찍한 재난이 아니라, 인간의 무지와 무관심으로 수없이 반복된 실수 중 하나라고 말한다. 그는 이 책에서 우리는 이 재난을 해결하는 것을 넘어서, 두 번 다시 이런 재난이 닥치지 않게 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에볼라와 지카, 에이즈와 사스, 메르스와 맞서 현장에서 싸워온 저자는 팬데믹을 지구상에서 몰아내기 위해 각 분야에서 최우선으로 시행해야 할 일곱 가지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다시는 이런 끔찍한 재난이 일어나지 않게 힘써야 할 지금, 이번 팬데믹을 우리의 마지막 팬데믹으로 만들기 위해 우리가 꼭 읽어야 할 이야기가 이 책에 담겨 있다.

     

    “왜 우리는 다음에 일어날 팬데믹을 대비하고 있지 않나?”

    “통제를 벗어난 팬데믹이 공중보건 체계를 압도하고, 수백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다. 경제와 산업이 서서히 멈춘다. 감염에 대한 두려움이 관광, 무역, 금융기관의 공급망을 짓누름에 따라 GDP가 하락한다. 아이들은 학교에 가지 않고, 이웃이 이웃에게 죄를 뒤집어씌운다. 가난한 실업자 수백만 명이 살아남기 위해 절도와 폭력에 의존한다. 살아남은 자들의 삶은 온통 엉망이다.(151쪽)”

    2018년 미국에서 출간된 이 책의 5장의 도입부에서 저자는 앞으로 닥쳐올 팬데믹 발발을 가정하며 이렇게 썼다. 그리고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이 벌어진 세계에서 그가 묘사한 이 상황은 현실이 되었다. 세계은행은 세계 경제가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되려면 수년이 걸릴 것으로 예측한다. 현재 피해가 극심한 미국을 비롯해 유럽 및 아시아 전역의 여러 국가에서 코로나19 환자를 수용할 수 없는 의료 시스템 붕괴가 일어나고 있다. 백신이 상용화될 조짐이 보이지만, 백신만으로는 팬데믹을 멈출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과거의 대규모 팬데믹 사례를 주의 깊게 분석한 결과, 세계를 공포에 빠뜨리고 수많은 목숨을 앗아가는 팬데믹은 대부분 인간의 무지와 안이함 때문에 일어난다고 저자는 확신한다. 이 책은 우리가 모르고 있던 위험한 사실을 하나씩 일깨운다. 환경 파괴와 기후 변화는 팬데믹이 앞으로 언제든 일어날 수 있을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공장식 축산 농장은 인간에게 위협적인 인수공통전염병이 들끓는 인큐베이터라는 사실을 알려주며, 생명공학 실험실에서 벌어진 아주 사소한 실수가 인류에게 재앙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팬데믹은 전쟁보다도 많은 사람을 죽일 수 있으며, 사망자로 인한 충격보다 생존자가 감당해야 하는 충격이 훨씬 크다고도 말한다.

    과학과 공중보건이 눈부시게 발전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는 중국에서 나타난 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번지는 것을 막지 못했다. 저자가 이 책에서 던지는 질문은 간명하다. “왜 우리는 다음에 발발할 전염병이 세계적 재앙이 되지 않도록 대비하고 있지 않는가?”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얀센, 모더나… 백신으로 팬데믹을 끝낼 수 있을까?

    최근 전염병에 대한 관심과 경각심이 커지며 팬데믹 위기에 대응하는 시스템과 실무적인 커뮤니케이션, 재난에 대처하는 리더십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는 질병관리본부가 질병관리청으로 승격되기도 했고, 미국에서는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측근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되고도 안일한 반응을 보여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조너선 퀵은 지도자와 정부의 잘못된 판단으로 국가와 세계가 큰 위협에 빠졌던 사례를 보여준다. 레이건 정부는 에이즈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이득을 위해 혈액은행에 혈액의 출처를 따지지 말라고 지시했다. 사스가 발발했을 때 중국의 지도자들은 사건을 은폐하려고 했다. 그러나 반대로 위기 상황에 용감하고 즉각적으로 대처한 지도자들의 감동적인 이야기 또한 존재한다. 지구상에서 천연두와 말라리아를 종식시킨 사람들, 라이베리아에서 에볼라를 물리친 설리프 대통령, 에티오피아가 에이즈와 싸워 이길 수 있었던 국가적 전략까지. 이런 영웅담의 교훈은 하나로 귀결된다. 확고한 리더십과 준비된 공중보건 시스템이 있다면 팬데믹은 종결될 수 있다.

    백신과 치료제 개발에 대한 관심은 날로 커져가는 반면, 바이러스의 존재와 과학적 사실을 부정하며 음모론을 펼치는 사람들도 있다. 미국과 프랑스 등의 나라에서는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통제 조치에 대해 거센 저항이 일었고, 독일과 영국에서는 극우 세력이 코로나19는 거대한 사기극이라며 대규모 시위를 벌이고 있다. 저자는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들의 공포를 이해하고 그들의 감정을 존중하며 올바르게 소통하는 능력이라고 말한다. 권력자들이 국민을 무시하고 기만할 때 상황은 통제가 불가능해진다. 만약 확진자에게 낙인을 찍거나 정보를 은폐한다면 사람들은 정부를 신뢰하지 않을 것이다. 위기관리 커뮤니케이션으로 사람들에게 진실한 메시지를 전달할 때, 우리는 하나가 되어 팬데믹에 대응할 수 있다.

    이 책은 국가 지도자뿐만 아니라 회사 경영자, 정책 입안자, 의료 종사자, 평범한 시민 언론인 등이 각 분야에서 어떻게 팬데믹에 대응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일곱 가지 행동 원칙을 제시한다. 바로 튼튼한 리더십과 보건 시스템, 적극적인 예방과 위기 커뮤니케이션, 현명한 투자와 기술 혁신 그리고 시민운동이 그 행동 원칙의 열쇠다.

    바이러스는 반드시 다시 찾아온다! 우리가 그때를 준비하지 않는다면

    코로나19는 지나갈 것이다. 그러나 그 다음 바이러스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이번 팬데믹을 세계의 마지막 팬데믹으로 만들기 위해서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일에는 무엇이 있을까? 이 책은 팬데믹을 근절하기 위해 정부뿐만 아니라 의학계와 과학계, 민간 부문과 개인이 할 수 있는 행동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한다.

    저자는 적극적인 예방과 획기적인 혁신, 현명한 투자와 시민운동을 강조한다. 팬데믹을 막기 위해서는 예방과 대비가 중요하다. 전염병을 옮기는 모기를 방제하고, 야생동물과 가축이 걸리는 인수공통전염병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예방법은 백신이다. 백신을 개발하는 것만큼, 사람들이 백신에 가지고 있는 거부감과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는 것 또한 중요하다. 또한 지역·국가적 전염병 데이터를 추적하고 분석하는 기술, 소외된 지역에도 의료를 지원하는 기술의 혁신이 일어나야 한다고 이 책은 말하고 있다.

    이런 예방과 대비가 잘 이행되기 위해서는 적절한 자원이 투자돼야 한다. 저자는 전 세계의 정부와 비정부기구, 민간 부문이 힘을 모아 국제 보건 시스템에 투자하면 세계적 팬데믹으로 거대한 손실을 입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역설한다. 지구상의 모든 개인에게 1년에 1달러씩만 쓴다면 많은 생명을 구하고, 비상사태 비용을 낮추고, 경기 침체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팬데믹이 없는 세계는 결국 시민들의 사회운동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깨어 있는 시민들이 지도자에게 각성을 촉구하고, 정치인들의 무지를 뒤흔들고, 사회적 변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하면 전염병을 지구상에서 몰아낼 수 있다고 말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에이즈에 대한 편견과 낙인과 맞서 싸워 법과 제도, 사회를 바꾼 재키 아흐마트의 이야기는 읽는 이의 마음을 뜨겁게 만든다. 시민의 힘으로 에이즈 퇴치의 선구자가 된 아흐마트를 말하며 저자는 “눈앞에 위협이 있고, 해결할 방법이 존재한다. 행동할 때가 되었다. 이 세상을 전염병이 없는 안전한 공간으로 만드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라고 책을 끝맺는다. 코로나19 팬데믹을 예언한 저자는 이런 시민의 역할 하나하나가 모여 우리 일상을 다시 되찾는 힘이 된다는 점을 이 책을 통해 보여준다.

    필자소개
    레디앙
    레디앙 편집국입니다. 기사제보 및 문의사항은 webmaster@redian.org 로 보내주십시오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