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짜르는 걸 무서워하지 말아야합니다"
        2006년 10월 27일 04:3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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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 학교 행정실장 : “학교 회계직으로 교무보조가 있습니다. 나이도 많고 그래서 일 시키기 정말 껄끄럽습니다. 이 사람을 무기계약 대상에서 제외시킬 수 없는 겁니까? 그러면 혹시 소송에 휘말리지 않겠습니까? 일용직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까?”

    다른 학교 행정실장 : “나이 많고 임금 많으면 곤란하지 않습니까? 근무평가보다는 차라리 징계위원회 열어서 해고 근거를 만드십시오. 그게 훨씬 신속합니다. 임금이 높으면 동결이 가능합니다. 노무사 도움을 받아요. 그래서 나도 해고시켰습니다. 돈이 없는데 자르는 거 당연한 거 아닙니까? 해고를 무서워하지 말아야 합니다.”

    서울시교육청 담당자 : “행정실장님 말씀이 모범답안입니다. 여기 실장님들이 악역을 맡아 주십시오. 그래야 교육청이 편합니다. 교육청 산하에 1,000개 학교가 있지 않습니까?”

    지난 9월 서울시교육청에서 고등학교 행정실장과 지역교육청 담당과장 230여명을 모아 놓고 진행한 회의에서 나온 얘기들이다. 이날 회의는 지난 8월 정부가 비정규직의 처우개선과 고용안정을 약속하며 내놓은 공공부문비정규직 대책에 대한 서울시교육청과 일선 학교의 또 다른 ‘대책’을 마련하는 자리였다.

       
    ▲ 민주노동당 최순영 의원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민주노동당 최순영 의원이 이날 회의를 녹취해 27일 서울시교육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공개한 대화록에 따르면 이날 교육청은 “정부의 비정규직 대책은 대책없는 대책”이며 “교육청에서는 해결하기 힘드니 각 학교에서 비정규직을 적절히 정리하라”는 얘기를 했다.

    교육청 담당자는 “조리종사원만 전국에 4만명에 이른다. 교육청 입장에서 볼 때 5만4천명을 정규직으로 하겠다는 정부대책이 과연 가능하겠냐는 의문이 들었다”며 “학교에서 무기계약 대상자를 올려도 교육청에서 줄여야한다고 판단하면 검토 대상에서 제외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비정규직 담당자가 교육청에 생기자 비정규직 노조에서 반기더라”며 “그러나 정규직화해줄 수 없기 때문에 솔직히 찔렸다”고도 말했다.

    정부의 비정규직 보호대책에 대해서는 “비정규보호법안 통과 2년 지난 후 사장 입장에서 정규직으로 쓰겠냐”며 “정부가 나서서 보호하겠면서 사실 비정규직더러 학교 나가라는 소리인지 참 곤란하다”고 말했다.

    최순영 의원은 이같은 녹취록을 공개하고 “실제 정부의 비정규직 대책이 정말 대책없는 대책이라는 것을 여실히 드러내는 사건”이라며 “담당자를 문책하고 해당업무를 하지 못하도록 인사조치하라”고 요구하고 앞으로 학교 비정규직 처우 개선과 고용안정을 위해 노력할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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