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션으로 분석해본 민주노동당 의원들-남성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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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6년 10월 27일 02:4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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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술 먹다가 일행들이 재미없는 얘기를 해대길래, 그냥 TV나 봤다. TV에선 최수종이 나오는 대조영을 하더라. 우리의 주인공 대조영의 처지는 노예. 왜 노예생활을 하나 했더니 ‘제왕지운'(왕이 될 운명)을 타고나서 그 기운의 싹을 자르기 위해서란다.

    옆에 있던 A군이 한 마디 한다. "80년대 드라마도 아니고 말야, 뭔가 설득력 있는 근거를 제시해야지 밑도 끝도 없이 제왕지운을 들먹거리면 누가 공감을 하겠냐?" 개연성 없는 억지 대본이라 투덜댄다.

    역사서에 한줄 달랑 나온 것을 뻥튀기 하는 것이 사극이니, 이왕 튀기는 거 현대 감각에 맞게 그럴듯한 경제 사회적 배경을 제시하는 것도 나쁘진 않아 보인다.

    허나, ‘제왕지운’ 은 여전히 현대적 개념이다. 요즘 정치인 중에도 몇몇 제왕지운을 타고 나신 양반들이 보이니 말이다.

    당장 떠오르는 예가 바로 오세훈 서울시장이다. 의정경험이나 정책준비 정도에서 오세훈 시장이 당내의 홍준표, 맹형규 의원 등등 보다 나은 게 뭐가 있단 말인가?

    헬스클럽에서 유유자적 하다, 선거를 앞두고 갑자기 나타난 오시장이 당내 경선에서 승리, 서울시장까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단 하나. ‘제왕지운’을 타고 나서 이다. (다른 의견 있다면 리플 좀 달아주시라~) 아무리 생각해봐도 고거 하나다.

    늘 하는 얘기지만, 정치라는 건 시장에 떠도는 가담항설(街談巷說)을 거르고 거르는 행위다. 시장사람들이 믿어버리면, 진짜로 그 믿음이 현실적 힘으로 나타나는 게 정치의 세계 아니던가?

    안드로메다 좌표 83, 24에 존재하는, 물리법칙이 적용되지 않는 게 정치의 세계란 말이다. (물리세계에선 말도 안 되는 ‘솔방울로 수류탄을 만들고, 모래로 쌀을 만들었다’는 인민대중의 믿음이 정치세계에서 ‘김일성 장군’이란 ‘물리력’으로 나타난 것을 보라!)

    돌이켜 보면 정치적 힘이라는 건 ‘대조영의 제왕지운, 이사금의 이빨 갯수, 조선말의 정도령, 애기장수, 궁예의 미륵, 세계 도처에 나타났던 재림예수’와 같이 그 근거의 타당성과는 전혀 무관하게 나타났던 것 같다.

    현대의 ‘제왕지운’은 뭘까? 후대 역사가들은 ’21세기에는 얼굴 잘 생긴 놈이 대빵을 먹었다’라고 기록할 거 같다. 반드시 얼굴이 잘 생긴 것이 아니더라도, 옷, 머리, 안경을 통해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중요한 시대이다. 노무현 후보자가 자신이 서민의 대변자라 백 마디 말로 강변하는 것 보다 주름파인 얼굴로 한 번 웃어주는 게 더 효과가 좋은 뭐 그런.

    그런 뜻에서 난 담 민주노동당 후보가 ‘잘 생긴’ 양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뭐 나름 나도 외모는 처지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에(흠흠..-_-;) 뭐 나라도 후보로 나갈까 하는 생각도 있지만, 미용실 경영이 너무 바빠 이번 대선은 훈수나 한 번 두어 볼까 한다.

    그 대상은 민주노동당의 잠재적 대권주자라고 할 수 있고, 비교적 미디어에 노출이 많은 의원단 9명.(그중 지면관계상 오늘은 남성의원만.)

       
    ▲ 한복 패션모델로도 손색이 없는 강기갑의원
     

    강기갑 의원

    총평 -다들 알다시피, 항상 두루마기 차림이다. 가끔 다른 색깔 두루마기를 입기도 하지만, 대부분 회색 아니면 흰색 두루마기 차림이다. 멋지고 안 멋지고를 잘 판단 못하겠다.

    허나 더 나아가 정치인의 옷은 말보다 더 강한 아우라를 부여한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강기갑 의원의 패션에는 후한 점수를 주고 싶다.

    하얀 톤의 두루마기 차림은 강의원에게 한국 농민을 대변한다는 일관된 이미지를 주고 있다. 백날 농민을 대변한다고 강변하는 것 보다, 이런 일관된 컨셉의 옷차림은 훨씬 정치적 메시지 전달에 효과적이다.

    옷 – 한복도 예쁜 게 정말 많은데, 다른 시도를 한 번 해보면 어쩔까 싶다. 한복을 사랑하신다면 한복의 다양한 멋을 보여주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얼굴, 머리 – 수염을 기른 건 아주 좋은 선택인 듯 하다. 광대뼈가 튀어나온데다 턱선이 강해 자칫 하다가는 못 돼 보인다는 인상을 줄 수 있는데, 수염을 길러서 광대뼈와 턱선을 잘 커버해주고 있다. 수염을 정리하면서 기르면 더 멋지고 섹시할 것 같다. 허나 지금처럼 기르는 것은 정치적 메시지 면에서 좋은 듯하다.

    강기갑 의원하면, 보통 수염을 떠올리지만 사실, 헤어스타일 역시 상당히 독특하다. 그 연배의 의원들은 보통 뒷머리를 짧게 자르고 앞머리는 2:8가르마를 타는 게 보통인데, 젊은 사람들처럼 뒷머리, 옆머리를 길게 길렀다. 이 머리 덕택에 수염이 주는 자유로운 이미지가 더욱 잘 살고 있다. 만약, 수염을 기른 상태에서 머리를 2:8로 했다면 도리어 굉장히 완고한 분위기가 형성됐을 것이다.

    수염을 더 잘리기 위해 머리를 더 길러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구태여 예를 들자면, 고이즈미 같은 헤어스타일도 괜찮을 것 같다.

    권영길 의원

    총평 – 기자출신 인 탓인지, 아니면 두 번의 대선을 거친 탓인지, 안정된 자기만의 스타일이 확립되어 있다. 허나, 얼굴이 하얗고 얼굴선이 고운 편이라 너무 점잖게 입으면 자칫 지루해 보이거나 너무 모범생으로 보일 수 있다.

    옷 – 일반적으로는 중후한 느낌을 주는 무거운 색의 양복을 선호하는 듯 하다. 하얀 얼굴, 고운 얼굴선 때문에 자칫 약해 보일 수 있는 것을 잘 커버해주는 선택이라 본다. 허나, 가끔 입는 체크양복은 시선을 분산시켜서 인상이 더 흐려지는 효과가 생기는 듯 하다. 피하는 게 좋을 듯.

    스트라이프 셔츠 역시 비슷한 효과를 준다는 점에서 피하는 게 좋을 듯 하나, 가끔 포인트를 주기 위해 시도하는 것은 괜찮다고 본다.

    머리, 얼굴 – 머리를 길러 단정하게 빗어 넘긴 시도는 괜찮은 선택인 듯 하다. 안경은 안 쓰는 것도 괜찮을 듯 하다. 도드라지는 안경은 교수님 같은 이미지를 줄 수 도 있다.

    액세서리 – 오래된 얇은 금반지 끼고 있으면 왠지 잘 어울릴 것 같다. 인상에 포인트를 줄 필요가 있는데, 안경은 잘못 선택하면 교수님처럼 보일 수도 있어서 선택하기가 좀 어렵다. 결혼 때 단촐하게 금반지 나눠 낀 사이좋은 부부처럼 보일 수 있다면 이미지 형성에 좋을 듯 하다.

    한때, 권영길 의원 부부의 젊은 시절 사진이 공개되어 화제가 된 적 있는데 이와 연계한다면 나름의 스토리를 가진 깊이 있어 보이는 정치인이 될 수 있을 듯 하다.

    노회찬 의원

    총평- 맨 날 같은 방에 있어서, 마땅히 생각나지 않는다. 천천히 생각해 볼까 한다.ㅋ

    옷 – 흰 셔츠만을 고집할 필요는 없는 듯 하다. 과감하게 밝은 녹색, 노란색 등을 시도해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에.. 또? 셔츠 안에 내의를 입지 마세요" 타이는 복잡한 무늬보다는 단조롭고 스트라이프는 선이 얇은걸 해보는 게 좋을 듯..

    머리, 얼굴 – 안경은 둥근 얼굴을 보완할 수 있도록 보다 샤프한 느낌의 것이 좋을 듯 하다.
    웃는 얼굴의 사진이 많은데, 정기적인 잇몸 및 치아관리가 필요할 듯.

       
     ▲ 의원들 중 가장 큰 키의 단병호 의원
     

    단병호 의원

    총평 – 사실 정치인인 점을 빼고 워스트 드레서를 뽑는다면, 단연코 단의원이다. 허나 일관된 컨셉이라는 측면, 노동자를 대변하는 국회의원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점수를 후하게 주고 싶다.

    옷 – 노동자 의원이라는 컨셉상 자주 입는 검정색 점퍼는 좋은 선택인 듯 하다. 허나, 그게 아니라면 풍성한 케시미어 같은 소재로 된 스웨터나 니트가 어울릴 것 같다. 사람이 여유가 있어 보일 듯.

    얼굴 – 갈색 뿔테안경이 가장 잘 어울릴 의원 같다. 갈색 뿔테안경은 자칫 잘못 쓰면 느끼해 보인다거나, 유약해 보일 수 있는데 단의원은 이런 위험은 없을 것 같다. 도리어, 사람이 여유가 있어 보이고 따뜻한 인상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얼굴에 전체적으로 수분이 없어서 꺼칠해 보인다. 피부 관리 등을 통해 얼굴에 수분 및 유분을 공급해 주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특히 입술에 수분이 없어서 아파 보인다. 입술관리에 중점을 둬야 할 듯.

    액세서리 금속 줄로 된 손목시계보다는 가죽 줄이 나을 듯. 점퍼차림에 금속 줄은 ‘으으으’다.

    외모에 워낙 신경을 안 쓰는 것 같다. 조금만 신경 쓰면 완전히 다른 이미지로 변신할 수 있을 것 같다. 손댔을 때 가장 보람 있을 타입인 듯.

    천영세 의원

    총평 – 남자 베스트다.(고만고만해서 뽑기가 참으로 어려웠다-_-;) 자신의 단점이 뭔지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고, 이를 나름 잘 보완하고 있다. 특히 넥타이 선택 감각이 좋은 듯하다.

    옷 – 즐겨 입는 흰색셔츠가 잘 어울리지만 잔잔한 무늬의 셔츠나 얇은 스트라이프 셔츠도 멋질 듯.

    얼굴, 머리 – 머리가 타고난 곱슬머리인 것 같은데 자연스럽게 잘 커버했다. 매일매일 신경을 쓰는 것 같은데, 어떤 손질을 하는지 물어보고 싶다. 피부 관리나 머리 관리 등 특별히 더 할 얘기가 없다.

    <독자 사은 대 잔치!!>

    에, 저 신민영군의 사법시험 합격을 자축하는 한편,
    칼럼을 사랑해 주시는 독자들의 은혜에 답하고자 사은대잔치를 열어볼까 합니다.

    자기 스타일을 바꿔 보고 싶은 분들이나
    ‘주변사람 중 이 사람만큼은 스타일을 바꿔주고 싶다!’란 사람 있으면
    사연을 리플로 달아주세요. 달린 리플 중 가장 절박한 사연 남녀 한 명씩을 뽑아서 머리를 새로 해드립니다.(원하신다면 옷도 같이 골라드립니다. 웬만하면 옷까지 사드리고 싶지만 자금문제로-_-;)

    PS twisthead.cyworld.com에 [13년째신인개그맨] 말머리를 달아서 사진 올려주시면 가점 있습니다.(사태의 절박성을 판단하기가 훨씬 용이한 관계로..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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