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산별 전환 잘 되고 있나?
By tathata
    2006년 10월 26일 11:1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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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만 금속노조의 상은 어떤 것일까.

오는 11월 23일 금속산별노조 완성대의원대회가 대의원(7백여명)과 조합원 등 1천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서울 KBS 88체육관에서 열린다. 현 금속노조와 산별노조 전환을 가결한 금속연맹은 완성대의원대회를 통해 금속노조로 새롭게 출발한다. 완성대의원대회가 성공적으로 성사되면 14만 금속노조는 산별노조 시대를 개척하는 대단원의 서막이 열게 된다.

완성대의원대회에서는 금속노조 규약 개정과 금속노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한다. 금속노조와 금속연맹은 이번 완성대의원대회를 위해 산별완성대의원대회 준비위원회(준비위원장 전재환 금속산업연맹 위원장)를 발족, 규약 · 교섭투쟁 · 교육훈련 · 재정의 4개 소위원회를 구성하여 전국 현장을 순회하며 초안과 현장토론안을 만들었다.

이렇게 마련된 안은 완성대의원대회에서 최종적으로 다뤄져 금속산별노조의 기본골격이 된다. 산별완성대의원대회 준비위원회가 제출한 규약개정안은 전체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최종 확정된다.

   
▲  금속산별 현장순회 토론회 (사진=금속연맹)
 

금속노조의 규약개정은 수십년동안 이어져온 기업별노조를 해소하고, 14만 조합원이 단일노조인 금속노조로 재편되는 과정으로 논의 자체도 매우 복잡할 뿐만 아니라 사안에 따라서는 ‘원칙과 현실’ 사이에서 첨예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완성대의원대회에서 논의될 금속노조 규약 개정을 쟁점이 되고 있는 사항을 짚어본다.

■ 조직운영 – 비정규직 등 소수자 할당제 ‘눈에 띄네’

대의원대회, 중앙위원회 등 최고의결기관의 구성은 현행 금속노조 규약의 틀을 그대로 유지하도록 했다. 하지만, 여성할당제(10%)와 비정규직, 이주노동자 등 소수자 할당제(10%)를 시행하기로 단일안이 제출돼 있다.

만약 이 안이 통과된다면, 금속노조는 민주노총 연맹 가운데 소수자 할당제를 도입하는 최초의 사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대공장 사업장 노조만이 대의원으로 배정돼 의사반영이 힘들었던 비정규직, 영세사업장의 목소리가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통로가 마련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조직내의 민주주의를 강화하고, 지도부의 전횡을 막기 위해 금속노조의 모든 선출된 대표는 해당선출단위 5분의 1 발의로 소환발의를 할 수 안도 상정돼 있다. 이 안은 기존 금속노조 규약의 3분의 1이상 요건보다 훨씬 완화된 것이다.

금속노조의 교섭을 총괄하여 기조와 방향을 설정하는 협약위원회를 신설하자는 안도 제출돼 있다. 기존 금속노조 규약은 단체협약위원회를 두어 산별협약안 준비와 실현방안 등을 제시했지만, 신설되는 협약위원회는 단체협약위원회를 보다 강화했다.

금속노조 중앙산별협약안과 협약정책을 마련하고, 지부교섭과 지회교섭에도 직접 참여하자는 방안이다. 협약위원회가 설치되면 금속노조는 협약위원회의 지휘 아래 일관된 교섭의 방향과 틀을 잡아나가고, 중앙교섭의 비중도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 조직체계 – 한시적 기업지부· 업종본부· 1사1조직 쟁점  

금속노조 규약개정에서 가장 쟁점이 되는 분야가 바로 조직체계다. 기업별 노조를 산별노조로 환골탈태하기 위해서는 조직을 처음부터 새롭게 설계하고, 디자인해야 한다.

금속노조의 조직은 금속노조 중앙인 ‘본조’와 지역단위로 구성되는 ‘지역지부’, 그리고 단위사업장인 ‘지회’의 3중의 단계적 조직체계를 갖는다.

현재 ‘뜨거운 감자’는 기업지부를 인정할 것이냐의 문제. 기업지부는 3천명 혹은 5천명 이상 대공장 노조에 한하여 2009년 9월까지 한시적으로 파업권과 단체교섭권을 현행대로 갖도록 하는 임시조직이다.

현대차, 기아차, 지엠대우차 노조는 “기업별 노조를 해산하고, 산별노조로 이행하기 위한 준비기간이 필요하다”며 기업지부를 강조한다. 이 기간동안 기업지부는 조합비를 지역지부에 단계적으로 이전하고, 지역지부와 함께 지역사업에 참여하여 산별노조로 서서히 편입하게 된다.

하지만 기업지부를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주장 또한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한시적 기간이 기업별 노조를 해소하기는커녕 기업별 노조를 오히려 고착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두산중공업노조의 한 조합원은 “한시적 기간을 일단 열어주면 금속노조의 만도지부처럼 계속 기업지부를 고수하게 된다”고 말했다.

기업지부를 해소하기 전까지 수도권, 충청, 전라 등 6개 권역에 광역본부를 구성하여 기업지부와 지역지부를 관할하자는 안도 제출돼 있다.

업종본부 구성도 관건사항이다. 본조 아래에 자동차업종의 사업장은 자동차업종본부를, 철강업종은 철강본부를 설치하는 등 업종본부를 설치하자는 안이다. 업종본부를 구성하면 동종업종 간의 투쟁력을 높일 수 있어 사용자단체가 업종교섭에 나오게 하는 기간을 최대한 앞당길 수 있다는 것이 주된 근거다. 업종본부가 설치되면 조직체계상 지역지부와 충돌하는 측면이 있어 지역지부의 위상에도 변화가 동반될 것으로 보인다.

업종본부를 결코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반대의 목소리도 높다. 업종본부는 업종과 사업장의 규모를 뛰어넘어 전체 금속산업을 아우르는 금속노조의 목적과 배치되므로 산별노조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우려가 그것이다.

금속노조 대구지부의 한 관계자는 “대공장 노조만 따로 업종교섭을 하게 되면 14만이 하나의 교섭구조나 조직형식을 갖추지 못해 산별노조의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며 “중앙교섭으로 하나의 힘을 발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대차, 기아차, 지엠대우차노조와 같이 한 사업장 내에 정규직노조와 비정규직노조, 금속노조 사무직지회 등 수 개의 노조가 있는 경우에는, 이들 노조를 하나로 통합하여 ‘1사1조직’을 기본으로 하자는 안도 제시돼 있다. ‘1사1조직’안이 통과될 경우,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단일조직 내에서 공동투쟁을 전개함으로써 연대를 형성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기아차비정규직지회, GM대우사무직지회 등은 현행대로 정규직노조와 별도로 독자적인 조직을 유지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대규모 정규직 노조와 소수인 비정규직지회가 하나로 통합되면 비정규직 지회는 노조 운동의 주체형성과 독자적인 목소리를 내기 어렵다는 우려에서다.

교섭과 쟁의 -단위사업장 파업 자율성 인정 어디까지?

산별노조의 쟁의행위권, 단체협약권은 본조와 지역지부가 갖고 있다. 단위사업장인 지회는 독자적으로 파업이나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없다. 현행 금속노조는 지회가 파업을 실시하고자 할 경우에는 “금속노조 쟁의대책위원회의 협의를 거쳐 해당 지회 조합원들이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통해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지회의 독자적인 파업권을 일부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지회의 자율적인 파업이 금속노조의 통일된 투쟁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를 고려하여 금속노조 위원장이 지회의 교섭권과 단체행동권을 인정하더라도 ‘중단명령’을 내릴 수 있는 안도 마련돼 있다. “전체의 통일된 투쟁에 악영향을 미칠 경우, 위원장이 즉각 중단명령을 내릴 수 있으나, 중단명령은 중앙집행위원회의 인준을 받아야 한다”는 안이다.

이처럼 금속노조의 규약개정안은 수갈래로 의견이 나눠져 제출돼 있어 규약개정을 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진통이 동반될 것으로 보인다. 금속노조의 규약개정과 관련한 다수의 안들은 오는 31일 1백명의 단위노조 대표자들이 참여하는 ‘끝장토론’에서 최종안이 서서히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내년 1월 31~2월 2일까지 조합원 직선 지도부 선거

이와 함께, 산별완성대의원대회 준비위원회는 오는 1월 31일부터 2월 2일까지 3일간 14만 금속노조 조합원이 직접 금속노조 지도부를 선출하기로 확정했다. 선거관리위원회가 구성되면 후보들의 선거 경쟁체제로 본격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11월 말에 금속노조 규약개정이 이뤄지고 내년 2월에 금속노조 지도부가 선출되면, 산별시대를 열어갈 강력한 금속노조는 그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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