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의원 “한국투자공사 문 닫아야”
    2006년 10월 25일 04:5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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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재경위)이 지난해 7월 동북아 금융허브 구축을 목표로 설립된 한국투자공사(KIC)의 폐지를 요구했다.

심 의원은 25일 한국투자공사 국감에서 ‘한국투자공사를 폐지해야 하는 5가지 이유’를 제기했다.

첫째는 준비 부실. 한국투자공사가 심 의원에게 제출한 국감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31일 현재 KIC가 준비중인 10개 업무분야 54개 규정 중 운영위 승인을 받은 것은 고작 7개에 지나지 않는다.

특히 외환보유액, 공공기금 등 공공부문의 여유자금을 위탁받아 투자를 하는 자산운용사가 갖춰야 할 자산운용규정, 내부통제규정, 회계처리 규정 등이 설립 1년이 지나도록 만들어지지 않았다.

둘째는 해외투자 경험과 능력의 부족. 한국투자공사법은 투자담당이사를 ‘국내외 금융기관 및 국제금융기구에서 10년 이상 투자업무에 종사한 자’로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투자공사가 제출한 국감자료에 따르면 구안 옹 투자운용본부장(CIO)은 푸르덴셜에서 8년 동안 자산운용을 한 경력이 전부이고 그나마 국제투자사업부문 경력은 1개월밖에 안 된다.

심 의원은 “직원 가운데 분야별 투자전문직원은 1~2명 정도이고 운영위원 중에도 국제금융시장 실무경험자가 거의 없는 등 도저히 국민의 세금을 국제금융시장에 투자해 이윤을 남길 경험과 능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셋째는 도덕적 해이. 규정을 위반하면서까지 구안 옹 본부장과 160만불의 연봉계약을 체결했다는 의혹에, 해외이주시 직계가족 외에 부모, 장인장모 비용까지 포함했는가 하면, 심지어 허리가 좋지 않아 골프를 치지 못하는데도 골프관련 비용을 계약서에 포함시켰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는 것.

또 이강원 초대 사장이 측근과 친인척을 기용했는가 하면 경력조회도 하지 않고 직원을 채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심 의원은 “일부 운영위원의 경우 미국에서 열린 운영위 참석 비용이 하루 1천만원에 달했고, 또 다른 운영위원은 경쟁사의 사외이사로 재직하는 등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네번째는 푸르덴셜과의 자산운용위탁 계약 과정에서 드러난 불법계약 의혹이다. 이강원 전 사장은 지난해 9월 운영위 승인도 없이 로저 조슨 푸르덴셜금융그룹 부회장과 아시아지역본부 설치 및 자산운용 등 업무제휴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심 의원은 “더구나 실제 계약상대는 푸르덴셜 본사가 아닌 푸르덴셜국제투자기업(PIIC)으로 그룹 공식조직도에도 없는 ‘페이퍼컴퍼니’(서류상에만 있는 회사)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계약상대에 대한 기본 정보도 없이 계약을 체결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고 주장했다.

심 의원은 또 “뿐만 아니라 푸르덴셜에 ‘최소 1조원 이상 운용위탁’을 약속한 이면계약을 체결한 것과 관련 이강원 전 사장의 불법비리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투자에 관한 내용을 견제할 제도적 장치가 전무하고 심지어 국회의 견제도 받지 않는 ‘견제의 무풍지대’라는 점이다. 기존 자산운용사들은 대부분 자산보유현황을 공개하고 특정기업에 일정액 이상을 투자할 경우 공시를 통해 정보를 공개할 의무를 지고 있지만 한국투자공사는 “시장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나 “투자전략 노출” 등을 이유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한국투자공사는 이번 국감에서도 운영위원회와 이사회 회의록 등 기본자료를 제출해달라는 심상정 의원의 자료제출 요구에 대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이유로 거부했다.

심 의원은 “한국투자공사는 설립 1년만에 준비부족, 능력부족, 도덕적 해이, 이면계약 의혹, 견제 사각지대 등 모든 우려가 사실로 드러나면서 국민자산을 집어삼키는 블랙홀이 돼버렸다”고 지적하고 “지난 1년간의 도덕적 해이는 감사원 감사로, 불법행위는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심 의원은 이어 “한국투자공사를 폐지하고 한국은행이 외화자산 운용능력을 보강해서 한국투자공사의 업무를 대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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