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동당 아저씨 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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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년 02월 01일 04:2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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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1일 민주노동당 민생지킴이는 이제 막 여고 3학년이 된다는 학생에게 한 통의 편지를 받았다.(사진)

    ‘민주노동당 아저씨’에게 “제 이름을 말씀드리고 싶지만, 착한 우리 아빠가 나중에 힘들어지실까 봐 안 되겠다”며 내용은 시작됐다.

    이 여고생의 아빠는 서울 도봉지역에 한 가게를 임차하고 있는데, 건물주가 이중계약서를 요구한다고 했다.

    실제 계약보다 임대료를 낮춰서 세무서에 신고하는 다운계약서는 건물주들이 탈세를 목적으로 작성한다. 세입자가 거부할 경우 이른바 ‘괘씸죄’에 걸려서 임대료 과다 인상이나 계약갱신 거절 같은 횡포를 당하기도 한다.

    이 여고생은 “제가 학교에서 배운 대로라면 건물주 아저씨가 계약서를 이중으로 만들어 주시는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한다”며 “아빠는 억울해도 혹시 건물주 아저씨가 기분 나쁘다며 나가라고 하면 안 되기 때문에 아무 말씀을 못하신다”고 적었다.

    (편지를 보내신 학생에게. 이 글을 읽으시면 민주노동당 민생지킴이(경제민주화운동본부) 02-2139-7851로 연락 주세요. 지금이 아니라도 아버지가 계약갱신 거절이나 임대료 과다인상 같은 피해를 입게 된다면 꼭 연락주세요)

                                                            * * *

    편지 전문(중복되는 내용이나 신분노출의 우려가 있는 내용은 일부 수정)

    안녕하세요. @@여자고등학교 3학년에 올라가는 학생입니다. 제 이름을 말씀드리고 싶지만 그렇게 되면 착하신 우리 아빠께서 나중에라도 힘들어지실지 모르기 때문에 말씀을 안 드리겠습니다.

    우리 아빠는 IMF 때 대우자동차라는 직장을 그만두고 저와 동생을 위해 엄마와 함께 포장마차도 하시고 조그만 곱창집도 하셨던 아주 열심히 살고 계신 분입니다. 엄마는 홈플러스에서 아르바이트를 하시구요.

    현재 아빠께서는 서울 도봉에 있는 건물에서 밤늦게까지 조그만 가게를 하고 계신데 좀 힘들어 하시는 것 같습니다. 아빠가 밤늦게나 새벽에 힘들어 하면서 집에 돌아오시는 모습을 보면 제가 빨리 커서 엄마 아빠의 고생을 덜어 드리고 싶습니다. 전문대학 유아교육과에 들어가 빨리 유치원 선생님이 되어서요.

    우리 아빠의 가게가 있는 건물주인 아저씨는 큰 건물도 가지고 계시고 주유소도 하시는 아주 부자 아저씨라고 합니다. 그런 부자 아저씨가 우리 아빠와 같은 분들에게 피해를 주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아빠는 건물주인 아저씨께서 계약서를 두 개 써주셔서(이중계약서를 작성했다는 뜻) 매달 월세의 일부는 은행에 가셔서 온라인으로 부치고 나머지 돈은 직접 돈으로 아저씨한테 가져다 드리고 계신답니다(탈세 부분을 숨기기 위해 돈 거래가 드러나는 계좌이체로 받아서는 안 된다).

    실제로는 월세를 많이 내시면서, 아빠 (자신의) 세금은 은행에서 온라인으로 보내는 것만으로 신고하신다고 합니다(건물주의 탈세 부분만큼 임차인 소득이 늘어나는 것으로 기재되기 때문에 임차인은 더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

    그렇게 되면 부자이신 건물주인 아저씨가 내셔야 할 세금이 우리 아빠한테서 나오는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들어 학교에서 선생님한테도 물어보고 인터넷을 찾아서 알아보니까 그런 것 같았습니다. 아빠한테 “건물주인 아저씨한테 (직접 전달하는 임대료에 대해서도) 영수증을 끊어달라는 것이 옳은 일 아니냐”고 말씀드렸습니다.

    아빠는 “그러면 건물주인 아저씨께서 싫어한다”고 “너와 같은 아이들은 그런 데 신경 쓰면 안 된다”고 하시면서 “아빠도 열심히 일해서 아빠의 가게를 갖게 노력할 것이니 너와 동생도 열심히 공부하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민주노동당 아저씨.

    건물주인 아저씨가 매달 받고 계신 월세를 우리 아빠와 같은 사람들에게 적게 받는 것은 잘못이 아닌가요? 그렇게 되면 오히려 우리 아빠와 같은 세 들어 있는 아저씨들이 피해를 보는 것이 아닌가요.

    제가 학교에서 배운 대로 부자이신 건물주인 아저씨께서 계약서를 이중으로 만들어 주시고 또 매달 받고 계신 집세를 적게 받는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빠는 억울하셔도 혹시 건물주인 아저씨가 기분 나쁘다고 나가라고 하시면 안 되기 때문에 아무 말씀을 못하고 계시지만, 이렇게 잘못되고 부자들이 우리 같은 서민들을 억울하게 해서는 안 될 것 같아 용기를 갖고 도움을 청하게 되었습니다.

    꼭 우리 아빠와 같이 억울한 어른들을 도와주시기 부탁드립니다.
    안녕히 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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