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웃기는 국회, 골프 의원이 '춤' 의원에게 호통
        2006년 10월 24일 05:4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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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국방위원회 한나라당 의원들이 ‘개성공단 춤’ 문제를 빌미로 열린우리당 국방위원인 원혜영 의원의 국정감사 참여를 집단 거부한 일이 발생해 논란이 일고 있다. 원 의원은 이날 ‘여야합의’로 국감에 참석하지 못했다.

    열린우리당은 “의회민주주의를 저지하는 폭거”라고 비난했고 한나라당은 “원 의원의 국정감사 불참 약속을 파기하고 정쟁을 유발하는 것은 열린우리당”이라고 주장했다. 양당의 행태에 민주노동당은 “염치도 없고 기본도 없는 한나라당의 정쟁몰이”라고 비난하는 한편 “동료의원을 놔두고 국감을 진행하다니 열린우리당은 정신이 있는 정당이냐”고 꼬집었다.

    국회 국방위원들은 24일 오전 공군작전사령부 시찰을 위해 국회 앞에서 버스에 올랐다. 하지만 송영선, 황진하 등 한나라당 의원들이 집단적으로 열린우리당 원혜영 의원에 대해 하차를 요구하는 일이 벌어졌다. 원 의원이 개성공단에서 춤을 춘 일을 문제 삼으며 국정감사를 함께 할 수 없다는 주장이었다.

       
     ▲ 국회 국방위, 미공군 U-2대대 시찰 (사진 = 연합뉴스)
     

    한나라당은 전날인 23일 “국방위원이 개성공단에서 춤춘 일은 국민과 국군장병을 우롱하는 처사”라며 원 의원에 대한 국방위원 사퇴와 공식 사과를 요구한 바 있다.

    한나라당 송영선 의원은 “원혜영 의원에 대한 국방위원 사퇴를 요구한 상태에서 어떻게 원 의원과 함께 국정감사를 진행할 수 있느냐”며 “여당에서 아무런 반응도 없는데 최소한 원 의원과 함께 일정을 진행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황진하 의원도 “원 의원은 육군 1군사령부 국감을 빠지고 (개성공단을 방문해) 평양에서 10만 군중이 핵실험을 축하하던 날 춤을 춘 것이 아니냐”며 “함께 가기 창피하다”고 원 의원을 몰아세웠다.

    하지만 원 의원이 국감 참여 입장을 고수하자 한나라당 의원들은 모두 버스에서 내려 국회 본청으로 들어가 버렸다. 결국 양당 의원들은 다음날 국회에서 열리는 방위청 국정감사에 앞서 간담회를 열고 이 문제를 논의하기로 하는 한편 원 의원은 이날 국정감사에 불참하는 걸로 합의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다시 버스에 올라 공군작전사령부로 출발한 시간은 1시간 30분이 지체된 10시 20분경이었다.

    소식을 접한 열린우리당 우상호 대변인은 “의회민주주의를 물리적으로 저지한 폭거”라며 한나라당을 강력히 비난했다. 우 대변인은 “국민의 대표이고 헌법기관인 한 국회의원의 국감행위를 물리적으로 방해해서, 참석도 하지 못하게 하는 일이 어떻게 민주주의 사회에서 일어날 수 있는가”라며 “조폭들도 이렇게 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우 대변인은 또 “만약 이런 식으로 국회의원의 의회활동 자체를 봉쇄한다면 앞으로 최연희 의원, 김덕룡 의원을 우리가 다 제지해야 되는가”라며 각각 성추행 파문, 부인 공천헌금 이후에도 다시 은근슬쩍 정치활동에 복귀에 한나라당 의원들을 겨냥했다.

    원혜영 의원도 이날 오후 성명을 내고 “국감의 원만한 진행을 위한 대승적 결정이었다”면서 “한나라당이 요구하는 국방위원 사퇴와 공식사과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더불어 “군부대 골프파문의 장본인인 공성진, 송영선 의원은 전쟁을 선동하는 도발적 발언을 했지만 국방위 회의에서 전혀 거론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강조하며 “내가 국방위원을 사퇴해야 한다면 국감을 방해한 이들은 국회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나라당은 “원혜영 의원의 국정감사 불참은 약속된 일”이라고 반박했다. 박영규 수석부대변인은 “김승곤 국방위원장이 한나라당 의원들의 요청에 따라 원혜영 의원에게 국정감사에 참석하지 않는 것에 대한 양해를 구했다고 말했다”며 “김근태 의장을 구하기 위해 합의된 의사일정 내용을 파기하고 고의적으로 정쟁을 유발하는 것은 열린우리당”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국제회의 참석 차 지방에 내려가 있던 김성곤 국방위원장은 <레디앙>과 통화에서 “한나라당의 요구가 부당하다고 생각했지만 행정부에서 준비하고 기다리는데 안 갈 수도 없어 일단 원 의원에게 참석하지 않도록 이야기해보겠다고 말한 사실이 있다"고 말했다.

    원 의원은 김 위원장의 요청에 판단을 유보했으나 이날 김 위원장이 지방에 가 있는 사이 열린우리당 안영근 국방위 간사가 부당한 요구라며 원 의원에 참석할 것을 권하면서 결국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 이어났다"는 설명이다. 원 의원실 관계자도 “국방위원장이 그런 요청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원 의원이 개인 판단으로 국정감사에는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전했다.

    양당의 어이없는 행태에 민주노동당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한나라당에 어처구니 없는 열린우리당”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박용진 대변인은 “안보불안 장사로 전시국감, 정쟁국감을 일삼는 한나라당이 오늘 그 정쟁의 화룡점정을 보여주고 있다”며 “한나라당 국방위원인 송영선, 공성진 두 의원이 해병대 사령부에 가서는 골프를 치더니 공군작전사령부에 갈 때는 동료의원의 뒤통수를 후려쳤다”고 꼬집었다.

    박 대변인은 “한나라당 의원들의 오늘 행위는 국감 업무마저 정쟁용으로 가로막아서는 몰상식한 행위”라며 강력히 규탄했다.

    열린우리당도 비난을 면치 못했다. 박 대변인은 “열린우리당의 태도는 더 어이없다”며 “한나라당의 부당한 요구에 동료의원이자 당 사무총장이 국감 출석을 저지당하고 끌려 다니는데 맥 놓고 구경만 했다고 하니 도대체 제 정신을 가진 정당이냐”고 질타했다. 박 대변인은 “이런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의 전쟁몰이 전시국감을 저지하고 한반도 평화를 구축할 능력도, 자격도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방북을 앞둔 민주노동당에게 열린우리당의 개성공단 춤 파문이 남 일 같지 않은 모양이다. 박 대변인은 “민주노동당의 경우 대표단이 개성도 아니고 북한의 심장인 평양을 다녀올 텐데 권영길, 노회찬 의원에 대해서도 똑같이 할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만일 한나라당이 그런 태도를 유지한다면 한나라당 간판을 내리든지, 민주노동당 간판을 내리든지 양단 간의 결정을 내리겠다”며 “한나라당의 양식 없는 정쟁 몰이를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고 열린우리당이 하는 것처럼 맥없이 지켜보지도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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