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추미애 ‘한동훈 방지법’ 추진
    야당 물론 여당 내에서도 “과도하다”
    김기현 "‘차고 넘친다’고 하던 그 증거는 다 어디 가버렸나"
        2020년 11월 16일 04:2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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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휴대폰 비밀번호를 풀어 잠금을 강제 해제하는 법률인 이른바 ‘한동훈 방지법’을 지시한 것과 관련해, 야당과 법조·시민사회계는 물론 여당 내에서도 “과도한 측면이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6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민주당은 개인의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가 궁극적으로 국가 이익에 도움이 된다는 입장”이라며 “그런 측면에서 추미애 장관이 말씀한 (휴대폰 비밀번호 해제법은) 국민적 공감대, 특히 민주당을 지지하는 분들의 공감을 얻기에도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물론 디지털 증거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수사의 필요성이 높아진 건 사실이지만 국민적 공감대를 더 확보하려는 노력이 더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국민의힘이 휴대폰 비밀번호 해제법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는 것에 대해선 “테러방지법 상황을 보면 국민의힘은 한동훈 방지법을 찬성하는 것이 마땅한데, (이제와 반대하는 것은) 일관성이 없다”고 비판했다.

    백혜련 민주당 의원도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디지털 기계의 발달로 인해 디지털 증거의 압수수색과 분석이 너무 어려운 상황이다. 고도화된 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입법적인 노력과 논의는 필요하다”면서도 “분명히 헌법상에 자기부죄를 강요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부분과 충돌하는 부분이 있기 때문에 사회적 공감대를 분명히 형성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0대 국회에서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이 유사한 내용의 법안을 내놓은 적이 있는데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당시에도 이 부분에 대해 굉장히 신중해야 한다는 반대 의견들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백 의원은 당 차원에서 해당 법을 추진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면서 “법무부에서 일정 검토를 하는 단계였던 것 같고, 당과 함께 상의해서 법 개정을 추진하고 그런 단계 자체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박성민 민주당 최고위원 또한 같은 날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서 “추미애 장관이 주장하는 내용이 조금 과한 측면이 있다고 본다”며 “조주빈이 핸드폰 비밀번호를 풀지 않아서 성착취물 사건 수사에 굉장히 어려움을 겪는 것엔 분노스럽지만 헌법상 가치를 넘어서선 안 된다”고 말했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 12일 “채널에이 사건 피의자인 한동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사례와 같이 피의자가 휴대폰 비밀번호를 악의적으로 숨기고 수사를 방해하는 경우 외국 입법례를 참조해 법원의 명령 등 일정 요건 하에 그 이행을 강제하고 불이행 시 제재하는 법률 제정을 검토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혀 논란이 일었다.

    “추미애 법무 장관, 국민 기본권 도외시…사과해야”

    법조·시민사회계도 휴대폰 비밀번호 해제법에 대해 일제히 비판을 쏟아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헌법상 보장된 자기부죄거부의 원칙, 진술 거부권 및 피의자의 방어권 등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지시”라며 “헌법적 가치를 수호해야 할 책무가 있는 법무부 장관이 헌법에 배치되는 소위 ‘휴대전화 비밀번호 강제 해제법’의 제정을 추진하는 상황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법안 검토 철회를 요청했다.

    민변도 지난 13일 성명을 통해 “휴대폰 비밀번호는 당연히 진술거부의 대상이 되며 이를 밝히지 않는다고 해 제재를 가한다면 이는 헌법상 진술거부권과 피의자의 방어권을 정면으로 침해하는 것”이라며 “법무부 장관으로서 국민의 기본적 권리를 도외시한 이번 지시에 대해 자기 성찰과 국민들에 대한 사과가 함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참여연대 또한 같은 날 발표한 논평에서 “검찰에게 휴대폰 비밀번호를 제공하지 않는 것을 처벌하겠다는 법무부의 발상은 이러한 헌법 취지에 정면으로 역행한다. 모든 국민의 인권을 보호하며 검찰의 반인권적 수사관행을 감시, 견제해야 할 법무부가 개별사건을 거론하며 이러한 입법을 검토하겠다는 것은 본분을 망각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어 “검찰에게 또하나의 반인권적인 권한을 부여하겠다는 발상은 무소불위 검찰 권한의 분산과 축소라는 검찰개혁에도 역행한다. 법무부는 이같이 반인권적이고 검찰개혁에 역행하는 제도 도입 검토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야당들의 반응도 마찬가지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1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한동훈 사건에 대해서는 시간이 많이 지났는데, ‘증거가 차고 넘친다’고 추미애 장관이 국회에서 얘기했다. 그 차고 넘치는 증거는 다 어디 가버렸느냐”며 “자신의 (수시지휘권 발동 등을) 면피하기 위해서 궁여지책으로 한동훈 방지법을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현 정권의 가장 우호적인 세력이라고 하는 민변, 참여연대에서도 형사상 불리한 진술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기 때문에 위헌하고 하고 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한동훈 방지법을 만들 것이 아니라 추미애 방지법을 만들어야 한다”며 “자신의 권력을 남용해 인사권과 예산권을 남용해 마음대로 징계하고 좌천시키고, 마음에 들면 독직폭행 사건 조사받는 사람도 승진을 시키는 이런 행동을 한 사람에 대해선 가중처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준석 전 미래통합당 최고위원 또한 이날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20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이 테러방지법에 반대한다고 필리버스터를 했다.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만한 상황 속에서 국민의 기본권을 제약할 수 있느냐에 대한 것이었다”며 “그 당시에는 테러범으로 의심되는 사람의 기본권을 제약하는 것에 대해 반대했는데, 지금은 고작 한동훈 검사장이 마음에 안 든다고 핸드폰 비밀번호 풀고 싶어서 이러는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자유와 인권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하면서 울고 난리 났으면서 지금에 와서 한동훈 검사장의 핸드폰 비밀번호 못 풀었다고 화나서 이러는 것은 경중을 구분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의당도 “기존 형사법에서 보장하는 자백 강요 금지, 진술거부권, 자기방어권, 무죄 추정 원칙을 뒤흔드는 처사”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장혜영 정의당 원내대변인은 지난 12일 국회 브리핑에서 “우리 헌법 12조는 불리한 진술을 강요당하지 않을 권리를 담고 있다. 범죄 피의자라 할지라도 수사 과정에서 최소한의 방어권은 보장되어야 한다. 이는 자유민주주의 역사가 국민의 인권을 지키기 위해 오랫동안 쌓아온 법리”라며 “누구보다 이러한 헌법적 가치를 앞장서서 수호해야 할 법무부 장관이 나서서 국민의 자유권과 존엄을 훼손하는 법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하는 것은 자기 얼굴에 먹칠을 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장 원내대변인은 “인권 변호사 출신 대통령이 이끄는 정부의 법무부 수장으로서 추미애 장관이 검찰 총장과 신경전을 벌이느라 자신의 본분을 이렇게 망각하고 인권을 억압하는 행태를 보인다면 국민들께서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추미애 장관은 국민의 인권을 억압하는 잘못된 지시를 당장 철회하고 이에 대하여 국민께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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