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FTA 되면 고리사채업도 ‘외국인 투자’
        2006년 10월 23일 12:5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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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타결되면 사채업도 투자로 분류돼 고리대업이 활개를 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은 23일 “한미FTA 협상이 타결되면 사채업은 합법적인 투자로 간주되고 따라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지만 이에 대한 규제나 감독수단은 갖추지 못함으로써, 지금까지 사채업의 번성 때문에 나타난 온갖 문제점들은 확대재생산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심 의원은 “약탈대출, 신용불량자문제, 가정파탄, 이혼, 자살 등 대한민국의 고리대 ‘사채공화국’ 위상을 더욱 높이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사채업이 투자로 분류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한미FTA 협상에서 투자를 폭넓게 정의하기 때문이다. 이미 정부 관계자들도 토론회 등을 통해 사채업이 투자로 정의될 것임을 인정한 바 있다. 지난 7월4일 국회에서 열린 한미FTA 관련 토론회에서 정부 관계자는 “넓은 의미의 투자 개념을 사용할 경우 사채업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넓은 의미의 투자개념을 사용할 경우 △자본의 투입 △이득의 기대 △위험의 부담이라는 조건만 갖추면 모두 투자로 간주된다. 사채업이 이같은 조건을 갖추고 있음은 물론이다.

    사채업이 투자로 간주되면 금융시장에는 극적인 변화가 일어난다. 먼저 외국인이 자본을 국내로 들여와서 벌이는 사채업은 ‘외국인 투자’로 간주되고 외국인 투자자로서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된다. 정부의 외국인 투자 촉진 정책에 따라 외국인이 투자하는 사채업은 투자 유치의 대상이 되는 기현상이 벌어지게 된다.

    이미 국내 사채시장금리는 등록 대부업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66%에 이르기 때문에 외국인들에게 한국의 사채업은 노다지와 다를 바 없다. 현재 대부업을 하고 있는 씨티은행 계열 씨티파이낸스처럼 이미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국금융기관들도 사채업으로 업무영역을 넓힐 가능성이 높다.

    또한 사채업이 투자로 분류됨에 따라 누구든 사채업을 합법적으로 할 수 있게 된다. 정부는 투자를 권장하는 정책을 펴고 있으므로 사채업 투자 역시 권장의 대상이 될지도 모른다. 지하경제의 영역에 있던 사채업이 날개를 달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사채업을 규제하거나 감독하는 것은 더 어려워진다. 지금도 사채업에 대한 규제, 감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지만 한미FTA 협상이 타결되면 한국 정부가 규제하려 해도 외국인 투자자들이 ‘투자자의 정부제소권’을 무기로 영업에 대한 규제나 제한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국내 사채업자들도 역차별 논리를 내세워 규제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심 의원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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