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세현 '바이든, 오바마의
    전략적 인내 답습하지 않을 듯'
    ‘페리 프로세스’ 재가동되게 해야
        2020년 11월 10일 03:01 오후

    Print Friendly, PDF & Email

    정세현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대선 승리와 향후 남북문제와 관련해 “바이든 정부가 오바마 정부 때의 전략적 인내를 답습하지는 않으리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정세현 수석부의장은 10일 오전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와 인터뷰에서 “오바마 정부 때 8년 동안 지속되어온 전략적 인내 때문에 그 기간 중에 북한이 핵실험을 4번이나 했다는 사실을 바이든도 알고 있을 것이고 이것은 뼈아픈 교훈”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 수석부의장은 “트럼프는 북한과의 합의도, 회담도 화려하게 하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국제적 인물로 만들어주고 북한으로 하여금 자긍성을 느끼게 만들어줬다. 그러나 (합의) 이행 과정에서 관료들이 트럼프의 발목을 잡으면서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진도를 못 냈다”며 “차라리 바이든은 속도는 느릴지라도 미국 정부가 우리 입장을 존중해준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도 한다”고 밝혔다.

    다만 “바이든이 TV 토론 과정에서 ‘북한이 핵능력 축소를 약속하면 김정은 위원장을 못 만날 것도 없다’고 했다. 정상회담의 조건이 북한의 핵능력 축소 약속”이라며 “핵능력 축소나 비핵화는 협상의 결과로서 출구에서 받아낼 일이지 입구에서부터 약속하라고 하면 문제가 있다. 사실상 (북한과) 만나는 것을 기피하는 화법”이라고 우려했다.

    정 수석부의장은 우리 정부의 주도 하에 클린턴 정부 때 나온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재가동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클린턴 정부 때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이 대북정책조정관이 돼서 북한이 미사일 발사와 핵개발을 중단하는 조건에서 미국와 일본의 수교를 해주고,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한다는 것을 3단계로 토막을 쳐서 했다. 북한도 (미국의 제안에) 동의했었다”며 “클린턴 정부 말년에 만들어냈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인 ‘페리 프로세스’를 바이든 정부에서 다시 한 번 할 수 있도록 문재인 정부가 힘을 쓸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그는 “이런 문제는 톱다운 방식으로 지시가 내려가야 하기 때문에 대통련 선에서 운을 한 번 떼어줘야 한다. 그런 점에서 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하면 가장 빠른 시간 내에 만나러 가야 할 것 같다”며 “바이든 정부에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초기부터 추진할 수 있도록 대통령을 비롯해 외무장관, 통일부 장관이 적극적으로 자기 카운트파트너들과 긴밀하게 협의를 하고 설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문재인 정부한테 주어진 시간은 1년 반밖에 없지만 미국은 느긋하다. (미국은) 북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도 겁날 것이 없지만 우리한테 북핵 문제는 죽고 사는 문제”라며 “미국의 국가 이익과 우리의 국가 이익이 일치하지 않는 그 대목에서 시간이 갈수록 (한국 정부에) 어렵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정부가 들어서도 종전선언이 유효하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종전선언은 트럼프 정부만을 의식하고 제안한 게 아니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입구이기 때문에 미국 정부가 어떤 당이 됐든 관계없이 우리 정부는 밀고 나가야 할 정책”이라며 “문재인 정부의 정책일 뿐만 아니라 한반도의 핵 문제를 해결하려면 그 길밖엔 없다”고 답했다.

    향후 예상되는 북한의 반응에 대해선 “아직은 바이든 대통령이나 그 참모들이 북한을 나쁘게 말하지는 않았다. 만약 외교 문제와 관련해 북한을 독재자, 불량배, 폭력배라고 하고 핵 포기 약속을 하지 않으면 실무에서 말하겠다는 식이면 북한은 ICBM 시험 발사 또는 추가 핵실험 7차까지 해버릴 가능성은 있다”며 “북한은 그동안 핵 문제가 불거진 90년대 이후 미국이 북한을 압박하면 압박할수록 더 세게 반발하는 이른바 벼랑 끝 전술을 썼다. 그 이후에 미국이 오히려 뒤로 협상을 제의하고, 북한을 달래려고 했다는 성공의 추억을 가지고 있다. 그러니까 바이든이 세게 나가면 도발적인 행동을 할 수 있고 부드럽게 나가면 좀 더 기다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필자소개
    유하라
    레디앙 취재기자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