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져가라 핵폐기물!
    [기고] 청와대 근처에 단 한 개의 '모형' 핵폐기물 드럼통도 안된다?
        2020년 11월 03일 09:5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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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탈핵 활동가들이 모형 핵폐기물 드럼통을 싣고 서울까지 왔다. 지난 10월 24일 부산을 출발해서 울산과 경주, 울진과 대구 그리고 영광과 대전을 거쳐 서울을 왔다. 서울역과 대한민국 국회 그리고 서울대학교와 광화문을 거쳐 청와대 앞까지 왔다. 끝내 청와대 분수대까지는 경찰병력의 강력한 제지로 들어갈 수 없었다. 핵발전소가 있는 지역에는 핵폐기물을 쌓아 두면서 청와대에는 단 한 개의 모형 핵폐기물 드럼통조차 들어갈 수가 없었다.

    <대한민국 방방곡곡 가져가라 핵폐기물> 캠페인단은 서울로 올라오는 길에서 핵발전소 각 지역의 시민들을 만나면서 지역 주민의 고통과 고단한 삶을 체험할 수 있었다. 이들 지역에서는 하나 같이 전기를 쓰는 사람들의 책임을 쏟아냈다. 그러면서 핵폐기물을 지역 주민들에게 떠넘기고 있는 정부를 규탄했다. ‘10만 년의 책임’이라는 핵폐기물에 대해 함께 책임지자고 전국의 시민들에게 호소했다.

    이번 9박10일간의 <대한민국 방방곡곡 가져가라 핵폐기물> 캠페인단은 핵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소비하고, 혜택을 누리고 있는 수도권을 향해 핵발전소와 핵쓰레기 문제에 대한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산업자원부의 엉터리 부실 공론화로 맥스터라는 핵쓰레기장 공사를 강행하는 것을 규탄하고, 원천 무효를 선언하며 에너지 정책의 정의로운 전환을 촉구했다.

    <대한민국 방방곡곡 가져가라 핵폐기물> 캠페인단은 9박 10일간의 여정을 마치면서 탈핵사회를 향한 더 큰 싸움의 새로운 시작을 예고했다. 광화문 앞에서 장대비를 맞으면서도 잘못된 공론화를 바로잡기 위한 노력과 원점부터 다시 논의해 핵폐기물을 책임지고자 하는 성실한 노력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끝까지 지치지 않고, 포기하지 않을 것을 다짐했다.

    <사진설명:<대한민국 방방곡곡 가져가라 핵폐기물> 캠페인단과 서울 시민들이 장대비가 쏟아지는 속에서도 핵폐기물의 위험성과 정의롭지 못한 핵폐기물 처분에 대해 규탄하고 있다. 갬페인을 진행한 세종대왕상 앞에는 세종대왕 시대 만든 주요한 발명품 조각상이 함께 있었다. 그 주위로 모형 핵폐기물 드럼통이 자리했다. 세종대왕이 남긴 과학적 업적을 보면서 지금 현세대는 미래세대에게 무엇을 남겨주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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