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실험 분명한 유감…추가실험 반대
근본책임 미국의 적대정책, 북미 대화
    2006년 10월 20일 06:59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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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위에서 ‘반전평화 특별결의문’ 처리가 무산되는 등 북한 핵실험과 관련한 당론을 정하지 못한 민주노동당이 20일 북의 핵실험에 대해 분명한 유감의 뜻을 표하고, 추가핵실험 등 상황이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을 결의하는 최고위원회의 입장을 발표했다.

민주노동당은 ‘현 정세에 대한 최고위원회의 입장’을 통해 “민주노동당의 기본입장은 한반도 비핵화 실현”이며 “그동안 일관되게 비핵화 입장을 밝혀왔으며 어떤 종류의 핵 사용에도 반대의 입장을 분명히 해 온 바 있다”고 강조하고 “따라서 북의 핵실험에 대해 민주노동당은 분명한 유감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또 현재의 상황에 대한 근본책임은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민주노동당은 “미국은 북한과 국제사회의 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했을 뿐만 아니라, 북한과 국제사회의 대화 요구를 무시하고 일방적인 대북 적대정책을 전개해왔으며, 이것이 현재 위기상황의 근본 원인”이라고 규정했다.

이에 “전쟁을 포함한 심각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는 PSI를 비롯한 미국의 대북적대 정책을 분명히 반대하고, 미국이 북미간의 직접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유엔의 대북제재에 대해서도 반대 입장을 밝혔다. 민주노동당은 “유엔은 대북제재 결의를 통해 미국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대변하고 있다”며 “세계 평화를 실현하는 것을 주 목적으로 하는 유엔이 긴장과 위기를 조성하고, 전쟁과 대결을 부추기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하고 “대북제재 결의를 중지하고 북미간 직접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에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민주노동당은 “일본의 군국주의적 태도를 규탄하며, 중국, 러시아의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를 위해 노력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민주노동당은 “현재의 위기를 기화로 대북 긴장을 강화하고, 군비증강을 비롯한 군국주의 움직임을 보이는 일본의 태도를 강력하게 규탄하며,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서는 6자회담 재개를 위해 미국의 대북적대정책 철회를 촉구하고 아울러 유엔을 통한 대북제재에 동참하는 행동을 중단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정부에 대해서는 “분명한 원칙을 가지고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노동당은 “오늘날의 위기는 노무현 정부의 무원칙한 태도에 기인한 바가 크다”며 “미국의 대북제재 정책 동참과, 대북포용정책 포기 운운은 한반도 긴장을 격화하는 것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하고 “특히 개성공단 사업, 금강산 관광 등은 지속되어야 한다”며 “일관되게 군사적 대결 및 대북제재에 반대하고 대화와 타협을 통한 평화실현의 원칙에 따라 행동할 것”을 요구했다.

마지막으로 민주노동당은 “일부 정치권과 수구보수세력의 냉전적 사고와 행동은 즉각 중단되어야한다”며 “(이들이) 무분별하게 대북적대정책을 선동하는 행위는 그 자체로서도 시대착오적인 것이고, 위기 극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것으로 당장 중단되어야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노동당은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실현을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 △추가핵실험 등 상황이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 △정부당국자 면담, 관련 당사국 고위 책임자 면담 및 회담, 조선사회민주당과의 회담, 반전평화 집회 등 전쟁을 막고 평화를 지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 등을 결의했다.

민주노동당은 지난 15일 중앙위원회에서 북핵 관련 결의문을 채택할 예정이었으나 ‘유감’이냐 ‘반대’냐를 놓고 논란이 벌어지면서 결의문 채택이 무산돼 논란이 확산돼 왔다. 더구나 최고위원회 내에서도 심각한 이견이 노출됐다.

정호진 부대변인은 이번 최고위의 입장 발표와 관련 “중앙위원회 이후 당내에 형성된 상황을 수습하고 실천투쟁을 집중 전개하는 것이 시급한 상황에서 당의 입장을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다수 의견에 따라 중앙위에 제출된 결의문 원안의 일부 문안을 수정하여 당의 입장을 정리하기로 한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북의 핵실험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평등파’의 입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은 채 유감에 ‘분명한’이라는 말을 넣어 강도를 높이는 것으로 절충돼 논란은 거듭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의에서는 심재옥 최고위원이 “반대를 분명히 해야 한다”는 의견을 강하게 피력했고 반대로 이용대 정책위 의장은 지난 중앙위에서 “미국의 대북적대정책과 북미간 긴장과 대결로 인해 북한이 핵실험을 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하는 수정동의안이 통과된 만큼 이 내용이 담겨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다수 최고위원이 “분명한 유감”을 표하고 “추가핵실험 등 상황이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는 문구를 통해 추가핵실험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나타내는 정도로 정리하는 것에 동의해 표결없이 처리됐다.

이날 최고위원회는 또 지난 15일 중앙위원회를 원만하게 운영하지 못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여 반영하기 위해 정치력과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한 점에 대해 최고위원회가 책임이 있음을 확인하고, 이를 최고위원회 회의 결정사항으로 명기하기로 했다.

한편 최고위에 이어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는 최고위 입장보다 좀 더 강한 내용의 결의가 있었다.

최고위원과 광역시도당 위원장으로 구성된 확대간부회의는 이날 △최고위가 결정한 ‘입장’을 존중하며 △비핵화 원칙에 따라 일본의 핵무장 논의, 미국의 핵우산 계획에 따른 전술 핵 배치, 국내 일부 정치인들의 핵무기 개발 발언 등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며, 북의 추가 핵실험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밝히고 △반전·평화, 제국주의 반대 투쟁을 강력히 전개할 것을 결의했다.

최고위에서 “분명한 반대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며 “이런 입장에 동의할 수 없다”고 강하게 주장한 심재옥 최고위원은 “최고위가 유감 수준에서 한발짝도 더 나가지 못한 것이 매우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당의 핵심 관계자는 “사실상 봉합이라고 볼 수 있지만 이 문제는 봉합이 불가능한 게 아니냐”면서 “다만 북의 조선사회민주당의 방북초청을 앞두고 당의 태도를 정할 수밖에 없는 조건이고 반전평화 투쟁을 전개하기 위해서는 이 정도에서 입장을 정리할 수밖에 없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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