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난생 처음 가는 제주도, 싸우러 가요"
        2006년 10월 20일 10:1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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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 갈산동에 있는 콜트악기 공장에서 전자기타를 만드는 김의균(42)씨는 난생 처음 제주도를 간다는 생각에 설레면서도 착잡하다. 42년을 살도록 한번도 구경 못한 제주도를 가는데 관광은커녕 한미FTA 4차 협상을 막아내기 위해서는 ‘세게’ 싸워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금속노조 인천지부 10여명의 조합원들과 함께 22일 아침 7시30분 아시아나 비행기를 탄다. 24일까지 2박3일간의 제주도 ‘원정투쟁’에 참가하기 위해 이틀 간 연차휴가를 냈다. 일당이 33,600원이니까 7만원 가량을 포기하고 가는 투쟁이다.

    그나마 비행기 삯 17만원과 현지 체류비용은 금속노조에서 지불하기 때문에 다행이다. 조합원이 200명도 채 안되는 조그만 회사에서 한달 조합비라고 해야 80만원 정도인데 30만원 가량의 돈을 내고 집회에 가긴 어렵기 때문이다. 그는 "우리 같은 작은 사업장들은 이런 집회 하면 부담이 되는데 금속노조 잘 왔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경찰청은 18일 전국의 전투경찰 1만명이 한미FTA 협상을 ‘지키기’ 위해 제주도로 간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대테러훈련을 벌이고 있고, 폐쇄됐던 서귀포 유치장을 재가동한다고 한다. "경찰에 연행될 각오를 하고 가는 거죠. 쉽지 않은 싸움이 되겠지만 어쨌든 지도부의 지침에 따라서 열심히 싸울 겁니다."

    그가 제주도에 간다는 하자 주변의 동료들이 잘 싸우고 오라고 했단다. "한미FTA 절대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해요. 통과되면 노동조합뿐만 아니라 농민이나 도시빈민들의 생활이 지금보다 훨씬 더 열악해질 겁니다. 미국과 가진 자들만을 위한 협상이기 때문에 어떻게 해서든지 막아야 해요."

    한미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는 20일 민주노총과 전국농민회총연맹 등 2천5백명이 한미FTA 저지 제주투쟁에 참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 5백명, 전국농민회총연맹 7백명,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8백명,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과 민주노동당 각 1백명 등 노동자와 농민들이 대거 제주도로 내려갈 예정이다.

    제주투쟁의 핵심은 23일이 될 전망이다. 원정투쟁단 2천5백명과 제주농민 1만명 등 1만3천여명이 23일 오후 2시 협상장 주변에서 범국민대회를 열 계획이다. 범국민운동본부 주재준 상황실장은 "전체 협상기간 중에 23일 범국민대회가 가장 큰 규모의 집회가 될 예정"이라며 "이날 대규모 집회를 통해 한미FTA 반대에 대한 한국 국민들의 의지를 보여주고 협상장을 압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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