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나라당은 남한 핵 무기 보유 반대한다"
        2006년 10월 19일 12:42 오후

    Print Friendly, PDF & Email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가 “남북정상회담은 북한의 의도에 말려드는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면서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북 핵 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국제기구 차원의 접근이기는 하지만 제재 일변도를 외쳐온 한나라당이 대화의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강재섭 대표는 19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남북정상이 만나는 것은 사태 해결의 길이 아니고 지극히 적절치 못하다”며 “북이 핵으로 위협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상회담이나 민족공조는 북한 의도에 말려드는 것”이라고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
     

    하지만 강 대표는 “예를 들어 유엔 사무총장 같은 분이 북 핵 문제 해결에 앞장선다는 것은 자연스럽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나라 사람, 누군가가 (북과) 대화해야 한다면 우리 사정을 잘 아는 반기문 사무총장이 하는 것도 나쁠 것이 없다”고 말해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역할을 강조했다.

    강 대표는 북핵 대응과 관련 “양보하면 만만하게 보고 (북한이) 국지전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며 “전쟁을 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한나라당의 입장이고, 강력히 대처하는 것이 국지전이든, 전면전이든 전쟁을 막는 더 근본적인 길”이라고 말했다.

    또한 대량살상무기 확산금지구상(PSI) 확대 참여와 관련 “(무력제재를 담은) 42조를 막으려면 41조를 철저히 단합해서 이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강 대표는 “애가 사고 칠까 봐 자꾸 머리를 쓰다듬기만 하고 안아주기만 하면 계속 사고 친다”며 “단호하게 회초리를 칠 때는 쳐야 한다”며 강력한 대북제재를 강조했다.

    하지만 전술핵이나 핵무장 등 주장에 대해서는 “한나라당은 한반도 비핵화를 원하는 것이지 우리도 핵으로 무장해야 된다는 논리에는 찬성하지 않는다”며 “북핵을 제거해야 한다는 논리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북핵 입장과 관련 대선 후보들과 공식 회담 등에 대해서는 “한나라당 대권 주자들이 공식, 비공식적으로 언론에 (입장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모여서 조율할 필요도 없이 당 지도부와 생각이 똑같다”며 “내부 이견 차이가 있다든지 (하면 몰라도) 한나라당은 당 지도부가 이끌어가는 것이기 때문에 매 건마다 대권주자들이 사진 찍기 위해 모이는 것은 필요 없다”고 말했다.

    한편 강 대표는 열린우리당의 개방형 예비경선과 관련 “적절한 후보가 없어 판을 흔들자는 것으로 ‘고건 프라이머리’”라며 “고건씨나 정운찬씨를 구걸하더라도 멍석 깔아놓고 모시기 위한 몸부림”이라고 비난했다. 또한 “열린우리당식 오픈프라이머리는 엄청나게 돈이 드는 대선을 1년 내내 2번 하자는 것”이라며 “미국 오픈프라이머리는 돈 많이 모금하는 사람이 이겨가는 과정으로 특정후보의 모금 한도가 끝이 없지만 우리나라는 정당 후원회도 못하게 돼 있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열린우리당이 정당법, 선거법 개정안을 내놓고 협상하자하면 우리는 반대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강 대표는 한나라당의 대선 후보 경선 방식에 대해서는 “대통령 선거는 내년 12월에 있고 당내 경선도 내년에 있는 만큼 그런 문제는 내년에 (논의)하자”는 입장을 밝혔다.

    강 대표는 정개개편 논의 역시 열린우리당의 판 흔들기라고 규정했다. 강 대표는 “선거를 앞두고 이합집산해 새로운 세력을 만드는 정개개편은 우리나라에서 없어져야 할 정치”라며 “잘못된 집단에서 충성심을 발휘하다가 개인이나 일부 세력이 빠져나와 다른 집단으로 몰려다니는 것은 책임을 지지 않기 위한 행동”이라고 비난했다.

    나아가 강 대표는 “정당도 마찬가지로 민주당, 열린우리당, 한나라당 그대로 경선을 통해 당에서 뽑은 후보를 내고 그동안 했던 일로 평가를 받아야 한다”며 “(정개개편 논의는) 그렇게 후보를 냈다가는 엄두도 못내겠다는 정당의 판 흔들기”라며 특히 열린우리당을 겨냥했다.

    반면 보수단체들과 외연 확대에는 주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강 대표는 “우익단체, 뉴라이트 운동하는 분들과 대화하고 외연을 넓게 확대해야 한다”며 당내 일각의 거리두기 주장에 대해서도 “여러 부작용을 생각한다면 우리끼리 하면 된다는 것이냐”고 일축했다.

    이날 강 대표는 취임 100일 성과와 관련 “민생 챙기기에 보람과 성과가 있었다”며 더불어 “안보만큼은 양보불가 입장을 취해왔고 전작권 조기 단독행사 불가도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국민들 의사가 67% 가까이 돼 국민적 합의를 이뤄가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강 대표는 “대권주자를 포기한 사람이 들어서 당이 시끄러울 것이라고 했고 과거 그런 상황에서 1년씩 시끄러웠는데 (제가 취임하고) 비교적 빨리 조기에 안정되고 있다”며 “그 사이 당의 지지율도 많이 올라있다”고 주장했다.

    강 대표는 (강경 입장에) 대표가 끌려다닌 것 아니냐는 일부 평가에 대해서도 “결국 모든 것이 제가 하고 싶은 방향으로 다 됐다”며 “과거의 카리스마대로는 못했지만 과거와 다른 현재의 집단 지도체제하에서 하고 싶은 대로 잘 이끌어왔다”고 자평했다.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